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치 ‘공간’을 위하여제1106호 ‘공간’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물리학자나 건축가들을 위한 주제로 여겨진다. 영국의 지리학자 도린 매시(Doreen Massey)는 공간을 비판적으로 재인식하는 작업에 오랜 세월 몰두해왔다. 매시에 따르면 공간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저 바깥에 고정적,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평평한 표면...
‘행복한 나라’ 덴마크의 ‘노동자 총리’제1105호 “국민 여러분, 행복하십니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선거 때마다 떠오른다. ‘부자 되세요’를 인사말로 외치던 시절, 2002년 대통령선거 때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사람 좋게 웃으며 묻고 또 묻던 말이다. 제20대 총선이 코앞이다. 새삼, ‘행복’을 생각한다. 아버지는 마부...
‘애플 왕국’ 서체의 기원제1104호애플 창립자 스티브 잡스는 1972년 경제적 이유로 대학을 중퇴했다. 공식 등록학생이던 기간은 6개월에 불과했다. 이후 그는 18개월 동안 캠퍼스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도강을 일삼았는데, 그중 캘리그래피(글씨를 아름답게 쓰는 기술) 수업이 있었다. 잡스는 후일 애플컴퓨터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서체가 바로 ...
개발 탐욕에 스러진 ‘그린 노벨상’제1103호본명이 윌리엄 시드니 포터인 미국 소설가 오 헨리는 재주가 많은 사람이었다. 19살에 약사 면허를 땄고, 한때 은행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은행 돈을 멋대로 썼다가 횡령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할 때도, 야간 당직약사 노릇을 하며 교도소 병원에서 편안하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89...
역사상 가장 저항적인 ‘미스아메리카’제1102호 ‘미인대회’는 현존하는 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미스코리아대회’가 국내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듯, 미인대회의 조상 격인 미국의 ‘미스아메리카대회’ 역시 2006년 공중파 중계에서 퇴출됐다. 방송 중계를 시작한 1954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대회는 대신 컨트리 음악 전문 케이...
불멸의 책을 남기고 영면에 들다제1101호꼬부랑 할머니가 덩실덩실 춤을 춘다. 때는 2016년 2월18일 오후 3시30분. 장소는 미국 수도 워싱턴 펜실베이니아 에비뉴 1600번지, 대통령이 손님을 맞이하는 백악관 1층 블루룸이다. 이름은 버지니아 매클로린. 브라이트 블루로 손톱을 칠한 멋쟁이, 왼손에 자기 키만 한 지팡이를 쥔 ...
‘전쟁 도구’ 성폭력에 맞서 싸운 어머니제1100호“나는 나 자신에게 힘을 북돋우기 위해, 그리고 다른 여성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2013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린 국제인권단체 ‘프런트라인 디펜더스’의 한 행사에서 단상에 오른 작달막한 여성이 말했다. “우리는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단지 그들이 성폭력을 당했다는 이유로 ...
라틴아메리카 최연소 부패 대통령제1099호아메리카의 북과 남을 잇는 가느다란 대륙의 줄기에 엘살바도르가 있다. 북쪽과 북동쪽으로 각각 과테말라, 온두라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자그마한 태평양 연안국가다. 2014년을 기준으로 630만 명 남짓한 인구가, 미국의 매사추세츠주 정도의 땅덩어리에 살고 있다. 엘살바도르는 중미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로봇아, 너의 창조주 부고를 써줄래?제1098호‘우리는 로봇에게 인공지능의 창시자 마빈 리 민스키(1927~2016)의 부고를 써달라고 했다.’ 미국 기술문화 잡지 <와이어드>는 1월26일 웹사이트에 이러한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잡지는 “(그의 죽음을 맞아) 그의 가상의 자손 중 하나에게 부고를 요청하는 것이 적절...
오바마가 가장 존경한 ‘위대한 소수자’제1097호88회째를 맞는 올해 아카데미영화상(오스카상) 시상식은 2월28일 오후 5시(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에서 열린다. 시상식에 앞서 지난 1월14일 24개 부문에 걸친 수상 후보자가 발표됐다. 연기자가 탈 수 있는 상은 남녀 조연·주연상 4개 부문이다. 각 부문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