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여, 인간에게 저항하라제1442호 “사자가 글을 쓰기 전까지 역사의 영웅은 사냥꾼으로 남을 것”이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지금까지 동물은 인간 중심 역사에서 철저히 변방의 자리, 착취 대상에 머물러 있다. 식량, 노동력, 구경거리, 오락과 사냥, 애완이 주요 용도다. 인간의 효용은 동물의 고통이다. 반려동물로 불리는 몇몇 종도 주종...
북북서에서 바람이 분다, 집에 가자제1441호 1777년 1월 미국의 조지 워싱턴 군대는 포지계곡 앞에서 영국의 대규모 병력에 포위됐다. 그날 오후 바람이 북서쪽에서 불어왔다. 조지 워싱턴은 무르고 질척한 길로 군사를 이끌고는 무사히 탈출한다. 이 ‘날씨 추리물’에 감춰진 것은 이렇다. 북서쪽에서 불어온 바람은 날씨가 추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른 땅이...
‘나의 두 번째 나라’ 한국에 하고픈 말제1440호 2022년 9월 말 기준 한국의 체류 외국인은 217만2천여 명. 전체 인구(5163만 명)의 4.2%로, 사실상 다문화사회다. 국적과 체류 목적도 매우 다양하다. 체류 자격은 재외동포(대부분 중국)와 취업(외국인노동자)이 가장 많고, 유학과 결혼이민이 뒤를 잇는다. 이주 배경의 ...
비탄의 날, 선과 점을 들여다본다는 건제1439호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이가 158명으로 늘었다. 참사는 어쩌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우리 사회는 주기적으로, 집단 참사로 인한 상실을 경험한다. <수학의 위로>(이한음 옮김, 디플롯 펴냄)는 수학자 마이클 프레임의 회고록이다. 상실과 부재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려는 위로이자, ...
‘시장 천국’ 전도사들의 성공과 추락제1438호 오늘날 경제학은 학문의 여러 분야 중에서 특별한 지위를 누린다. 미국 경제학자 폴 새뮤얼슨은 “경제학은&nb...
‘인종’은 ‘평평한 지구’처럼 허황한 믿음제1437호 1950년 7월, 유네스코(UNESCO)는 “인종은 생물학적 실재라기보다 사회적 신화”이며 “생물학은 인류의 보편적 동질성을 증명했다”고 선언했다. 인류학·유전학·생물학·사회학·심리학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방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발표한 성명이었다. 그로부터 7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인종(주의...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는 끝장날 것이다제1436호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와 미-중 경쟁의 공급망 재편이 전세계인의 일상을 힘겹게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선 카카오의 데이터센터 화재가 국가통신망 마비에 비견될 만큼 큰 불편을 일으켰다. 자원과 기술 문명의 토대 위에 구축된 현대사회의 시스템이 얼마나 위태롭고 취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프랑스의 생태학 전문가…
미-중은 영국-독일을 닮았다제1435호 2021년 미국과 중국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1, 국방비 지출은 세계의 52%를 차지했다. 국제 정세를 좌우하는 양대 강국의 경쟁과 충돌은 최근 10여 년 새 지구촌의 ‘신냉전’과 맞물려 아슬아슬한 국면을 넘나든다. 홍콩 출신의 중국 정치·경제 연구자 훙호펑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
인간의 뇌는 사랑하도록 진화했다제1434호 사랑에 빠진 사람은 티가 난다. 행복감, 충만감, 안정감…. 세상이 무지갯빛이고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르다. 왜 그럴까? 동서고금의 문인과 철학자들이 사랑을 탐구하고 설명해왔다. 그러나 사랑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감정이라는 게 통념이어서, 그 본질은 이성의 영역 너머에 있는 것 같다.미국의 신경과학자 스테파니 카…
그 말은 ‘인종주의’입니다, 정확하게 말해요제1433호 ‘흑인들은 동양인보다도 미련하고 흰 인종보다는 매우 천한지라.’ 1897년 6월24일 <독립신문>에 실린 사설의 일부다. 흑인을 열등한 존재로 간주한 서양의 차별적인 시선이 국내 언론 기사에도 그대로 녹아 있다. 한 세기가 훌쩍 지났다. 지금의 한국은 어떨까.‘흑형’. 인터넷 커뮤니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