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쟁 끝이 ‘탈레반 2.0’ 천하라니제1380호 2021년 8월3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20년에 걸친,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을 끝냈다”며 종전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전날 밤, 미군의 마지막 수송기가 아프간 수도 카불의 공항을 떠났습니다. 2001년 10월, 미국이 9·11 테러를 ...
곧, 또 다른 마을로 들어갑니다제1379호 앞바다를 본 이들이 가끔 묻는답니다. “이거 호수야?” 섬이 바다를 에워싸서 아담한 호수처럼 보이긴 합니다. 수평선이 보이지 않던 바다는 물이 빠져 펄을 드러내고 나서야 존재를 증명합니다. 전남 고흥군 포두면 오취리 상오마을에 사는 김형심(54)씨는 마을에서 앞바다가 가장 예쁘답니다. “가을에 하늘 높은 ...
‘개발’의 그늘에서 사람을 봤습니다제1378호 “사람 살 데가 못 된다.”재개발 구역을 돌아다니다보면 항상 한 번씩은 듣는 말입니다. 얼른 개발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 말은 재개발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낡은 주거환경을 호소하며 하는 말이기도, 재개발 매물을 소유한 조합원들이 빠른 사업 진행을 촉구하며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부동산 기자라는...
아버지의 잘못이 아닙니다제1377호 “추모제 때 선호 걸개그림이 걸렸는데, 자꾸 용균이 얼굴하고 겹쳐 보이더라고요.”한동안 그 말이 맴돌았습니다. 2018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이는 산업재해 사고로 24살 아들(김용균)을 잃은 어머니가 한 말입니다. 23살 이선호는 2021년 4월 경기도 평택항에서 일하다가 ...
대단한 할머니들, 멋지게 사시네요제1373호 ‘할머니가 좋아’ 표지이야기를 쓰기 위해 만난 임봉근 할머니와 임다운 손녀는 인터뷰 중간에 큰소리 나게 싸웠습니다. 지명이나 이름 등을 정정한 기억력으로 또박또박 읊으시더니(할머니는 1931년생입니다), 그걸 받아적는다 싶으면, 펄쩍 뛰면서 그걸 쓰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임봉근 할머니는 자신이 내세울 것도...
공원과 공공주택은 공존할 수 없을까요제1372호 저는 공원을 좋아합니다. 예전에 회사(서울 마포구 공덕동) 근처에 살 때 효창공원과 국회 잔디밭 같은 곳을 자주 찾아갔습니다. 특히 국회 잔디밭은 넓고 별 시설이 없고 사람도 적어 가족과 호젓한 시간을 보내기 좋았습니다. 혹시 국회 잔디밭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모르시나요? 그냥 국회 출입문에서 “놀러 왔다”고 ...
오늘도, 아름다운 소멸위기 마을제1371호 전국 방방곡곡, 특히 시골 돌아다니길 좋아합니다. 사주 보는 친구가 역마살이 좀 있다고 했습니다. 마주하는 풍경은 저마다 다른 멋이 있어 개별적인 감동을 자아냅니다. 감동했다면? 사진 찍어 이 사람 저 사람한테 보낼 수밖에요.(‘한사랑산악회’ 아저씨 같은 거 압니다.) “뭐, 그냥 강이네” “뭐...
‘규정’되지 않는 ‘청년’을 생각합니다제1369호 슬픔, 기대, 실망, 다시 기대, 분노, 끝내 냉소. 취재를 시작하며 세상을 둘러싼 청년의 감정을 헤아립니다. 실은 밀레니얼 세대에 드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떠올리다가, 문득 이 모든 단어가 ‘반응’을 이르는 단어임을 깨달았어요. 그러니 다시 슬픔. 돌아보면 나는 세상 앞에 대개 ...
미얀마의 MZ세대에게제1368호 꼭 10년 전 일을 잊을 수 없습니다. 2011년 2월, 중동 이슬람 국가들에선 자유와 민주화를 요구하는 민중의 시위가 거셌습니다. 튀니지에서 촉발된 민주화 시위는 순식간에 이집트, 알제리, 리비아, 모로코, 시리아, 예멘,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바레인까지 주변 아랍국가로 들불처럼 번져나갔...
[21토크] 외국인은 다른 국적 내국인제1367호 “오래 살다보면 독일 사회의 구성원 또는 시민으로 느껴질 때가 있니?” 지난 5년간 독일에 사는 동안, 모국보다 독일에서 산 시간이 더 긴 동료들에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다른 국가에서 이주한 동료들은 물론이고 ‘이주배경’을 가진 독일인 동료마저 답은 같았습니다. “아니, 그렇게 느낀 적 없어.”이주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