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자, 그리고 실패한 피의 복수자제1132호 인류 역사상 최악의 범죄인 홀로코스트 이후, 유대인들이 대규모로 들고일어나 나치에 보복을 가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일이 없다. 그러나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세계는 그들의 행동에 어떤 판단을 내려야 했을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나치 ‘징벌’은 충분치 않아 보였다. 독일 나치 전범과 유대인 학살 관여자…
흰 불빛 밝힌 슬픔에 잠긴 도시제1130호 2012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차이나타운이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역사상 첫 중국계 선출직 시장이 탄생했다. 중국계 이민자 2세로, 아시아계로는 처음 샌프란시스코 시장으로 당선된 에드윈 리가 그 주인공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중국계 유권자가 인구의 16%에 달하는 곳이다. 리 시장은 당시 개빈...
비행기의 도시에서 태어나고 잠들다제1128호 항공기 기종에 무지한 사람이라도 ‘보잉 747’이란 이름은 익숙할 것이다. 보잉사의 747기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항공기 기종이다. 1969년부터 현재까지 1500대 이상 생산되며 오랜 세월 항공기 업계의 패권을 차지해왔다. 기존에 없던 초대형 점보여객기의 등장은 당시 항공업계의 일대 혁명이었...
가장 존엄한 파티제1127호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 원인을 알 수 없는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이른바 ‘루게릭병’이라고 한다. 이 병에 걸리면 대뇌와 척수의 운동신경원이 선택적으로 파괴된다. 초기에는 손발의 힘이 떨어지고, 말투가 어눌해지며, 삼키는 능력이 떨어진다. 병이 진행되면서 차츰 온몸의 근육을 움직일 수 없게 된다. 움직...
불멸의 광대제1126호 “이제 80살이 다 되었지만, 지금도 내 목표는 한결같다. 광대가 되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광대를 꿈꾼다. 완벽한 광대, 순진무구한 아이 같은 광대 말이다. 그저 무대에 오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당신의 마음은 움직일 것이다.”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 마임배우 ‘광대’ 디미트리(Clown...
피로 물든 도시를 타전하다제1122호 “200만 명의 사람들이 갑자기 놀라운 침묵 속에서 도시를 떠났다. 그들은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연료가 떨어진 자동차를 밀며, 마치 인간 양탄자처럼 도시의 도로를 점령했다. 한때 진동으로 흔들리던 도시는, 버려진 자동차와 비어 있는 상점들이 늘어선 침묵의 거리로, 오직 과거의 반향만을 담고 있는 ...
네가 누구든 어느 신을 믿든제1121호 한 사람이 맨손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여기 한 사람이 있다. 압둘 사타르 에디(Abdul Sattar Edhi)는 1928년 인도 북서부 구자라트주에서 태어났다. 무슬림 인구가 많은 그곳의 상인 공동체(메몬) 집안이었다. 11살 때 어머니가 중풍으로 쓰러졌다. ...
소멸된 영혼들의 대변자제1120호 프리모 레비, 빅토어 프랑클, 안네 프랑크, 그리고 엘리 위젤. 이들은 나치의 유대인 대량학살에 희생됐거나 가까스로 생존해 돌아온 자들로, 지금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홀로코스트 문학’의 대표적 저자들이다. 그러나 홀로코스트 문학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일종의 침묵기가 있었다. 1945년 종전 뒤 인간의 사고...
굿바이, 레이디볼스의 영웅제1119호 “올리버가 많이 화났네요. 엄마는 여기 앞에 있는데, 자기는 저 뒤에 있다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빙글빙글 웃는다. 전형적인 ‘오바마식 기자회견’의 시작이다. 뒤편에는 건장한 여성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가 말을 잇는다. “저기, 올리버 이 앞으로 데려오셔도 됩니다. 감독님, 어떻게 생각하세...
‘핵심종’ 인간 통제는 인간만이제1118호핵심종(Keystone Species)은 개체 수에 관계없이 일정 영역의 생태계에서 생태 군집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종을 말한다. 늑대 같은 먹이사슬 최상위의 포식동물이 대표적 예다. 늑대가 없어지면 사슴의 개체 수가 증가하고, 사슴이 먹는 많은 식물종이 사라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