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자들입니다만, 피아노에 목숨 건 이유 있죠제1459호 다 큰 어른이 악기를 배울 때의 고난과 해결책을 다룬 단행본 <악기 연습하기 싫을 때 읽는 책>이 있다. 미국인 기타리스트 지은이 톰 히니는 어른이 악기 연습을 할 때는 가족이나 직업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게 돼 있다고 말한다. ‘내가 이걸 한다고 얼마나 더 잘할 수 있게 될까...
안 먹고 안 자도 연기가 행복했던 배우제1458호 조미은(54)씨는 문득 그 맛이 궁금했다. 믹서기에 간 닭가슴살의 맛. 수백 번을 직접 만들면서도 정작 맛을 본 적은 없었다. 스물넷 아들 지한은 그걸 보물단지처럼 들고 다니며 먹었다. 직접 먹어본 맛은 충격적이었다. 누린내가 심해 구토가 나올 것 같았다. 미은씨가 말했다. “이렇게 맛없는 걸 ...
손으로 하는 일은 뭐든 잘한 재주도 마음도 빼어난 사람제1458호 손으로 하는 일은 뭐든 잘했다. 이수연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의 뛰어난 손재주에 대해서라면 누구나 한마디씩 보탤 수 있다. 학창 시절을 함께한 친구는 “남들이 미술학원에서 그려온 그림을 다 제치고 1등을 차지한” 수연의 그림과 “작은 손톱에 막힘없이 그려온 네일아트”를 떠올렸다. 엄마 이화정(49)씨의 ...
시인이 지구를 지키는 방법제1457호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는 독자들의 단체 카카오톡방 ‘한겨레21 지구를 지켜라’에 경사스러운 소식이 올라왔다. 카카오톡방 일원인 이동우 시인이 2023년 3월10일 첫 시집 <서로의 우는 소리를 배운 건 우연이었을까>(창비)를 출간한 것이다. 재난과 기후위기, 동물 착취 등 고통받는 약자...
포스트잇, ‘관제’ 애도에 저항하는 시민의 애도제1458호 10·29 참사가 발생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주말, 비좁은 참사 현장 골목길에서 손바닥보다 작은 포스트잇 한 장을 앞에 두고 몸을 떨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죽은 이들에게 어떻게 말을 건네야 할까. 무슨 글을 남길까. 내가 여기 남긴 말을 지키며 살 수 있을까. 맹세가 공허해졌...
“새끼야, 새끼야, 그거 무슨 뜻이에요?”제1458호 “따라와, 우예 (깻잎을) 땄는지. 이 ××년이, 따라와. 깻잎 딴 거 봐라. (깻잎을 가리키며) 이런 거 왜 안 땄어, 어?” 동영상 속에는 빨간색 스웨터에 짧은 머리를 한 70대로 보이는 여성이 한 젊은 여성에게 삿대질하며, 힘이 잔뜩 들어간 목소리로 씩씩거리면서 소리를 질러댔다. 가까운 거리...
‘친미’ 한국인은 왜 ‘반미’가 됐나제1458호 무려 70년이다. 한국과 미국은 자타공인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굳건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한국인에게 주한미군은 ‘우방국 친구’이자 ‘강국의 가해자’로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노르웨이 오슬로대학 사회인류학 교수 엘리자베스 쇼버가 쓴 <동맹의 풍경>(강경아 옮김...
찬란하고도 잔인한 4월에 부치는 편지제1458호 오랫동안 우리는 3월부터 봄이 시작된다고 습득해왔지만 실상 체감되는 봄은 늘 4월부터이지 않았을까. 꽃샘추위가 사라지는 달, 겨울 외투를 세탁소에 맡기고 솜이불을 가벼운 이불로 바꾸는 달, 나무의 움트는 연둣빛과 피어나는 꽃을 보며 감탄하는 달, 작물의 모종을 심는 달이 모두 4월에 해당하니 말이다. ...
시민과 언론은 민주주의 가꾸는 파트너제1458호 대한민국에는 전 국민이 전문가이고 해설가인 분야가 두 군데 있다고 하는데, 바로 축구와 정치입니다. 입 가진 사람은 누구나 한마디씩 던지니 축구선수와 정치인은 늘 ‘욕받이’ 신세입니다. 온 국민이 경쟁자인 직업 해설가와 평론가도 피곤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범국민 전문 영역’에 언론이 추가됐습니다. 소…
설악산 케이블카가 듣지 않은 목소리들제1458호 ‘자연공원 기본계획’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정부가 10년에 한 번씩 세우는 계획인데, 이걸 보면 그간 국립공원을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2003~2012년 1차 계획 때는 보전 개념이 ‘소극적 보호 및 규제’였지만 2013~2022년 2차 계획에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