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의 수백 가지 냄새 중에는 고향 냄새도 있다제1471호 기습이다. 지난여름 프랑스 파리의 한 일본식당에서 막 라면 그릇을 받아들었는데 갑자기 눈에서 물이 떨어졌다. 아무런 통증도 감정도 없이 라면 국물에 눈물이 후두두 쏟아졌다. 후각은 시각보다도 빨리 뇌에 도달한다는 말은 정확하다. 생선으로 라면 육수를 내는 집이었다. 유럽에선 좀체 맡기 힘든 비릿한 냄새에 ...
베이징 외교부 지나다 기념사진 찍으면 ‘간첩’ 될 수 있다제1471호 1953년 3월5일, 스탈린이 죽었다. 후임자 흐루쇼프의 표현에 따르면 ‘피비린내 나는 시대가 끝났다’. 1922년부터 1953년 사망 전까지 약 30년 동안 옛소련을 ‘철권통치’한 스탈린은 생전에 ‘빛나는 태양’이라 불렸다. 하지만 그 ‘빛나는 태양’ 아래 살았던 ‘호모 소비에티쿠스’(소비에트적 인간...
프리고진의 실패한 반란, 푸틴의 스트롱맨 마스크 벗길까제1470호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불과 200㎞ 남짓 앞두고 멈춰 섰다.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그룹의 ‘군사반란’은 채 24시간도 지속되지 못했다. 러시아에서 마지막으로 군사쿠데타가 벌어진 것은 1991년 8월이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개혁·개방에 불만은 품은 군부가 일으킨 당시 쿠데타도 ‘사...
미-중,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에 동의했지만…제1469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2023년 6월18~19일)에 대해 미-중 양쪽 모두 “솔직하고 깊이 있는 건설적 소통”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미국도, 중국도, 하고 싶은 말 다 했다는 뜻이다. 결과는 어떤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블링컨 장관을 만났으니 예우는 충분했다. 양국 ...
독립군 34명을 시작으로 일본·프랑스·미국을 물리치다제1469호 현대 베트남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을 꼽자면 호찌민과 보응우옌잡(이하 잡)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잡은 호찌민보다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붉은 나폴레옹’으로 불리며 세계적 명장으로 인정받는다. 그는 젊을 때 <손자병법> <나폴레옹>을 읽었고, 백과전서에서...
‘성추문·뇌물·탈세’ 이탈리아 총리 별세제1468호 언론재벌이자 정치인으로 모두 네 차례나 정부를 이끌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가 2023년 6월12일 노환으로 숨졌다. 향년 86.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인생 역정은 이탈리아인이 가장 사랑한 ‘막장 드라마’로 부를 만하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한때 ...
미-중의 치열한 경쟁 속 치열한 외교… 한국은 뭐하나?제1468호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으로 한-중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본격적으로 대화를 재개할 모양새다. 그럼에도 전세계를 무대로 한 미-중의 극한 대결은 지속된다. 외교·안보를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할 만큼 한가한 시절이 아니다. 중국과 산업망·공급망 긴밀하게 연결됐는데 “현재…
갱년기 엄마와 사춘기 딸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제1468호 “나는 우리 엄마가 상당히 특이한(번역: 아주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전형적인 한국 엄마였더라고(번역: 한국 엄마들은 다 그 모양인가).”딸이 책 <h마트에서 울다>를 읽고는 이렇게 말했다. 대체 그게 무슨 말이냐고 했다간 ‘토황소격문’에 버금가는, 듣는 엄마 거품 물고...
중국 “태평양은 일본의 하수도 아냐”…한국 정부는?제1468호 “투명성을 기반으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평가를 한 뒤 입장을 정해 나가게 될 것이다.”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참석을 위해 2023년 6월14일 일본 도쿄를 방문한 조태용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하네다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도쿄전력이 6월12일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방류를 위한 시운전에 들어...
‘첸서우먼’ 중국 최고의 가십거리…다쯔였을까제1468호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인터넷 플랫폼 틱톡에 올라온 짧은 길거리 동영상 하나가 ‘폭발’했다. 2023년 6월7일 중국 전역에서 가오카오(高考)라 부르는 대학입학시험을 치르는 날. 쓰촨성 청두의 ‘핫플레이스’ 타이구리에서 남녀 한 쌍이 손을 꼭 맞잡은 채 보행자 거리를 활보했다. 그들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시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