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임산부의 고통은 ‘정상’인가요?제1280호아내는 입덧이 심했다. 먹덧(속이 비면 입덧), 토덧(음식을 먹거나 냄새를 맡으면 입덧), 양치덧(양치만 해도 입덧)까지, 온종일 구역질을 했다. 최악은 침덧이었다. 자신의 침을 삼키지 못해 침대 옆에 휴지를 쌓아놓고 계속 침을 뱉었다. 무려 임신 4주차부터 20주차까지 넉 달 동안 일상생활이 ...
<자본주의와 경제적 이성의 광기> 외 신간안내제1279호자본주의와 경제적 이성의 광기 데이비드 하비 지음, 김성호 옮김, 창비 펴냄, 2만8천원 마르크스 이론에 회의적이라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마르크스의 예지적 논평은 2007~2008년 금융위기가 터졌을 때 무능함을 드러냈던 주류 이론보다 훨씬 더 예리하고 통찰력 ...
겹겹의 문학과 음악제1279호세계적인 중국 소설가 위화의 산문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푸른숲 펴냄) 속에서 문학과 음악은 겹을 이룬다. 낮은음자리와 높은음자리가 나란한 악보처럼. 신비하게도, 이 겹은 마음에 빛으로 남는다. 내면을 밝혀주면서, 동시에 우리의 일부가 된다. 연주가 끝난 뒤에도 마지막까지 잔향이 공간에 ...
행복은 그저 삶의 부산물일 뿐제1278호고전적 우화 <파랑새>의 교훈은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내가 처한 현실이 지옥이라면? 폭력과 빈곤, 불치병으로 몸과 마음이 환난을 겪고 있다면? 프리랜서 기자 김아리가 ‘마음 주치의’들과 인터뷰를 시작한 이유는 이랬다. “<파랑새>를 보고 행복을 ...
<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외 신간안내제1278호믿을 수 없는 강간 이야기 크리스천 밀러·켄 암스트롱 지음, 노지양 옮김, 반비 펴냄, 1만8천원 18살 여성이 강간을 신고했다. 일주일 뒤 여성은 신고가 허위라며 진술을 뒤집었다. 3년 뒤 강간범이 잡히면서 여성의 강간 신고가 사실이었음이 드러난다. 성범죄가 왜 ‘피...
<일본 ‘우익’의 현대사> 외 신간안내제1277호일본 ‘우익’의 현대사 야스다 고이치 지음, 이재우 옮김, 오월의 봄 펴냄, 1만6천원 일본에서 ‘혐한’ 운동을 주도했던 재특회가 힘이 약해졌다. 혐오 발언에 사회적 압력이 강해진 면도 있지만, 재특회가 없어도 될 만큼의 ‘극우 공기’ 때문이다. 일본 우익의 역사를 알아야 일본을 알 수 ...
섬세한 그대에게 ‘어싱’을 권한다제1277호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기운이 회복되는가? 군중 속에 있으면 녹초가 되는가? 쉴 새 없이 떠드는 사람을 견디기 힘든가? 여럿보다 일대일이나 적은 인원과 교류하는 게 좋은가? 다정함을 원하지만 친밀함 때문에 숨이 막히게 될까 두려운가? 화학물질을 쉽게 알아차리거나 피부에 따끔거리는 옷이 많은가? 대도시보다 소도시…
어느 날 말기암을 선고받았다면제1276호“선생님 가족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어느 날 의사한테 말기암을 ‘선고’받았다면 환자와 가족이 가장 먼저 묻고 싶은 말 아닐까. 그러나 의사에겐 가장 피하고 싶은 질문 중 하나일 게다. 의료진에게 너무나 큰 공감과 책임을 요구하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종양내과 전문의 김선영의 에세이집 <잃었...
<책임에 대하여> 외 신간안내제1275호책임에 대하여 서경식·다카하시 데쓰야 지음, 한승동 옮김, 돌베개 펴냄, 1만8천원 한&#8211;일 갈등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위안부 문제, 오키나와 미군기지,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을 겪으며 퇴행하는 일본의 현재에서 그 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소로가 자연에서 찾은 ‘중심’제1275호중심을 잡고 산다는 것. 말로는 쉬워도 손에 잡히지 않는, 연기 같은 수사일지 모른다. 오랫동안 궁금했다. ‘중심을 잡은 상태’라는 걸 알 수 있을까. 대체 그런 게 있기는 할까.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읽는다는 것. 그런 ‘우아한 관찰주의자’의 정신 곁에 머무르는 일은 중심에 대한 불안을 안정과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