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엄함 대신 친근함제1150호 “그녀가 샀다고 의혹을 받은 그림 중 하나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이었다. 2008년 4월2일, 홍라희 관장은 검찰에 출두했다. 삼성 계열사들의 분식회계로 조성된 비자금으로 값비싼 미술품을 사들였다는 의혹과 조사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이경식 지음, <이건희 스토리-...
바라는 삶을 살아내는 일제1150호 가장 나쁜 일이 있다면 사람들이 - 알든 모르든 - 자기 안에 감옥을 지니고 다닌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것을 강요받아왔지요. 터키의 공산주의자이자 시인 나짐 히크메트(Nazim Hikmet)가 쓴 시편 중 일부다. 우리 안의 감옥. 그러나, 누가 ...
벌써 10년제1150호 노무현 정부의 법무부가 차별금지법 입법을 예고한 때가 2007년이었다. 세 번의 대선과 총선이 있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개발주의 시대까지 ‘어쨌든’ 발전을 의미했다. 지금은 오히려 10년이면 ‘헬조선’으로 변하는 시절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간이 갈수록 삶이 나아지기를, 인간의 권리가 확장되기...
옥상에 벌 보러 가자제1149호 도시를 떠날 수 없는 도시인이 양봉을 하고 싶다면 ‘도시양봉’을 하면 된다. 빌딩숲에서 양봉하면 도시양봉이고, 산속에서 양봉하면 시골양봉이다. 빌딩과 아파트를 병풍 삼아 양봉할 수 있는 융통성과 다른 도시인과의 공생을 해치지 않는 섬세함. 도시양봉가에게 더 필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옥상은 세계 도시...
누가 아이의 낮잠을 깨우나제1149호 “엘리베이터를 타려면 어디로 가야 하죠?” “설치할 예정입니다. 유모차를 들어드릴까요?” 역사 직원은 난감한 표정으로 미소지었다. 고개를 돌리니 유모차에서 겨우 잠든 아이의 얼굴이 보였다. 얼마 전 지하철을 타고 교보문고에 가려고 서울 종로구 5호선 광화문역에 도착한 참이었다. 내가 아이를 안고, ...
<미처 하지 못한 말> 외 신간 안내제1149호미처 하지 못한 말 류은숙 지음, 낮은산 펴냄, 1만5천원 “모든 말에는 듣는 이가 있어야 한다. ‘미처 하지 못한 말’은 ‘미처 듣지 못한 말’이기도 하다. 왜 그토록 말해왔는데, 때론 절규해왔는데 듣지 못했고 듣지 않았는지 돌아보려 한다. 이 돌아봄의 동행이 이제야 마주하는 인권...
다시 펼치는 ‘감수성의 혁명’제1149호 감수성의 혁명. 이 말은 1966년 문학평론가 유종호가 발표한 평론 제목이다. 단편소설 ‘무진기행’(1964)을 중심으로 김승옥의 작품을 평하면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모국어에 새로운 활기와 가능성에의 신뢰를 불어넣었다.” 소설가 김훈은 아버지 김광주를 추억하는 에세이(‘광야를 달리는 말’...
사회주의사회는 지루하지 않을까제1149호 ‘사회주의’ 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질문들이 있다. 이론상으로는 그럴듯하지만 인간 본성과 맞지 않는 거 아냐? 사회주의사회가 되면 아끼는 개인 물건도 공유해야 할까? 사회주의사회는 단조롭고 지루하지 않을까? 사회주의의 결말은 항상 독재 아닌가? 100년. 지금부터 딱 100년 전인 1...
내 사진에 비친 내 모습제1149호 오래전 기억 하나를 들추었다. 무심코 검색엔진을 돌리는데 부질없이 몇 개의 숫자부터 눈에 들어왔다. 당시 기준 재산피해액 2700여억원, 부상 937명, 실종 6명, 그리고 그 자리에서 생이 끊긴 이들은 모두 502명. 사태의 수위를 가늠케 하는 숫자의 나열이 아프게 눈을 찔렀다. ...
스치듯 지나가지 말아요제1149호 좋은 영화들이 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시간, 영화팬이라면 1년을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 좁은 땅덩어리 안에서 너무 많은 영화제가 실속 없이 범람한다고 비난하는 쪽도 있지만, 그럼에도 어떤 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영화들이 있으므로. 하지만 일상의 번잡함 때문에 영화제 기간을 놓치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