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땡큐] 구경꾼의 지식은 중요하지 않다제1332호 오래된 영화를 한 편 봤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2001년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름을 빼앗음으로써 상대를 지배하는 마녀의 세계와, 어쩌다 그 세계로 미끄러져 들어온 10살 소녀에게 “이름을 꼭 기억하라, 이름을 잊어버리면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없다”고 조언해주는 이, ...
[출판] 성서, 퀴어를 옹호하다제1332호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최대 걸림돌은 보수 개신교계 일부의 반발이다. 성소수자 차별 금지가 ‘동성애’를 부추긴다는 것이다. 성서에서 동성애를 ‘죄’로 규정하고 금지했다는 논거가 따라붙는다.성서학자 박경미 교수(이화여대 기독교학과)는 <성서, 퀴어를 옹호하다>(한티...
코로나 시대 온라인여행제1332호 새로운 일상이 요구되는 코로나 시대, 여행도 예외는 아니다. 비록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관광지를 마음껏 활보하지는 못하지만, 온라인으로도 다른 세계를 체험하는 여러 ‘비대면 여행’ 콘텐츠가 나오고 있다. 과거에도 여행 콘텐츠가 있었지만 섬세한 연출과 최신 영상 기술로 공감각적인 생생함을 더하거나…
[뉴스 큐레이터] 홍상수 영화의 미래제1332호 홍상수가 죽지도 않고 또 왔다. 더 좋은 작품으로. 9월17일 개봉한 <도망친 여자>다. 과거 홍상수 영화들은 재밌지만 찝찝했다. 여성에게 추파를 던지는 남성들의 모습을 ‘찌질하지만 이토록 인간적인 귀여운 나’로 여기는 게 불편했기 때문이다. 왜? 찌질할 수 있는 것도 권력이니까. ...
[노 땡큐] 사람을 고쳐 쓸 수 있을까제1331호 몇 달 전 어느 자리에 외부 면접관으로 갔다. 면접 장소에는 하나같이 잘 준비된 지원자들이 앉아 있었다. 이미 서류 전형을 통과한데다, 대부분 대학을 갓 졸업한 지망생이어서 기본 이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런 면접이 더 어렵다. 충분히 가능성 있는 사람을 순간의 편견으로 알아보지 못할 수도 있기…
[TV직시] 놀기도 잘 노는 멋진 언니, 박세리제1331호 누군가는 그를 “애국가 영상에 나오는 분”이라 말한다. 1998년 US 여자오픈에서 양말을 벗고 연못에 들어가 샷을 날리던 모습은 22년이 지난 지금도 박세리가 등장할 때마다 재생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통산 25회 우승이라는 전설적 경력의 소유자이자 시대의 영웅이던 그에겐 요즘 ‘리...
[몸생물학] 후유증 생각않는 ‘완치자’라는 말제1331호 몇 년 전 여름, 대상포진에 걸렸습니다. 겪어본바 대상포진의 악독함에 대한 풍문은 과한 것도 헛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 고통은 딱 불에 덴 상처를 사포로 문지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더 무서운 것은, 이 통증이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대상포진을 앓은 일부 환자는 피부 병변…
[아빠도몰랑] 만 10개월 아들의 ‘코로나 인생’제1331호 출근한 아내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메시지를 읽는데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나랑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이 새벽에 고열이 나서 응급실에서 코로나19 검사받고 결과 기다리고 있대요. 어떡하지, 나 밀접 접촉자인데.”난 태연한 척 기다려보자고, 괜찮을 거라고 답장을 보냈다. 하지만 머릿속엔 온갖 생각…
[노랑클로버] 차라리 라면맛을 몰랐다면제1331호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인스턴트식품과 거리가 꽤 먼 생활을 했던 거로 기억한다. 언니가 아토피를 앓았기 때문이다. 빵도, 짭짤한 과자도, 값싸고 달콤한 사탕도, 알록달록한 음료수도 전부 나와 상관없는 것이었다. 목이 마르고 달콤한 것이 마시고 싶으면 오미자청이나 매실청을…
[여자의 문장] ‘말해야 알지’에서 ‘말하면 뭐 해’로제1331호 여자: 당신은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심도 없는 것 같아요.남자: 당신 입에는 늘 불만이 걸려 있어.여자: 내가 말하려는 건 그러니까….남자: 당신이 하라는 대로 하고 있잖아. 모든 걸 당신 말대로 할 수는 없다고.(침묵)남자: 원하는 게 있어?여자: 신경 쓰지 말아요.캐럴 길리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