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직전에 멈춰요제1291호반짝이던 것들이 더 이상 반짝이지 않지만 그 대신 모든 게 또렷해지는 때가 있다. 해가 떴을 때. 9년 전 등단한 시인 황인찬은 딱 그렇게 떠올랐다. 화려한 산문체, 휘황한 은유와 거리를 두고서 최소한의 언어, 간명한 형식으로 시적 순간을 놓치지 않는 각별한 시재였다. 황인찬은 2012년 첫 시집(&...
<나쁜 교육> 외 신간안내제1290호나쁜 교육 조너선 하이트·그레그 루키아노프 지음, 왕수민 옮김, 프시케의숲 펴냄, 2만4천원 미국에서도 젊은 세대의 우울증·자살률 증가, 소셜네트워크상 ‘가해자 지목 문화’는 사회적 고민거리다. 각각 사회심리학자와 교육단체 지도자인 저자들이 1995년 이후 태어난 ‘i세대’가 ...
베테랑 법의학자의 <닥터 셰퍼드, 죽은 자들의 의사>제1289호죽음이 꼭 삶의 반대말은 아니라지만, 생명을 잃어야 하는 일은 어쩔 수 없이 괴롭다. 언젠가는 직면해야 할 죽음이 조금은 무서운 것도 사실이다. 30여 년간 2만 구 이상의 주검을 부검한 베테랑 법의학자는 죽음을 어떻게 바라볼까. “아무리 험한 상황에서 일어났다 해도, 가장 높은 단계의 해방과 안식.” 이 ...
<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 외 신간안내제1288호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 희정 지음, 오월의봄 펴냄, 1만4천원 퀴어가 ‘성적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입사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직장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레즈비언, 에이섹슈얼, 트랜스젠더 등 ‘2030 성소수자’ 20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퀴어...
새로운 엘리트의 노오력제1288호‘조국 사태’ 초기 서울대와 고려대 학생들이 촛불을 들었다. 과거 ‘정의’의 촛불을 들었던 사람들은 명문대생들이 들어올린 ‘공정’의 촛불 앞에 멘붕에 빠졌다. 대체 이들은 누구인가? 분명한 사실은 이들이 미래 한국의 ‘새로운 엘리트’가 될 거라는 점이다. 이들은 조국 사태를 기화로 가시화된 ‘386 엘리트’의…
생생한 ‘오늘’을 그린 천년 전 시제1287호<로버이여트>는 천 년 전 페르시아에서 쓰인 시다. 천 년. 이렇게 오래된 목소리는, 별자리로 가득가득한 하늘 같다. 압도되고 만다. 먼 과거에서 출발한 빛들이 오늘의 근심 위로 커튼을 쳐주는 밤. 고전을 읽을 때면 어떤 밤도 조금은 밝아지곤 한다. 이 빛에 힘입어, 어둠 속에서도 ...
<모든 용서는 아름다운가> 외 신간안내제1287호모든 용서는 아름다운가 시몬 비젠탈 지음, 박중서 옮김, 뜨인돌 펴냄, 1만9800원 지은이는 나치 전범 아이히만을 쫓아 재판정에 세운 전설적인 ‘나치 헌터’다. 용서를 구하는 나치 장교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한 유대인인 그는 아우슈비츠 생존자 프리모 레비, 철학자 마르쿠제,...
<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외 신간안내제1286호먹히는 자에 대한 예의 김태권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1만5500원 고기를 먹는 건 남의 살을 받는 일이다. 지은이는 이를 위해 갖춰야 하는 예의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가 누군가를 죽이고 그 살을 먹는다는 사실을 먹는 내내 자각하는 것, 이것이 나의 ‘육식의 ...
아빠 육아도 질보다 양!제1286호성평등한 세상은 남성에게도 좋을까? 페미니즘은 남성에게도 해방을 선사할까? 미국 서부 해안에 사는 아빠 캐머런은 직장을 잃고, 종일 집에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이를 돌보게 되었다. 실직에 육아까지 전통적인 ‘남자의 자격'과는 거리가 먼 처지에 놓인 그는 어떻게 되었을까? “막 걸음마를 시작한 우리 애 덕분에 ...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외 신간안내제1285호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 김금희·김하나·이슬아 외 지음, 문학동네 펴냄, 1만3천원 유기 동물을 돕기 위해 일대일 결연을 맺은 작가 9명의 글을 모았다. 그들은 동물을 가족으로 맞으며 어떤 존재를 대가 없이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고 이야기한다. 여자는 체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