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이종격투기, 거품 빠지는 중?제740호격투기 스타들은 어디로 갔나 3년 전 한국 사회에는 격투기 바람이 불어닥쳤다. ‘하이브리드’와 ‘퓨전’이 시대적 코드였다. 구기 종목을 빼고는 거의 유일하게 프로의 명맥을 잇던 씨름과 권투는 갈수록 쇠락의 길을 걸었다.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올림픽에 목매는 것 말고는 30대 이후의 삶을 기약할 수 없는...
마이크 든 연예인들, 단단해지다제739호 연예인 발언 시대, 온 에어! 최근 연예인들의 사회적 발언이 잦아지고 있다. 고 최진실의 경우처럼 사회적으로 양성평등과 친권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도 하고, 옥소리의 경우처럼 간통죄에 대한 논쟁을 야기하기도 한다. 때로는 문근영처럼 본의 아니게 기부활동에 대한 음모론으로 ‘연예인의 기부활동과 정치...
답답한 청춘도 발랄한 젊음도 네박자 속에~제738호대학가 뽕짝, 아주 그냥 죽여줘요~ 그것을 뽕짝이라 부르든, 성인가요라 하든, 트로트라 부르든, 그것은 언제나 한국인 곁에 있었다. 다만 그것은 한때 40금(40살 이하 금지) 음악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누구는 그것에 끌리는 감정을 애써 감추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은 뒤집힌 ‘서구에 대한...
바람이 분다 머리에도 마음에도제737호빠지는 머리, 가만두지 않겠다 탈모의 역사는 길고도 슬프다. 탈모에 대한 편견은 성경에도 나오고, 줄리어스 시저도 탈모를 무서워했다. 케이 세그레이브가 쓴 <대머리의 사회적 역사>에 바탕하면, 성경 열왕기하 2장에 선지자 엘리야가 신의 부름을 받아 살아서 천상으로 올라간 뒤, ...
‘엄친딸’이어도 좋아, 김연아라면제736호 무결점 소녀가 나타났다.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아 보인다. 한마디로, ‘엄친딸’(엄마 친구 딸)이다. 그런데 조금 얄미운 구석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밉지가 않다. 오히려 남녀노소 성별과 나이를 넘어서 사랑을 받는다. 마치 ‘국민 여동생’ 문근영의 인기가 한창이었던 때처럼 아무도 그를 미워하…
“우리도 강마에와 사랑에 빠졌어요”제735호 11월6일 일산 문화방송 드림홀에서는 한 이름 없는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있었다. ‘마우스필’이라고 했다. 30년 활에서 손을 뗀 ‘똥덩어리’와 카바레 연주자와 종양으로 귀가 멀어져가는 암환자와 25살이 되어서야 천재성을 발견한 전직 경찰이 연주한다고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들 앞에 인순이가 나서 노래...
찌불은 혼불처럼 붕어를 거두다제734호숯골지의 황혼 바람이 분다. 휑하니 몸을 훑고 지나간다. 스산하다. 남녘에 부는 이 바람도 이제 가을임을 아는 게다. 새로운 탄생에 대한 갈망을 일깨우는 봄바람과 달리 가을바람은 어딘지 모르게 쓸쓸하다. 거친 욕망 뒤의 배출, 혹은 무엇인가 생산을 마친 뒤의 허탈함이랄까. 바람, 제 탓이...
책에서 길고양이를 줍다제733호 근래엔 망설이는 것도 귀찮아져서 발견 즉시 주워오기로 했다. 고민해봤자 어차피 주워올 테니 달라지는 것은 없다. -쿠루네코 야마토, <쿠루네코> 운명적인 만남 혼자 사는 김도훈 <씨네21> 기자는 최근 ‘아이’ 하나...
마음에 반창고를 붙여줘제732호 국민은행 FX트레이딩팀의 노상칠(40) 팀장은 얼마 전부터 넥타이를 풀었다. 와이셔츠에 겉옷만 입고 출퇴근한다. 금융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이미 폭등한 환율이 워낙 널뛰기를 하는 탓에 ‘은행쟁이’의 상징과도 같던 넥타이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답답하다. 그는 아침 7시30분에 출근해 밤 11~1...
말없이 “베고 한잠 자”제732호 위로가 필요하다. 누군가 따뜻한 손으로 내 어깨를 두드리거나 머리를 쓰다듬어줬으면 좋겠다. 내 마음속 깊은 얘기를 토 하나 달지 않고 끝까지 들어줘 털끝만큼의 앙금까지도 휘발해버리면 얼마나 좋을까. 그게 싫으면 팔이라도 쓱 내놓으며 “베고 한잠 자” 하면 좋겠다. 하지만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내게 따뜻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