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년 도시 역사에 드리운 인류 문명의 명암제1453호 유엔 집계에 따르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2007년 도시 거주자 수가 세계 인구의 절반을 넘어섰다. 2021년 기준 도시 인구 비율은 56%(약 44억6천만 명). 인구 100만 명 이상 대도시가 512곳, 인구 1천만 명이 넘는 메가시티(초거대도시)도 31곳이나 된다...
12살 우크라이나 소녀가 쓴 ‘전쟁 일기’제1452호 “전쟁이란 건 너무 이질적이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폭격음, 집과 학교 위로 떨어지는 폭탄들. (…) 나와 친구들 모두에게 친근한 존재들이 가까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설탕이 뿌려진 빵 한 조각이나 푹신한 인형과의 포근한 포옹이 우리에게 커다란 위안이 됐다. 하지만 전쟁은 한 순간도 멀어지지 않았다.”<...
돈 내면 감형해드립니다?제1450호 성범죄 재판은 이제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 됐다. ‘성범죄 전담’임을 홍보하는 법무법인과 각종 감형 컨설팅 업체는 가해자들에게 감형을 위한 패키지 상품을 판매한다. 55만원에 ‘반성문 2부, 탄원서 2부, 근절서약서 1부, 심리교육수료증(3일), 상담사 의견서(3일), 소감문’ 등을 사는 식이다. 돈을...
칼보다 강한 젤렌스키의 말 “우크라이나 아이들의 삶을 굽어살피소서”제1449호 “우리의 아이들을 돌보소서. 우크라이나의 모든 소년 소녀에게 행복한 유년기와 성년기, 노년기를 허락하소서. 이 전쟁으로 찢긴 끔찍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지울 수 있을 만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게 하소서. 숨바꼭질 술래 대신 폭탄을 피해 숨어야 하고, 놀이터를 뛰어다니는 대신 총알을 피해 방공호로 ...
어미 돌고래의 새끼 장례식을 본 적 있는가제1448호 코끼리가 죽은 가족이나 동료의 곁을 지키는 습성은 잘 알려져 있다. 미국의 한 동물원에선 코끼리 사체를 잘 보이는 곳에 잠시 놓아두는 실험을 했다. 그러자 다른 코끼리 두 마리가 밤새 번갈아 죽은 친구를 찾아갔다. 갈 때마다 각자 죽은 코끼리의 몸에 흙을 뿌려 덮어줬다. 둘은 모잠비크에서 태어나 예닐곱 ...
뉴스도 결국 권력과 피지배층의 줄다리기제1447호 1490년, 신성로마제국 황제 막시밀리안 1세는 ‘제국 우편 제도’를 창설했다. 당시 제국의 영토는 오스트리아와 남부 독일의 합스부르크 왕가 영지를 중심으로, 남쪽으로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 북쪽으론 네덜란드까지 걸쳐 있었다. 라이벌 프랑스와는 패권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복잡한 영토 소유권의 유지·관...
유대인이 나치를 닮아간 이유제1446호 2018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이스라엘로 출장을 가는 길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스라엘 항공사인 엘알항공을 예약했는데, 이 비행기를 타려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을 수색당하고 심문받으며 ‘테러리스트’가 아님을 증명해야 했다. 백인이거나 유대인인 대부분의 탑승객은 이런 고초를 겪지 않았지만, 동양인인 취재...
존엄성, 죽은 자에게 해줄 유일한 것제1445호 가까운 사람을 예상치 않게 잃고 나면 삶이 끝없이 흔들린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다면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이 쉽게 정리될 수 없다. 사람의 육체가 사라지더라도 감정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인 ‘모호한 상실’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참사로 많은 사람이 숨졌지만 죽음이 끝까지 규명되지 못할 때…
지하철에 ‘장애’를 심어라제1444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시위가 벌어질 때쯤이면 지하철역에선 ‘불법’을 강조하는 방송을 한다.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법은 지하철 운행을 5분 이상 지연시키는 행위 1회당 벌금 500만원이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교통공사는 시위가 진행되는 역에…
위태롭고도 의연한 예술가들을 아낍니다제1443호 “늘 뭔가 대단히 크게 잃은 적 있는 사람에게 마음이 가요. 잃은 후 의연하게 다시 걷는 사람이요. (…) 그들의 위태로움과 의연함, 삶에 대한 사랑, 목마름, 그리고 슬픔을 아낍니다. 그들은 진짜 슬픔이 뭔지 알지요. 당신의 첫 소설 제목처럼 ‘슬픔이여, 안녕’ 하고 슬픔을 맞이하는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