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통보다 절망이 쉽다제1348호 나는 오래 살지 못하겠구나. 마르타 자라스카의 책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을 보다 생각했다. 이 책에 따르면, 건강을 지키는 데 가장 중요한 건 관계다. 가족, 친구, 이웃의 튼튼한 지원망이 있으면 사망 위험도가 45% 준다. 하루에 채소와 과일을 6인분씩 먹어봤자 사망 위험...
한국인은 다 K팝 듣나요제1348호 한국 드라마가 없었으면 코로나19로 갇혀 지내는 이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까 싶다. 지난 1년은 정주행한 드라마 순서로 정리될 판이다. 넷플릭스는 방문 흔적을 놓치지 않고 자꾸만 ‘취향 저격’ 볼거리를 내밀었고, 나는 번번이 그 유혹에 넘어갔다. 영국에서 한국 드라마를 이렇게 쉽게 볼 수 있는 건 K드라마의...
극단의 롤러코스터를 탄 역사제1347호 영국 역사학자 이언 커쇼(77)가 1914년 제1차 세계대전 발발부터 최근 브렉시트까지 격동의 유럽 100년사를 서술한 역작이 우리말 번역본(이데아 펴냄)으로 나왔다. 20세기 전·후반기를 두 권으로 나눈 <유럽 1914-1949: 죽다 겨우 살아나다>(...
“내 혈관에는 푸른 피가 흐른다”제1347호 2013년 미국 방송 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말했다. “나는 다저스타디움이 좋아요. 가끔은 여기 앉아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지요. 지구상의 ‘푸른 천국’(블루 헤븐)이거든요. 종종 사람들에게 ‘이봐, 천국으로 가려면 다저스타디움을 통해야 할걸’이라고 말해왔답니다.”한낱 메이저리그 구장일 뿐인데 ‘천국의 문’이라...
사람들이 릴레이로 옮겨준 배추제1347호 살림을 시작한 첫해는 김장 배추가 흉년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흉년이라도 설마 우리 먹을 김장이야 친정에서 주겠지 하고 기다렸습니다. 농사 잘 짓기로 소문난 친정집도 겨우 흉내만 냈다고 합니다. 날씨는 점점 추워지는데 큰일입니다. 김치 없는 겨울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아들을 업고 충북 제천으로 배추를 사러…
자유롭고 자율적인 자아는 남성 자아?제1347호 인간 생물학, 특히 재생산적 생물학을 생각하면 개인의 자아충족은 불가능한 가정이다. 어린아이가 잘 자라려면 인간은 사회집단에서 살아야 한다. 인간의 상호의존성은 필수적이며 (…) ‘인간의 이기심과 경쟁심에 대한 가정은 수많은 남성(그리고 대부분의 여성)이 수많은 시간을 타인을 위해 헌신했다’는 사실을 간과한…
[뉴스 큐레이터] ‘집콕’ 돕는 슬기로운 가전생활제1347호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집콕’ 생활을 더 편리하게 해줄 가전제품 수요가 늘었다. 1월11~14일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1’에 참가한 기업들은 이런 수요를 반영한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행사가 사상 ...
영문법, 그들도 모르다는데 뭐제1346호 <항생제의 길잡이>는 1983년 감염학회 원로교수이신 정희영 선생님이 쓰신 항생제 소개 책이다. 1983년 간행된 책은 보지 못했고, 내가 가진 책은 1990년 발행본이다. 500쪽 두께인데 바닷빛 옛글씨체에 금박으로 제목을 박았다. 스승님 책꽂이에서 어깨너머로 보았을 때 ...
유튜브 보는 5060, 본방 찾는 20대제1346호 탁! 편집기가 멈춰 세워진다. “커트가 너무 빨라. 7초로 늘려.” 좁은 편집실 안. 1차 편집된 영상물에 선배가 평을 주는 이른바 ‘시사’ 시간의 풍경이다. 편집에 정답은 없지만 안정적 만듦새를 위해선 규칙이 있는데, 가령 ‘자막은 2초 이상’ 등의 박자 감각도 그렇다. 배우는 과정에선 직장인의 ...
고독이 고립이 되기 전에제1346호 “엄마, 왜 이렇게 통화가 안 돼?” “나 바쁘다.” “아빠는 뭐 하셔?” “몰라.” 엄마(70)는 외롭지 않다. 코로나19 탓에 신발 한 번 안 신고 일주일을 보내지만 답답하지 않단다. 가수 양준일 때문이다. 엄마는 양준일의 신곡 <로킹 롤 어게인> 유튜브 동영상을 50개 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