그해 겨울은 따뜻했네제1148호 2016년 10월29일 토요일, 시민들이 광장에 모였다. 바람이 차고 거세질수록 촛불은 몸집을 불리고 거대해졌다. 환하게 타오른 광장에서 누구는 열망을 보고, 변화를 기대하고, 위안을 얻고, 과거를 곱씹었다. 그리고 그 장소와 시간이 훗날 역사책에 2016년을 기록할 한 장면으로 새겨지리라는 것을...
불편한 나라제1147호 1991년 겨울, 거리는 한산했다. 주인공 ‘대발이’(최민수)를 앞세워 역대 2위 시청률 64.9%를 찍은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MBC)가 방송되던 시간, 거리는 늘 그랬다. 내가 살던 서울 사당동 어느 골목길에 2층짜리 중국요릿집이 있었다. 주인 딸이 예뻤다....
날자, 날자꾸나!제1147호# 104m 산꼭대기 예술인주택 청색버스 163·261·463·604번과 녹색버스 8001번을 타고 ‘만리동 고개’ 정류장에 내리면 만나는 산동네. 객공 구함, 시다 구함. 환일고등학교 언덕길을 오르면 전봇대나 창틀마다 봉제공장 구인광고가 먼저 눈을 맞춘다. ‘빨간 ...
안 쓰던 마음의 근육을제1147호 해마다 스위스 다보스에선 세계 40여 개국 정상과 각계의 리더들이 모여 그해 세계경제의 향방을 논의하는 세계경제포럼이 열린다. 우리에겐 ‘다보스포럼’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이 행사는 오래전부터 세계적으로 그 영향력을 행사해오고 있다. 그런데 올해 주제가 바로 ‘소통과 인간’이라고 한다. 지난해 주제…
<메갈리아의 반란> 외 신간 안내제1147호메갈리아의 반란 유민석 지음, 봄알람 펴냄, 1만1천원 “비트겐슈타인은 ‘나의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라고 말했다. 그만큼 우리는 우리의 언어가 아닌 것이 우리의 언어인 줄 알고 말하고 있고, 우리의 고통이나 욕망을 대변해줄 언어가 부족한 세계를, 아니 타인에 의해 우리의 언어가 부정당하는 세계를 ...
무엇을 위한 밤샘인가제1147호 이것도 경찰 추산이면 좋겠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49분으로 회원국 중 가장 짧다. 노동시간은 최상위권. 2015년 기준 한국은 OECD 국가 34곳 가운데 연간 일하는 시간이 두 번째(2113시간)로 길다....
‘갈등’은 민주주의의 엔진제1147호 이제 한국 정치는 명실상부한 다당 체제를 갖췄다. 2016년 4월 총선으로 야당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갈라졌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겪으면서 그토록 공고하던 보수 정당이 바른정당과 새누리당으로 분리됐다. 그동안 많은 학자들이 한국 정치의 문제점을 ‘양극화된 양당 체제’로 봤다는 점을 ...
자율성 있어야 민주주의 가능하다제1147호박근혜 정권이 벌인 어이없는 난동은 셀 수 없이 많지만, 그 가운데 황당한 하나가 건국절 논란이었다. 느닷없이 ‘대한민국은 1948년에 건국했다’는 주장을 들고나오는 바람에 3·1운동, 임시정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다. 더불어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
평정심 타고 내려오다제1147호 일상의 권태로 변화가 필요할 때, 삶이 잘 풀리지 않아 새로운 시도가 필요할 때, 복잡한 심사를 잊고 평정심에서 출발하려 할 때 몸을 극한 지점까지 이끄는 능선 종주를 다녀온다. 오로지 순간의 어려움을 견뎌내자는 한 가지 일념으로 몇 시간이고 걷고 나면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된다. 무념무상...
사랑하기 딱 좋은 거리제1147호 고양이 지구 정복이라더니, 이제 그날이 정말 온 것 같다. 고양이가 대선 주자라면 고양이 대세론이 뜰 것이다. 고양이 대세의 징후는 인터넷에서 먼저 확인할 수 있다. <라이프 트렌드 2017>(김용섭 지음, 부키 펴냄)에 따르면, 구글의 CAT 검색 결과가 약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