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집에선 ‘반한’ 한국 집에선 ‘반중’제1450호 한국에 갔다. 꼬박 3년 만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서울까지 가는 비행시간은 1시간40분여. 그 지척의 거리를 돌고 돌아서 무려 1박2일이 걸려 도착했다. 베이징에서 인천까지 가는 직항은 일주일에 두 번. 날짜를 맞추기도 힘들지만 표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표가 있다 해도 편도에 60만원...
한국군의 베트남 총살 책임 인정…또 다른 응우옌티탄들은?제1449호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피해자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낸 국가배상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1968년 베트남 꽝남성 디엔반시 디엔안구 퐁니마을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에 대해 ‘가해자 한국’이 처음으로 피해 베트남인에게 법적 책임을 져야한다는 판단이 나온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
칼보다 강한 젤렌스키의 말 “우크라이나 아이들의 삶을 굽어살피소서”제1449호 “우리의 아이들을 돌보소서. 우크라이나의 모든 소년 소녀에게 행복한 유년기와 성년기, 노년기를 허락하소서. 이 전쟁으로 찢긴 끔찍한 어린 시절의 기억을 지울 수 있을 만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게 하소서. 숨바꼭질 술래 대신 폭탄을 피해 숨어야 하고, 놀이터를 뛰어다니는 대신 총알을 피해 방공호로 ...
쿠데타·코로나19·편견… 난민이 된 미얀마 ‘난민신청자’제1449호 2023년 2월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감행한 지 2주년을 맞았다. 이날 미얀마의 옛 수도이자 최대 도시 양곤의 거리는 깊은 적막에 빠져들었다. 미얀마 민주화운동가들이 접경국 타이에서 발행하는 독립매체 <이라와디>는 “군부의 위협에도 양곤, 만달레이, 네피도 등 미얀마 전역의 ...
시간은 러시아 편? 미국 무기 지원 빨라지나제1449호 독일과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전차 지원을 결정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서방 대 러시아의 대결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사실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과 러시아의 자생적인 산업·전쟁 능력 중 어느 쪽이 오래 버티느냐에 따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은 크게 두…
우크라이나 전쟁 11개월째, 출구 안보이는 치킨 게임제1448호 2023년 2월24일 전쟁 발발 1년이 다가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점점 러시아 대 서방의 전쟁으로 격화하고 있다. 군사강국 러시아는 서방의 지원을 전폭적으로 받는 우크라이나의 항전에 직면했으나, 서방 역시 전방위적 제재로도 러시아를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21세기의 최대 지정학적...
‘태어난 순간부터’ 아니라 ‘태어남’ 자체가 부모 따라제1448호 *글에 나오는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1. 엠마는 상큼한 바닷바람이 감싸는 어느 부촌의 병원에서 태어났다. 엄마와 아빠는 직장에서 제공하는 사립 의료보험 혜택을 받았다. 덕분에 의사와 차근차근 임신과 출산을 계획했다. 출산 당일, 엄마는 정신을 잃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피를 쏟았다. 아무도 예상하지 ...
왜 독일인은 목이 쉬면 내 말을 알아듣지?제1448호 4년 전 독일어를 처음 배웠을 무렵, 베를린에선 연극으로 외국어를 배우는 모임이 유행했다. 몸으로 익힌 언어는 절대 잊지 않는다는 취지다. 나도 한 번 가봤는데 그날 우리는 가구 역할을 하나씩 맡아 열연했다. 선생님이 “왜 이렇게 어두워?” 하면 램프 역할을 맡은 학생이 전구처럼 머리 위에서 손을 동그...
‘7시 저녁 뉴스’ 세계에 살고 싶은 중국인들제1447호 “중국 병균 덩어리들이 몰려온다!” “전세계의 민폐 바이러스!” “중국발 항공기 전면 금지하라!” 2022년 연말, 중국 방역 전면 해제 뒤 출입국 자유화 조치가 전해지자 관련 뉴스에 달린 댓글들이다. 한국행 비행기표를 검색하며 한껏 부풀어 있던 심장이 금세 쫄아들었다.2022년 12월26일 밤 ...
한밤중 쓰레기를 줍는데 사방의 전등불이 켜졌다제1445호 12월의 어느 늦은 밤, 뒷마당으로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여우를 만났다. 시 공식 통계로 ‘베를리너 여우’가 1천 마리다. 베를린에서 여우를 보는 일은 드물지 않지만 대부분의 여우는 고양이처럼 겁이 많거나, 새처럼 사람에게 무관심했다. 그런데 지금처럼 깜깜한 어둠 속에 눈을 번득이며 내게 달려오는 여우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