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토크] 어린이 속마음 듣기 대작전제1312호햇수로 6년을 <한겨레21>에서 일하며 몇 번의 표지이야기를 썼습니다. 잡지의 얼굴인 표지이야기를 쓸 때면 신경이 더 곤두서고, 몸도 더 지칩니다. 괴로운 마감을 하고 난 다음날은 거울 보기도 두렵습니다. 폭삭 늙어 있거든요. 처음, 즐거웠습니다. 어린이날 특별호 ‘뒹굴뒹굴, 잘 ...
[21토크] ‘탈권위’ 레벨업제1311호용혜인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4월28일 유튜브에 올린 ‘국회의원 배지 언박싱(개봉)’ 영상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일부 언론과 용 당선자의 페이스북에서 비판적인 반응이 잇따랐습니다. 대체적인 비판 요지는 ‘국회의원 자리의 무게감에 견줘 가벼운 행동이었다’는 것으로 모아집니다. 용 당선자는 지…
[21토크] 대구에도 안온함이 찾아올까요제1310호#모험은 그렇게 끝이 납니다. 따뜻한 햇살 쏟아지는 침대에서 가볍게 눈을 뜹니다. 혹은 친구들과 환호하며 먼바다를 바라봅니다. 일촉즉발, 생과 사를 넘나드는 모험영화나 재난영화 같은 데서 가장 좋은 순간은 늘 마지막이었습니다. 어쨌든 세상은 제자리로 돌아오니까. 세상과 함께 주인공한테도 안온함이…
[21토크] 고용위기 치명율 높인 ‘기저질환’제1309호제1308호 표지이야기가 보도된 뒤 카카오톡 메시지가 하나 왔습니다. 대한항공 지상여객 업무를 하던 노동자 김성원(38·가명)씨가 보낸 것입니다. 그는 대한항공이 하도급을 준 인력공급업체, 이른바 아웃소싱업체 소속으로 일해왔습니다. 코로나19로 상황이 어려워지자, 회사에선 3월 중순 ‘사직’을 권했다고...
[21토크-1307호]왜 고통은 피해자의 것인가제1308호4월3일 금요일 오후, 지인과 함께 서울 광화문에 있는 대형 서점에 들렀습니다. 자주 가는 공간이지만 그곳에 갈 때마다 제가 찾는 부스는 늘 정해져 있습니다. 신간 소설이 배치된 인문 분야, 시나리오 작법서가 꽂힌 예술 분야, 신상 이어폰들이 매끄럽게 진열된 전자기기 코너입니다. 여느 때라면 그 세 곳을...
그때까지, 어떻게든 되것죠?제1307호점심시간, 후루룩 쩝쩝하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립니다. 20개가 넘는 테이블 중 달랑 한 상. 전주에서 만난 들깨요릿집 김 사장은 “어떻게든 되것죠”라며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지난해 개발한 들깨삼계탕이 1월 한겨울에도 꽤 팔려나갔다”며 웃고, “올여름에 대박 나면 이제 발 뻗고 살 만하겠다”며 웃고. ...
당신은 정말 아무렇지 않나요?제1306호영구임대아파트를 제대로 마주한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집, 학교, 회사 등 생활 반경 안에 영구임대아파트가 없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를 비롯한 최저빈곤층이 모여 사는 거주지인 영구임대아파트를 책과 기사에서 글이나 사진으로 접한 게 전부였습니다. ‘임대아파트 옆 과소학교’(제1304호·제1…
‘임대아파트 옆 학교’ 이름을 밝힌 이유제1305호세 통의 전자우편을 받았습니다. 3월13일 <한겨레>에 ‘전교생 1242명 : 178명…임대아파트 옆 학교는 ‘작은 섬’’이라는 기사가 실린 날이었습니다. 제1304호 표지이야기 ‘1반만 있는 도시학교’의 세 개 보도를 요약해 예고한 기사였습니다. 전자우편들의 발신인은 전교생 17...
투표는 처음이지만제1304호공직선거법 개정으로 만 18살에게 선거권을 준 뒤 언론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표현은 ‘교복 입은 유권자’입니다. 올해 총선에서 첫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53만 명 가운데 고등학교에 다니는 약 14만 명의 유권자를 주목하는 표현이죠. 이는 ‘교실의 정치화’ ‘학교가 정치판이 된다’ 등 부정적인 시각으로...
‘올 것이 온’ 요양시설 집단감염제1303호경북 청도 운문댐에 물이 들어오기 전이니 25년도 훨씬 지난 일입니다. 할머니와 운문산 초입에 있는 절 ‘운문사’에 자주 갔습니다. 할머니 손을 잡고 돌계단을 오르면 향로에 달아오르는 향내와 숲 내음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몇 해 전 뇌졸중을 앓으셨습니다. 몸의 반쪽이 통제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