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추어리 사는 소들은 바나나 먹으며 오후를 즐긴다제1460호 “아이고, 얘네 건초를 또 바닥에 떨어뜨려놨네. 아까워라….”햇볕이 뜨거웠던 2023년 4월14일 낮, 수레를 밀고 소 보금자리에 들어선 추현욱(40)씨가 소리쳤다. ‘소 돌보미’ 현욱씨 눈에는 소들이 바닥에 떨어뜨린 건초와 똥덩이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반면 딸 가야(5)는 소들이 무얼 하는...
그래, 반려동물은 내가 즐겁자고 태어난 게 아니야제1460호 아미는 흰 털이 부드러운, 까맣고 동그란 눈을 가진 작고 예쁜 강아지였다. 아미를 처음 만난 곳은 예전에 근무했던 동물병원이다. 보호자는 개인 사정으로 아미를 키우기 어려워했고, 좋은 입양처를 찾아달라며 아미를 병원에 두고 갔다. 보호자가 아미를 병원에 두고 간 날, 입원장 안에 엎드려 조용히 동그란 눈만...
조막손 산재 상담부장, 산재로 숨지다…그 이름 남현섭제1460호 달력에 새겨지지 않은 기념일이 있다. 4월28일,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International Workers’ Memorial Day). 전세계 각국에는 노동조합의 연맹조직이 있고, 이 연맹들이 모인 국제조직이 있다(유엔처럼). 199...
타임머신 있어야 가능한 정부의 ‘물관리 대책’제1460호 아직 끝났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남부지방 가뭄은 큰 고비를 넘긴 것 같다. 최근에 내린 비가 해갈에 큰 도움이 됐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 물관리 담당 부처와 기관들의 총력 대응이 가뭄 극복에 큰 역할을 했다. 그중에서도 광주광역시와 시민들의 선제 대응이 주효했다. 2022년 파키스탄에서는 국토의 3분의...
텃밭에 튤립을 키우며…‘상추 지옥’ 자리에 심은 꽃제1460호 주말농장이 개장하고 나면 약속이라도 한 듯 모든 밭에 상추가 가지런히 심긴다. 적상추, 청상추, 오크상추, 로메인, 적겨자…. 국내 종묘사에서 유통하는 씨앗으로 모종을 낸 쌈상추들이다. 봄에 맛보는 노지상추는 부드러운 식감에 고소하고 짭조름한 다채로운 상추 본연의 맛을 느끼게 해 마트에서 파는 상추와는 ...
쑥스러운 토스트…소풍 가기 좋은 봄날의 도시락제1460호 실내에서만 사는 식물도 계절 변화를 안다. 비슷한 온도를 유지하는 실내에서 겨울 내내 멈춰 있던 식물이 창밖의 봄을 보기라도 한 듯 부지런히 싹을 피운다. 아스파라거스는 내 키를 넘어섰고 테이블야자의 새로운 잎은 초록 날개처럼 대칭으로 펼쳐진다. 고요한 식물의 성장에서 동물 못지않은 역동적인 생명력을 ...
맑은 날씨를 몰고 다닌 ‘날씨 요정’ 사람 웃음을 몰고 다닌 ‘늦둥이’제1458호 ‘내가 여행하는 동안 한국에 있는 사람들도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2018년 여행을 떠나기 전 쓴 일기장에서)2023년 4월1일 오후 경기 고양의 한 봉안당에서 최다빈씨를 기억하기 위해 모인 가족을 만났다. 부모님, 8살 터울 오빠·5살 터울 언니는 매주 이곳을 찾고 있다. 이곳을 찾을 때마다 ...
들락날락해본 경험제1459호 미국발 자기계발서에 홀로 심취해 있던 중학생 시절, <성공하는 10대들의 7가지 습관>(김영사)을 유난히 좋아했다. 용돈을 모아 꽤 비싼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기도 했다(난 계획을 지키기보다 세우는 걸 즐기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저자인 숀 코비가 내가 사는 전남 나주의 인근 도시에서...
씨앗 수집 시작! ‘씨갑시’ 할머니 할아버지 찾아요제1459호 2020년 경기도 고양시 우보농장에서 ‘청년귀농 자급·자립 플랫폼’이란 주제로 교육받을 때였다. 하루는 ‘토종 씨앗’을 주제로 변현단 토종씨드림 대표의 강연이 있었다. 그는 토종 씨앗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토종 씨앗을 지키는 일은 순환의 체계를 다시 만드는 일이다”라고 했다. 한동안 이 말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카공족, 그나마 카페에서 존엄을 유지한다제1459호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 가장 흔하게 주고받는 선물은 ‘스타벅스 커피 기프티콘’이 됐다. 카페 음료는 미국 도시사회학자 레이 올든버그가 ‘사회적 성수’라고 일컬었듯, 목을 축이는 용도를 넘어 만남과 대화의 촉매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카페는 사교공간을 넘어 휴식처, 놀이터, 숙박, 여행지, 사무실, 공연장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