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한 세상은 왜 망하지 않나 <반부패의 세계사>제1336호 세상이 많이 투명해졌다지만 여전히 ‘부패’ 관련 뉴스는 차고 넘친다. 2018년 세계경제포럼 보고서를 보면 부패가 낳는 연간 경제손실이 세계 총생산(GDP)의 5%, 2조6천억달러(약 2940조원) 규모에 이른다. 전세계에서 뇌물로 제공되는 돈도 1조달러를 훌쩍 넘는다. “그런데 세상...
마르크스 vs 마르크스 <추기경 마르크스의 자본론>제1335호 “카를 마르크스 귀하. (…) 저는 귀하와 성만 같은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2001년 트리어의 주교로 임명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선 하느님께서 어떤 유머를 숨겨두신 게 아닐까 하는 확신이 들기도 합니다. 트리어는 1818년 귀하께서 태어난 곳이자 유년기를 보낸 곳이고, 훗날 귀하의 부인이 될 예니...
[출판] 내게 말한다 “열심히 살아줘 고마워”제1334호 서울 영등포역에서 서편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시대를 건너뛴 듯한 허름한 지역이 나타난다. 이곳은 맞은편 성매매업소 지구와 함께, 영등포에서 단 두 개 남은 청소년출입금지 구역이다. 성인에게도 두 명씩 짝지어 지나다닐 것이 권장되는 이곳은 쪽방촌 밀집 지역이다. ‘출입금지’ 구역에서 밥 먹고 사는 사…
[출판] ‘순혈 백인’ 향한 미국의 인종 감별 잔혹사제1334호 1891년 3월 미국 뉴올리언스 법원은 경찰서장 피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이탈리아 이민자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격분한 ‘백인’ 무장 자경단이 교도소를 습격해 수감a 중이던 용의자 11명을 무참하게 살해했다. 군중은 “하얀 검둥이(white-nigger) 놈들을 처단하라”고 외쳤...
‘틀에 박힌 결정’을 내리는 당신에게 추천하는 책제1333호 영국 역사가 에드워드 카(1892~1982)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끝이 없는 대화”라고 했다. 너무 유명한 말이라 진부하게 들릴 정도지만 여전히 함의가 크다. ‘대화’의 주요한 목적은 ‘역사에서 교훈 찾기’일 테다. 한 집단이 당면한 문제의 해법 찾기에서 나침반이 될 수도 있다. 그보다 한 ...
[출판] 역사 속 논쟁을 꿰는 <대논쟁 한국사>제1331호 역사에서 시대 구분의 통상적 기준은 왕조(국가)의 명멸, 또는 사상·문명의 대전환이다. 역사 저술가 김종성은 구체적 기록이 남아 있는 고조선 말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2100여 년의 우리 역사를 ‘논쟁’이라는 새 기준으로 들여다본다. <대논쟁 한국사>(위즈덤하우스 펴냄)에서다....
경멸하던 십자가형, 승리의 상징이 되다 <도미니언>제1330호 2000년 전 로마제국 변방 속주에서 하층계급 출신 인물이 “로마의 국법 질서를 해치는 중대 범죄”로 처형당했다. 오늘날 서구 문명의 한 축을 이루는 기독교의 창시자 예수다. “오래전에 사라진 제국에서 이름 없는 범죄자의 처형을 바탕으로 발흥한 종교가 어떻게 하여 이처럼 세상을 바꿔놓은 지속적인 영향…
[출판] 열심히 독감 기사 쓰고 오명 쓴 사연제1329호 2020년 지구는 ‘코로나 행성’으로 변했다.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던 우리나라에서도 8월 중순부터 재확산 기세가 무섭다. 사태가 갑자기 위험수위로 치달은 데는 막무가내로 방역 지침을 무시하는 일부 개신교도와 극우 유튜버의 무지와 선동, 가짜뉴스가 큰 몫을 한다.기자 출신 미생물학·역학 전문가 안종주…
[출판] 고기를, 채소를, 밀가루를 의심하라제1328호 팔레오(구석기시대) 다이어트’는 우리 사회에서 수년째 주목받는 다이어트 방법이다. 농경시대 이전 원시인이 사냥과 채집을 통해 밥상에 올렸던 메뉴와 같이 고기와 과일·채소 위주로 식단이 짜인다. 우리의 치아와 위장은 모두 고기 섭취에 적합하게 진화했기에 현대인의 주식인 쌀·밀가루 등 곡물은 인간…
[출판] ‘민족’은 근대의 발명품이 아니다제1328호 ‘민족’은 강력한 역사·문화적 동질성을 공유하는 사회집단이다. 민족(주의)의 개념과 기원, 역사를 보는 학계의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갈린다. 민족이 근대에 탄생한 사회역사적 구성물이라는 ‘근대주의’ 견해와, 민족이 근대 이전 시기에 기원을 둔다고 보는 ‘전통주의’ 견해다.베네딕트 앤더슨은 1983년 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