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비효율적으로 즐거운 첫 집제1351호 “사람이 바뀌려면 사는 곳이 바뀌어야 한다.” 30대 중반 한 남성이 부모와 함께 살던 집에서 독립하기로 한 이유 중 하나는 우연히 본 이 글귀 때문이었다. 저자 역시 독립 판타지가 있었다. 동작대교 서쪽 어느 녹지에 위치하며, 근처에 대학교와 도서관이 있고, 노량진 수산시장이 두루 가까운 집이라는....
[뉴스 큐레이터] ‘클하’ 최대 아웃풋제1351호 클럽하우스가 난리다. 오직 음성 채팅으로만 승부하는 이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팔로어를 늘리는 방법은 단 하나. 웃겨야 한다. 지금부터 신이 내린 말발과 신박한 기획으로 주목받는 모더레이터(주최자)들을 소개한다. 첫째, 이반지하(@ibanjiha). 클럽하우스 초반, 모두가 ‘생산적인 목소...
90살의 안젤로, 나의 선생님제1351호 내 마에스트로는 처음 만났을 때 이미 90살을 훌쩍 넘긴 분이었다. 1920년생인 테너 안젤로 로 포레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 만한 나이였다. 화장실이라도 한번 다녀오려면 열 걸음 거리도 한참 걸렸고 가끔 반복적인 발성 연습을 할 적에 종종 조용히 잠이 들기도 하셔서 행여 돌아...
아예 마당에 내놓고 “앨범 떨이요~ 떨이”제1351호 학생을 상대하는 장사는 방학이란 긴 공백 기간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또 단위가 작아서 많이 팔지 않으면 돈이 되지 않아, 이래서 언제 돈을 버나 하는 조급한 마음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그나마 오일장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거래처가 여러 곳이 있어 물건을 받아 팔고 수금해 갔습니다. 서울에서 오는 이 ...
[역사 속 공간] 용산공원에는 용산이 없다제1351호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은 공모를 통해 용산 미군기지에 조성될 공원의 이름을 ‘용산공원’으로 확정했다고 2021년 1월16일 발표했다. 모두 9401건의 시민 제안과 전문가 심사 등을 종합한 결과였다. 애초 이 사업의 이름이 ‘용산공원 명칭 공모전’이어서 “결국 ‘용산공원’으로 정할 것이면 공모를 왜 했냐...
이산하 시인의 22년만의 시집 <악의 평범성>제1350호 “혓바닥을 깨물 통곡 없이는 갈 수 없는 땅/ 발가락을 자를 분노 없이는 오를 수 없는 산/ (…)/ 오늘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 그 아름다운 제주도의 신혼여행지들은 모두/ 우리가 묵념해야 할 학살의 장소이다/ 그곳에 뜬 별들은 여전히 눈부시고/ 그곳에 핀 유채꽃들은 여전히 아름답다/ 그러나 그 별들...
군고구마와 삶은 달걀, 우유 한 잔제1350호 얼마 전 간편식을 시작했다. 매일 저녁 군고구마와 삶은 달걀, 우유 한 잔만으로 오후 6시 전에 식사를 간단히 마치기로 했다. 고구마 농사를 짓는 삼촌댁에서 주신 고구마가 상자째로 수북이 쌓여 있는데다, 치솟는 달걀 가격 걱정에 미리 잔뜩 사두신 부모님 댁에 들렀다가 30구 달걀 한 판도 얻어...
명예롭지 않은 명예 선수들제1350호 명예(名譽) [명사] 1. 세상에서 훌륭하다고 인정되는 이름이나 자랑. 또는 그런 존엄이나 품위. 2. 어떤 사람의 공로나 권위를 높이 기려 특별히 수여하는 칭호.한 포털 사이트 어학사전에 설명된 ‘명예’의 정의다. 그렇다면 미국 뉴욕주 쿠퍼스타운에 있는 메이저리그(MLB) ‘명예의전당...
5살 많은 쌍둥이제1350호 몇 달 전, 우연히 인터넷에서 눈에 뜨인 기사가 있었습니다. 영국에서 나온 ‘쌍둥이 상식 파괴… “오빠는 두 살 위, 생일도 달라요”’라는 제목의 기사였죠. 해외 단신 기사라 많은 내용이 들어 있지는 않았지만, 기사의 논조는 ‘의학이 발달하니 이런 일도 있구나’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그 기사를 보고 나니,...
보부아르는 여성해방을 바란 걸까제1350호 하나의 인간이라는 사실은 인간적 존재들을 구별하는 어떠한 특이성보다도 중요하다. 우월성은 결코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다. 어떤 계층을 열등한 상태로 놔둔다면 그 계층은 그 상태대로 머물러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유는 이 순환을 깨뜨릴 수 있다. 흑인들에게 투표를 시키면 그들도 점차 투표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