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길 봐, 나는 천국에 있어”제1096호데이비드 보위(1947~2016)는 반세기 동안 이미 수많은 죽음과 부활을 겪었다. 그는 암흑 속을 떠도는 우주비행사 ‘메이저 톰’이었고, 가공의 록스타 ‘지기 스타더스트’(Ziggy Stardust)였으며, 흑인음악을 연주하는 ‘말라깽이 백인 공작’이었다. 그가 죽기 이틀 전 ...
‘소시지 실험’ 이틀 전 떠난 대북특사제1095호 새해가 밝았다. 2016년, 묵직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 1월6일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깜깜 모르고 있던 정부는 부랴부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 내놓은 대응책은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다. 한류 아이돌의 노래와 함께 가수 이애란의...
“일본군 위안소, 지옥 그 이상이 아닌가”제1094호 일본 대중문화의 중심에는 요괴문화가 있다. 2014년 만화 <요괴워치>는 일본에 이어 한국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웃집 토토로> 등도 숲 속 정령과 요괴들의 이야기이며, &l...
중국에서 태어나 자바에서 잠들다제1092호 국민국가와 민족주의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많이 인용되는 말 중 하나가 베네딕트 앤더슨(1936~ 2015)의 ‘상상의 공동체’다. 이 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83년 출간된 앤더슨의 대표작 <상상의 공동체: 민족주의의 기원과 전파에 대한 성찰>에서였다. 이후 이것은 앤더...
양심을 따랐던 스파이제1091호‘북위 31도55분35초, 동경 34도48분12초.’ 이스라엘 도시 텔아비브에서 남쪽으로 약 20km 떨어진 곳에 인구 3만 명 남짓한 소도시 ‘네스치요나’가 있다. 그곳 한켠에 이스라엘 정부가 운영하는 ‘생물학연구소’가 있다. 1급 기밀시설인 그곳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30여 ...
“누군가 내 얼굴을 뒤집어쓰고 있었다”제1090호‘아기 때 서로 헤어진 쌍둥이 형제가 있다. 한 명은 유대인으로, 다른 한 명은 나치로 자라났다.’ ‘바뀐 운명’에 대한 비극의 분위기를 풍기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일란성쌍둥이 형제 잭 유피와 오스카 스토다. 그러나 이들의 이야기는 운명의 장난 같은 이 냉혹한 ‘차이점’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놀랄 만큼 ...
빚잔치, 그 끝은 어디인가제1089호“전세계 부의 절반가량을 인류의 1%가 소유하고 있다. 지구촌 소득 상위 1%의 자산 총액은 약 110조달러, 소득 하위 50%가 보유한 자산 총액의 65배 규모다. 소득 하위 50%의 자산 총액은 지구촌에서 가장 부유한 85명이 보유한 자산 총액과 엇비슷하고….”(크레디스위스, 중에...
보복을 포기하라제1088호 ‘인문과학의 새로운 다윈’. 프랑스 현대철학의 거장 미셸 세르는 르네 지라르(사진)를 이렇게 불렀다. 문학평론가로 시작해 역사학, 인류학, 사회학, 철학, 종교, 심리학, 신학 등 거의 모든 인문과학을 종횡하며 연구해온 그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일 것이다. 지라르는 이 방대한 영역을 하나...
그의 거짓이 없었다면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없었을까제1087호그는 자기 나라를 사랑했다. 그 점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대대로 풍요를 누렸던 축복의 땅, 떠밀려 떠났고 반세기 동안 돌아갈 수 없었다. 다만 그는 자기 방식으로 자기 나라를 사랑했다. 그게 문제였다. 거기서 모든 게 시작됐다. 아마드 압델 하디 찰라비(사진)는 1944년 10월30일 이라크 ...
“나쁜 번역가가 나쁜 대통령보다 덜 문제적”제1085호1990년 9월23일 미국 일간 <볼티모어 선>에는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아르파드 괸츠: 철강 노동자, 변호사, 희곡작가, 번역가, 헝가리의 대통령.’ 당시 막 소련 공산주의 정권에서 벗어나 민주 헝가리의 첫 자유선거에서 대통령이 된 아르파드 괸츠의 인터뷰 기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