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계획표 붙이고 독종처럼 살아남겠다더니제1081호손이었다. 지난 7월22일 전북 김제시 김제역 앞. 승용차 앞자리에서 그가 손을 내밀었다. 맞잡았다. 따뜻했던가. 다시 만나자고 기약했다. 그는 미안하다고도 했다. 점심때가 지나도록 식사 대접도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그가 웃어 보였다. 하얀 이에 햇빛이 미끄러졌다. 눈부셨던가. 그는 치료차 병원...
노무현·문재인과 유재석의 우토로 인연제1079호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쌓여 역사를 이룬다. 텔레비전은 역사의 지층을 곧잘 생략하고 현재의 단면만 조명하지만, 사회에서 배제돼 살아온 소수자들은 그것만으로도 고맙다. 지난 9월5일 방영된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재일조선인 우토로 마을 사람들의 애잔한 해피엔딩을 보여주었다. 수십...
목표가 ‘기자’에서 ‘기사’로 바뀌다제1078호<한겨레21>은 7월6일부터 6주 동안 교육연수 프로그램(제1064호 표지이야기 ‘좋은 기자 프로젝트’ 참조)을 진행했다. 연수생들은 현직 <한겨레21> <한겨레> 기자들이 진행하는 기사 분석·저널리즘 특강을 9차례 듣고, 자신만의 취재...
“우리에겐 아직도 ‘의열단’이 필요하다”제1075호독립운동가의 손녀들이 만났다. 그들의 할아버지는 김대지와 구영필. 그이들은 1891년생 동갑내기, 경남 밀양 출신이다. ‘의열단의 고향’이 밀양인 이유는 김대지와 구영필이 의열단 창설에 깊숙이 관여했기 때문이며, 밀양 후배 약산 김원봉(의열단장)을 ‘배후’에서 지원했기 때문이다. 약산은 이들보다 7...
세월호 승객 구조 실패 “해경 지휘부, 공동책임 있다”제1071호 “해경 지휘부나 사고 현장에 같이 출동한 해경들에게도 승객 구조 소홀에 대한 공동책임이 있다.” 광주고법 형사6부(재판장 서경환)는 지난 7월14일 세월호 침몰 당시 구조 활동에 실패 한 혐의로 기소된 김경일(57·해임) 전 해경 123정장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
그 혐오는 전혀 사소하지 않다제1070호고백의 시간이 왔다. 6월 말, 나는 처음으로 기사 댓글을 읽고 고양되는 경험을 했다. 그건 ‘기사가 나간 뒤 ○○○ 조치가 취해졌다’ 같은 변화를 이끌어내는 직업인으로서의 보람과는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 여성이라는 젠더 정체성을 가진 존재로서 느끼는 감정이었다. 데이트 폭력에 대한 연이은 폭로를 다룬 기사 ...
“문제는 기자를 어떻게 교육하느냐다”제1067호<한겨레21>은 제1064호 표지이야기 <한겨레21> ‘좋은 기자’ 프로젝트에서 전통 언론의 공개채용(공채) 제도를 비판했다. 한국 전통 언론이 50여 년 동안 유지해온 공채 제도는 기자 지망생의 어학(국어·영어), 상식과 글쓰기(논술·작문) 능력을 검증하는 ...
“개판 쳐도 살아남으니 갈 데까지 간다”제1053호제1051호 표지이야기 ‘종편이 낳은 괴물들 막장 배틀’을 읽고 한 종합편성채널(종편) 패널이 “가슴속 깊이 찔리는 바가 있다”며 전자우편을 보내왔다. 그는 지난해 종편과 뉴스 전문 채널의 시사토크 프로그램에 전문가 패널로 많게는 하루에 3차례씩 출연했다고 했다. 하지만 “문득 엄청난 괴물로 변한 자신을 발견하…
범죄인 기억력은 수사 때면 나빠진다지제1049호검찰이 이번에는 라응찬(77)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꼬리’만 자르고 끝내지 않으려는 걸까?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선봉 부장검사)는 지난 2월6일 라 전 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라 전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2008년 남산에서 이상득 전 의원으로...
검찰의 삼성 ‘펀치’는 없다제1048호검찰이 또 삼성에 면죄부를 줬다. 삼성그룹 차원에서 노조를 와해시키는 내용을 담은 ‘S그룹 노사전략’ 문건과 관련해, 검찰이 “출처를 확인할 수 없다”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기 때문이다. 검찰은 삼성에버랜드(현재 제일모직) 임직원 4명만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약식기소했다(제1019호 특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