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대로 살면 죽을 수밖에 없는 걸까제1286호 10월14일 가수 설리가 세상을 떠났다. 부고 소식을 들은 날, 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텔레비전 등 그의 소식을 접하는 통로를 차단하고 침대에 웅크려 일찍 잠들었다.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떴을 때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설리 죽음이 내게는 메시지 같았다. ‘한국에서 ...
2019년을 살아가는 김지영들에게제1285호*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안타까운 한숨을 내뱉었고 누군가는 훌쩍였다. 영화 (12세 관람가) 개봉 첫날인 10월23일 오전, 서울의 한 영화관. 평일 조조 시간대 혼자 온 관객들이 띄엄띄엄 자리에 앉아 있었다. 대다수 관객은 여성이었다. 이 영화는 누적 판매 120...
여성 모욕이라는 집단 스포츠제1283호1994년 3월29일~2019년 10월14일. 본명 최진리, 우리에게는 ‘설리’로 알려져 있던 여성이 스물다섯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2005년 아역배우로 연예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09년 아이돌 그룹 에프엑스(f(x)) 멤버로 데뷔하며 스타가 되었고 2015년 f(x...
열 번째 열리는 ‘2019 서울사진축제’제1283호“이 사진은 지금 바로 볼 수 없어.” 여섯 살 아이는 필름카메라를 돌려 사진을 확인하려고 했다. 엄마 아빠가 찍어준 자신의 모습을 언제나 바로바로 확인하는 아이였다. 하지만 필름카메라는 스마트폰이 아니니 당연히 바로 보여줄 수 없었다. 나중에 볼 수 있다는 말로는 아이를 설득하기 어려웠다. 아이는 이상하다는 …
열린 가능성의 공간 옥상, 시민을 만나다제1282호 “와! 하늘 봐봐.” 관객석에 앉은 한 아이가 외쳤다. 머리 위 가을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하늘이 빚은 어둠이 점점 깊고 진해지고 있었다. 관객석 멀리 아래쪽으로 아파트 불빛과 상가의 네온사인이 보였다. 9월27일 저녁 7시 경기도 구리시에 있는 구리아트홀을 찾았다. 옥상 정원에서 ‘어...
우리가 쓰는 우리 마을사제1281호서울 남산 자락 아래에 자리한 오래된 동네, 해방촌(용산동2가). 어둑어둑해지자 낡은 연립주택과 카페, 술집의 불이 하나둘 켜졌다. 9월23일 저녁, 해방촌 오거리에 있는 신흥시장을 찾았다. 그곳의 안쪽에 해방촌 마을기록단의 사무실이 있다. 해방촌 마을기록단은 이름처럼 해방촌이라는 공간을 기록하는 주민들의 ...
그렇게 우리는 늙어간다제1280호제12회 서울노인영화제가 9월25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린다. 올해 영화제의 주제는 ‘100白BACK, #100’이다. 노인, 청년 등 다양한 세대가 ‘100세 시대’ 노년기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자는 뜻이다. 영화제에서는 노인 당사자의 시선으로, 청년의 시선으로 담아...
대통령 같은 지진희, 보좌관 같은 이정재제1279호“드라마를 만드는 PD들이나 작가들의 입장에서 ‘아무리 비판해도 항의하지 않는’ 정치인을 대상으로 하는 드라마이니 생각나는 대로 ‘밟아버리기 쉽고’ 국민들로부터 가장 신뢰받지 못하는 직업군이니 마음껏 비판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는 것일까? (중략) 현실 정치인들이 전혀 공감할 수도 없고, 그런 일이…
무심·담담해도 괜찮은, 여성의 얼굴제1278호“스크린에서 가부장제, 남성 중심 밀실 등 벽을 깨는 다양한 여성의 얼굴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8월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있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여성영화제) 사무국. 개막 준비에 바쁜 권은선 프로그램선정위원회 위원장은 21번째를 맞는 여성영화제의 주제가 ‘벽을 깨는 얼굴들’이라고 설명했다...
“나도 계춘과 같은 병을 앓았다” 제1276호과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1회 깐난이가 숨어 있는 광으로 괭이들이 몰려오고 계춘이 늘어진 보자기를 끌고 마을에 들어선 1942년. <곱게 자란 자식> 총 114회, 만 5년간의 대장정 첫 회 장면이었다. 곧 만화는 왜 이런 상황으로 몰렸는지 궁금증을 자아내며 1938년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