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이 좋은 사람, 사제복에서 삐져나온 매력제1273호각 세대가 기억하는 배우 안성기는 참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할 것이다. 누군가에겐 <투캅스>의 안성기, 누군가에겐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안성기, 어떤 세대에겐 커피 향기로 기억되는 부드러운 남자일 것이고, 어떤 세대에겐 “날 쏘고 가라”(<실미도>...
고작 벽걸이로 쓰려고 사냥한 사자 세실제1272호아프리카 초원 위로 기차가 지나간다. 짐바브웨의 황게국립공원. 철길 왼쪽은 국립공원이고, 오른쪽에는 가난한 농부들이 산다. 철길은 국립공원 경계선이다. 그러나 동물에게는 이것이 중요치 않다. 동물은 철길을 건너 국립공원을 드나든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사자 ‘세실’도 철길을 건너지 않았다면 지금도 살아 있…
죽고 사는 문제 아니면 노 프러블럼 제1272호“이게 무슨 날벼락이냐!” 아버지가 식사하다가 목에 커다란 생선 가시가 걸려서 하마터면 ‘저세상’으로 갈 뻔했다고 한다. 그 가시는 목을 뚫고 넘어가서 천공을 냈다. 고통으로 얼굴이 하얗게 일그러지면서도 ‘야간 진료비는 비싸다’며 하룻밤 자고 아침에 병원에 가자고 우기는 아버지와 싸우다가, 엄마는 혼자 1…
외 신간안내제1272호SPACE: 우주를 향한 호기심과 궁금증 과학동아 편집부 지음, 동아사이언스 펴냄, 1만5천원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해 아폴로 11호부터 화성 탐사 계획까지 우주탐사 역사를 정리했다. 우주의 시작과 종말, 지구 위치 등 심오하고 근본적인 궁금증도 살폈다. 사진과 ...
선량한 마음만으로는 안 된다 제1272호“나는 결정장애인가봐요.” 사회복지와 법학을 전공한 김지혜 교수(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는 한 강연에서 무심코 이런 표현을 했다가 항의를 들었다. 혐오표현을 하지 말자면서 ‘장애’를 비하의 용어로 써선 안 된다는, 정중하지만 따끔한 지적이었다. 대학 시절 수화동아리 활동을 하고 인권과 복지를 공부한 자신이 …
1925년 9월24일 경성에 ‘적기’가 나부꼈다제1272호경성 주재 소련총영사관이 개관하던 날, 일본 경찰들의 눈빛은 날카로웠다. 혹여 은밀하게 접근하는 자가 있지 않은가? 영사관 건물 안팎에 배치된 정사복 경찰들은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았다. 그날은 1925년 9월24일이었다. 낮 12시 세 발의 폭죽이 하늘로 날아올랐고, 그것을 신호로 소련의 붉은 깃발이 ...
‘씨네21’은 몰라도 ‘사람책’은 남았네제1272호“<씨네21> 아는 사람?” 아무도 손을 들지 않는다. 맙소사.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라 영화잡지를 아직 모를 수 있겠다고 예상했지만, 막상 그게 뭔가 싶은 아이들의 눈과 맞닥뜨리니 살짝 당황했다. 7월11일 오전 성미산 마을에 있는 홍익대부속여자중학교에 일일교사로 다녀왔다. ‘또...
오르지 말아야 할 곳 오르지 말아야 할 말제1272호나는 보통 사람들보다 국어사전을 많이 보는 편이다. 오랫동안 국어교사를 했고, 시와 소설을 쓰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겠다. 그러다보니 국어사전이 지닌 문제점이 자주 눈에 띄어서 국어사전을 비판하는 책을 두 권이나 내기도 했다. 표제어로 올라와 있는 ‘단식투쟁’ 국어사전에는 거의 고어가 되다...
인생에 ‘절대로’란 없다제1272호화마는 갑자기 덮쳤다. 정인숙씨는 그날 배달음식점 문을 열었다. 이사 가기 전날이라 오전 장사만 할 생각이었다. 가스레인지를 켜자 불길이 천장으로 솟구쳐올랐다. 인숙씨는 86% 전신화상을 입었다. 치료 과정은 지옥이었다. 그야말로 살을 뜯어내는 치료를 받는 날엔 아침부터 온몸이 떨렸다. 퇴원 뒤에도 몇 ...
아무도 ‘잘못하면 큰일 나겠다’ 생각하지 않았다제1272호“(불법촬영) 가해자가 잡혀서 엄하게 처벌하면, 다른 사람들도 잘못하면 큰일 나겠구나 해서 그런 데 발을 안 담그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 상황은 처벌 정도가 어떤가요? (피해자에게는) 평생 멍에가 돼서 살아야 하는 고통일 텐데 벌금 얼마 내고 나온다,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