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땡큐] 복잡함을 견디기제1324호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즐겨 하지 않지만, 사회의 일원이기 위해 하루 한두 번은 접속한다. 현안을 알기 위해, ‘여론’에 대한 약간의 감각을 얻기 위해, 의미와 배움이 있는 글을 발견하기 위해, 행사나 교육 정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서명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체로 ‘쓰...
[출판] 17살 300만원, 15년의 족쇄 <레이디 크레딧>제1324호성매매 여성 다혜(저자 인터뷰 당시 35살·가명)씨는 1996년 17살에 ‘선불금’ 300만원을 받고 단란주점에 발을 들였다. 선불금은 성매매 업소가 생활비 등 급전이 필요한 여성에게 빌려주는 돈인 동시에, 여성을 업소에 묶어두는 ‘부채’다. 이 돈은 다혜씨가 그 뒤 15년 넘게 성매매 업소를 빠져...
[세상 바꾼 동물] 코코넛 따는 원숭이를 아시나요제1324호소는 밭을 간다. 말은 마차를 끈다. 그럼 원숭이에게 코코넛을 따오게 한다면? 2020년 7월 초, 원숭이의 코코넛 수확 노동을 두고 동물 정치판에서 한 차례 논란이 벌어졌다. 미국 동물단체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려는 사람들’(PETA·페타)이 원숭이 노동을 이용하는 코코넛 농장을 잠입 취재해 ...
[역사 속 공간] 서인-남인은 왜 휘그-토리가 되지 못했을까제1324호“사대부의 예의와 왕가의 예의가 다르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1차 기해예송(예법 논쟁) 때 서인과 노론의 지도자였던 송시열이 한 말이다. 사실상 “사대부와 왕가가 평등하다”는 뜻이었다. 이것이 송시열이 생각한 조선 사회의 근본이었다. 당시 왕인 현종으로서는 모욕당한 것이었고, 사대부로서는…
[북경만보] 베이징 안, 내 집이 어딨겠어요제1324호앞집 청년들이 이사를 갔다. 앞집에는 원래 일가족 네 명이 오랫동안 세 들어 살고 있었다. 1년 전쯤 그들이 이사 간 뒤, 한 달이 지나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자, 애가 탄 집주인이 복도에서 마주친 나를 붙들고 ‘소개비를 줄 테니 한국인 세입자를 구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지은 지 20여 년 된 지금...
[뉴스 큐레이터] “너 인성 문제 있어?” 아는 사람?제1324호“너 인성 문제 있어?” 이 유행어 아는 사람? ‘홈트’에 관심 있고 ‘헬창’을 꿈꾸는 자라면 한 번쯤 그 사내를 본 적 있을 거다. 대머리에 흰 수염 분장을 하고 선글라스 낀 채 “좋았어~”를 외치는 남자. 유튜브 채널 ‘피지컬갤러리’를 운영하는 ‘김계란’씨다. 운동 트레이너이자 콘텐츠 제작자인 김계란씨는 ...
[출판] 최고의 신은 ‘선’제1323호흔히 ‘배화교’로 알려진 조로아스터교 하면, 최고신 ‘아후라 마즈다’를 숭배하는 유일신교, 극명한 선악 대립의 이원론, 최후의 심판 등을 떠올린다. 서구 기독교의 핵심 교리가 조로아스터교에 뿌리를 댄다는 해석도 유행했다. 유라시아 역사와 문화를 천착해온 인문학자 공원국은 이런 통념이 “일말의 진실보…
[몸생물학] ‘자궁이식’을 보는 불편함제1323호두 사람이 만나 해로하는 부부의 연을 맺는 건 자유이지만, 둘이 공식적으로 서로의 배우자로서 상대에 대한 의무와 권리를 지니려면 법적으로 혼인신고를 해야 합니다. 혼인신고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흥미로운 난이 하나 있습니다. 혼인신고서의 ④번 항목은 “성·본의 협의” 여부로 “자녀의 성·본을 모의 성·본…
[부부의 영수증] 기로에 선 ‘6천원 영화관’제1323호지난 일요일 저녁, 주말 동안 서울에 다녀온 동네 친구가 영화관에서 보고 온 최신 영화를 추천했다. 그 영화에 관해 이야기하는데, 마침 TV에서 우리 지역 소식이 흘러나왔다. 코로나19로 2월부터 임시 휴업 중인 경남 남해군의 유일한 영화관 ‘보물섬 시네마’의 재개관이 불투명해졌다는 보도였다. 운영 ...
[여자의 문장] 끝까지 사는 것, 내 의무이고 책임제1323호“죽음만큼 쉬운 일은 없다. 오히려 삶은 가혹하다. 삶은 어렵고 힘든 싸움이다. 삶은 학교에 다니는 것과 같다. 많은 숙제가 주어진다. 배우면 배울수록 숙제는 더 어려워진다. 가장 힘든 과제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배우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생의 수레바퀴>, 황금부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