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속 도서관을 살려내다제1154호 ‘세상의 모든 책들이 있는 도서관’에 대한 상상은 유서 깊다. 소설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단편 <바벨의 도서관> 속 도서관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책뿐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책까지 모두 보유하고 있다.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도 바닥부터 ...
“예술가는 창조자가 아니라 파괴자”제1153호쭈글쭈글한 종이와 부서진 상자로 가득 찬 비닐가방이 미술관에 놓여 있었다. 청소부는 이 쓰레기를 집어다 분쇄기에 넣어버렸다. 2004년 영국 런던 테이트 미술관에서였다. 쓰레기로 오해받은 설치작품을 만들어낸 작가는 독일 출신 예술가 구스타프 메츠거(Gustav Metzger)다. 1...
아버지가 아닌 인간을 묘사하다제1152호2005년 BBC는 지난 1천 년간 영국 역사상 최고의 악인 10명을 선정했다. 이때 연쇄살인범 잭 리퍼 등과 함께 이름을 올린 10명 중 하나가 오즈월드 모즐리다. 그는 1932년 극우정당 영국파시스트동맹(British Union of Fascists...
그는 떠났지만 논쟁은 남았다제1151호 1969년 미국 텍사스주에 사는 노머 매코비(22·사진 왼쪽)는 계획에 없던 임신 사실을 알았다. 매코비는 16살에 첫 결혼과 임신을 했고 폭력을 일삼는 남편과 이혼했다. 첫 출산은 이혼 뒤였다. 18살에는 둘째아이를 낳았다. 첫아이는 매코비의 어머니가 키웠고 둘째는 입양을 보냈다. 그리고 세 번째...
소멸하는 말들 보듬는 노래제1150호 합창에 대한 에스토니아 사람들의 애정은 각별하다고 알려져 있다. 5년에 한 번씩 수도 탈린에서 열리는 합창 페스티벌 ‘라울루피두’(Laulupidu)에는 전국 각지에서 10만 명이 모여든다. 많게는 2만여 명의 합창단이 노래하는 대규모 합창의 장관을 경험하기 위해서다. 1869...
거인의 빈자리제1149호 암살당한 대통령의 뒤를 이어 그의 아들이 대통령이 돼서 16년간 집권했다. 긴 임기가 끝나기 직전, 아들 대통령은 치안을 이유 삼아 “대선을 2년 미루고 그 사이 과도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사법부는 그의 손을 들어주었다. 시민들은 “불법 정권은 물러나라”며 저항했다. 거리로 쏟아진 시민...
공동체 마을에서 가꾼 평등과 희망제1148호 셰이커교는 퀘이커교의 일파로, 공동체 생활을 원칙으로 하며 검박한 생활과 노동을 중시했다. 이들은 의복, 가구, 생활용품 등을 만들어 자급자족 생활을 했다. 1700년대 후반부터 일찍이 성평등, 노예제 반대, 전쟁 반대, 재산 공동 소유 등 혁신적 문화를 실천했다. 19세기 중반까지만 ...
송어의 가장 좋은 친구제1147호 “물고기를 잡았다가 풀어주는 낚시꾼은 등 뒤에 까만 프라이팬을 숨기고 있는 법이지.” 살려 보낸다 싶지만 실제로는 프라이팬으로 물고기를 후려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뜻이다. 낚시꾼들 사이에 전하는 속담이다. 그러나 이제는 물고기를 잡았다가 다시 풀어주는 것이 낚시인의 윤리로 여겨진다. 낚시여행 안내인들...
누가 체 게바라를 배신했는가제1146호 1967년 10월9일. 남미 혁명의 ‘영웅’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 정글에서 붙잡혀 사살됐다. 쿠바의 사회주의 혁명을 남미 전역에 확산하려던 원대한 계획은 좌절됐다. 그의 죽음 뒤에 남미 혁명의 ‘유다’로 낙인찍힌 인물이 있었다. 한때 체 게바라가 가장 신뢰했던 혁명 동지, 시로 부스토스(C...
“세계 두뇌의 절반은 여성이다”제1145호 <스타워즈>의 레아 공주, 배우 캐리 피셔가 우주에서 전쟁을 벌이는 동안, 지구에서는 한 여성 천체물리학자가 성차별에 맞서 싸웠다. 피셔가 사망하기 이틀 전인 2016년 12월25일, 우주의 비밀을 밝혀낸 미국 과학자 베라 쿠퍼 루빈(Vera Coop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