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깨뜨려라 [혐오의 피라미드]제1434호 혐오는 하나의 증상이다. 정치 양극화, 경제위기, 불평등 심화, 신뢰 상실과 공동체 붕괴, 그리고 코로나19 같은 팬데믹까지 사회의 병리가 쌓일 때마다 혐오는 불쑥 고개를 내민다. 나와 다른 피부색과 종교를 지닌 이들을 배척하고 성정체성이나 장애를 이유로 차별하면서 자신의 위치를 재확인하는 방식으로 혐오는 말…
영국엔 이런 부처가 있다고?…외로움부제1434호 영국에서는 2018년부터 ‘외로움부’ 장관을 임명한다. 외로움을 국가 차원에서 대응할 정책 의제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독을 사회문제로 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조 콕스 노동당 의원이 2016년 브렉시트 결정 국민투표를 앞두고 극우주의자한테 살해당한 뒤 그를 추모하는 차원에서 고독 문제에 ...
‘외로운’ 유권자는 우파에 표를 준다제1434호 태어난 지 3개월 된 생쥐를 우리에 홀로 가뒀다. 4주가 지난 뒤 이 우리에 새로운 생쥐를 한 마리 투입했다. 혼자 생활하던 생쥐는 새 생쥐를 반겼을까? 답은 ‘아니요’다. 고립돼 있던 생쥐는 다른 생쥐를 ‘침입자’로 인식하고 공격했다. 고립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 공격적인 성향이 나타났다. 2003...
혐오범죄, 초기부터 적절하게 개입하라제1434호 1993년 영국 런던 남동부의 엘텀 지역 버스정류장 인근 도로에서 19살 흑인 스티븐 로런스가 살해당한다. 가해자는 백인 청년 5명. 로런스는 단지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점이 그가 범죄 대상이 된 유일한 이유였다.명백하게 인종차별에 기반한 혐오범죄였는데도 수사기관은 이를 ...
노인 그룹 한인 “동양인이 욕 먹을 만하죠”제1434호 “‘(미국인이 보기에 한국인이나 중국인이나) 똑같이 생겼잖아요.’ 이렇게 말하는 (한인) 청년이 많았어요. 아무리 우리가 한국인과 중국인은 다르게 생겼다고 해도 미국인은 구별 못하는데 구분 지으려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거죠.” 2022년 10월3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헌터칼리지 연구실에서 만난 ...
‘아시안 뺨때리기 챌린지’를 아시나요제1434호 “나의 아버지는 죽임을 당했습니다. 집 근처 그가 매일 걸어다니던 바로 이 거리에서요.” 2022년 10월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한 주택가. 나이도 인종도 다른 200여 명이 북적였다. 그들이 지금 서 있는 거리의 공식 명칭이 ‘소노라 레인’에서 ‘비차 라타나팍디 웨이’로 변경...
내가 아픈 그때 너도 아팠구나제1434호 혐오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일, 그 시작은 나와 다른 이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 단절은 혐오를 야기하고, 혐오는 다시 단절을 심화하는 촉진제로 작용한다. 이해의 시작은 대화다. 청소년, 탈북민, 이주여성, 사할린과 중국 동포 등이 대화를 통해 오해와 편견을 넘는 과정을 ...
갈아엎은 논에 가보라제1433호 2022년 8월10일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처 업무 보고를 했다. 농업인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석 달 전 통계청 산지쌀값 조사에서 쌀값이 전년보다 16.7% 하락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운 터였다. 업무 보고 닷새 전에는 하락세가 더 가팔라져 23.6% 폭락했다...
한국인이 고추 함부로 못 먹는 날 온다제1433호 하얗게 탈색돼 부패한 고추가 밭 여기저기 떨어져 있다. 500평 남짓한 고추밭에는 쭈글쭈글하거나 다 자라지 못한 고추가 비쩍 마른 줄기에 매달려 있거나 바닥에 방치돼 있었다. 묵은 고추가 햇고추보다 활발히 거래 2022년 9월29일 찾아간 경북 안동시 풍산읍 신양1리 고추밭에서 만난 농민 이기연씨는 “고추농...
기후변화에 농사는 ‘안 맞는 로또’제1433호 밥상 물가가 무섭게 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식량위기는 국제 밀 가격을 전년 대비 62%까지 상승(2022년 6월 기준)시켰고, 높은 에너지 가격은 비료 가격을 두 배 이상 폭등시켰다. 극심한 봄 가뭄과 긴 여름 장마는 노지 채소 농사에 치명상을 입혔다. 많은 농산물 앞에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