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녀’에서 ‘혼혈 얼굴’까지…성형으로 본 중국의 변화제1470호 “서양인들은 오만하다.” 2014년 5월. 중국 상하이 고급 아파트 단지 내 스타벅스에 앉은 20대 여성은 한국에서 온 성형 연구자에게 언짢은 투로 말했다. 중국인들의 성형수술은 그저 예뻐지려는 실천일 뿐인데 서구인들이 ‘우리를 닮으려 노력한다’고 평가하면서 우쭐댄다는 얘기다. 몇 년 뒤 또 다른 중국 여성은 ...
어머니의 조현병에는 이유가 있었다…“정의 회복 프로젝트”제1469호 한국전쟁 시기, 분유는 국제사회가 한국으로 가장 많이 보낸 물품 가운데 하나였다. 전쟁으로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없는 대다수 한국인에게 분유는 중요한 영양소 공급원이었다. 분유를 물에 타서 끓인 죽은 살아남으려면 먹어야만 했다. 비록 한국인 10명 가운데 5∼7명이 유제품에 든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
“48시간 안 잘 수 있나요?” 면접장의 질문, 어느 업계?제1468호 “48시간 정도, 안 자고 깨어 있을 수 있으신가요?” 어떤 직업군이길래 채용 면접장에서 이런 질문을 받을까. 멍한 면접자에게 보충 설명이 날아온다. “한 번 시스템이 바뀌면 나라마다 근무 안 하는 시간에 맞춰서 쭉 (작업분을) 반영하고, 모니터링도 해야 해서.” 감이 오시는지. 국내 게임회사 ...
짐작과는 달리 김건희 여사가 도서전에서 산 책은…제1468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실행에 오정희 소설가가 관련 있다는 것도 몰랐고, 김건희 여사가 행사장에 오는 줄도 몰랐고, 행사장에서 질질 끌려나간 사람이 송경동 시인인 줄도 몰랐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출판인들이 입 모아 말했다. 2023년 6월14일 한국 최대의 책 문화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이 서울 강남구 ...
‘누가 먼저 죽나’를 결정하게 된 세계제1467호 얼마 전 방한 소식으로 기대감을 높였던(끝내 못 오고 말았지만) ‘학계 슈퍼스타’ 주디스 버틀러가 미국에서 2022년 11월 발표한 신간이다. 미국 워싱턴대학에서 퀴어 연구 중심으로 아시아영화와 시각문화를 강의하는 김응산이 우리말로 옮겼다. 그는 버틀러의 <박탈> <...
귀신 얘기보다 더 무서운 건…정보라의 ‘한밤의 시간표’제1467호 이따금 이런 생각을 떠올린다. 귀신 얘기를 지어내는 사람은 자신이 지어낸 얘기가 무섭지 않을까? 한데 정보라 작가는 아닌 모양이다. 글을 쓰다 막히면, 아무리 해도 글이 안 나올 때 최후의 방책이 ‘귀신 얘기를 쓰는 일’이란다. 귀신 얘기는 듣고 읽고 쓰는 것 다 좋고, 어디서 귀신이 나오면 제일 무서울지 ...
‘독일 이모’의 첫사랑 미스터리…백수린의 ‘눈부신 안부’제1466호 2011년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여름의 빌라> 등 세 권의 소설집과 중편소설, 산문집을 내고 번역가로도 활동해온 소설가 백수린이 데뷔 12년 만에 첫 장편소설을 선보였다. <눈부신 안부>(문학동네)는 2021년 봄부터 2022년 봄까지 계간 &l...
장애인 권리 공백, 누락일까 배제일까제1466호 “나는 소년 로비가 얼마나 고립되어 있는지 보고 느낄 수 있었다. 로비는 아이들이 집에 놀러 오지 않으면 친구들과 놀 수 없었다. 나와 내 친구들이 어느 대학에 가고 무엇을 하며 살지 고민하는 동안, 로비는 미래의 삶에 대한 두려움, 즉 자신의 부모가 더는 그를 돌볼 수 없게 되었을 때 시설로 보내질 것이...
2023년 절망이 1991년의 분신 정국에 묻다제1465호 변화무쌍한 한국 정치를 이해하기 위한 해설서. <한국 정치 리부트>(메디치 펴냄)는 신진욱 중앙대 교수(사회학)와 이세영 <한겨레> 기자가 12개의 키워드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면 상대방이 답하는 방식으로 쓰였다. 팬덤 정치, 젠더·세대 갈등, 촛불 ...
조선시대 미인도, 누구를 위한 그림인가제1464호 정조 때 간행된 <오륜행실도>에는 잔혹한 삽화가 꽤 등장한다. 자기 귀를 자르는 여자는 피가 폭포수처럼 쏟아지는데도 기쁘게 웃고 있다. 남편의 유해를 짊어진 여인은 다른 남자에게 팔이 잡혔다며 자기 팔을 도끼로 잘라낸다. 유재빈 홍익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그림 속 열녀들의 신체가 ‘폭력의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