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동물들의 안식처, 생추어리를 가다제1460호 2022년 한국인의 육류(소·돼지·닭) 소비량이 처음으로 쌀 소비량을 넘어섰다. 1인당 육류 소비량은 58㎏, 쌀은 56㎏이다. 대량소비를 하려면 대량생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공장식 축산 시스템은 어미에게 끊임없이 임신과 출산을 반복시키고, 새끼들은 비좁은 비육장에서 밀집 사육된다. 좁은 ...
당신은 누구신가요 [만리재에서]제1460호 번개를 쳤습니다. 독자 두 명과 기자 세 명이 막걸리집에서 마주 앉았습니다. <한겨레21>은 독자 오픈채팅방과 독자편집위원회(독편위), 두 개의 단체대화방을 운영합니다. 포털에 기사가 걸리는데, 완장 떼고 공급되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는 ‘우리 독자’라는 정체성을 찾기 힘듭니다. ...
돼지 릴리를 쓰다듬자 배를 보이며 누웠다…생추어리의 다른 삶제1460호 한쪽 몸을 서로에게 꼭 붙인 채 나란히 엎드려 있던 미니돼지 릴리와 자스민이 느긋하게 몸을 일으켰다. 사람 기척을 느끼고 일어난 것이다. 유지우·최인수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가 챙겨온 당근과 고구마를 칼로 조각내 동그란 구멍이 뚫린 어구 안에 넣는 사이, 릴리와 자스민이 코를 씰룩이며 울타리까지 바짝 다가...
영원한 경제성장? 이미 하고 싶어도 힘들다제1460호 ‘탈성장’이란 말을 처음 들은 건 2020년쯤으로 기억합니다. 먼 유럽에서 일군의 학자와 운동가가 ‘이제 우리 성장을 멈추자’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는데, 신선하지만 한국에선 씨알도 안 먹힐 얘기라 생각해 흘려들었습니다. 이번에 기사를 쓰면서 보니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가 한창이던 그해 5월, 60여 개국...
윤 대통령이 불러낸 ‘4대강 보 활용’의 망령제1460호 “그간 방치된 4대강 보를 최대한 활용하고, 노후 관로 정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지역 주민과 산단에 물 공급이 끊기지 않도록 하라. 환경부와 관계 부처에 지역 간 댐과 하천의 물길을 연결해 시급한 지역에 우선 공급하라.”(2023년 3월31일 전남 순천 주암조절지댐에서 윤석열 대통...
엠폭스, 혐오·낙인은 방역에 방해가 된다 [뉴스큐레이터]제1460호 국내 감염으로 추정되는 엠폭스(MPOX·옛 원숭이두창) 환자가 늘면서, 불안을 틈탄 ‘혐오마케팅’도 기승을 부린다.질병관리청은 2023년 4월20일 엠폭스 환자가 2명 발생했으며, 이들 모두 잠복기인 최근 3주 안에 국외에 다녀온 적이 없다고 밝혔다. 첫 국내 감염 추정 환자가 발생한 4월7일부...
추앙과 지탄 사이, 장애운동가들의 거대한 질문제1460호 그들은 서지 않는 열차를 멈춰 세우고 한국 사회를 움직였다. “한 명의 장애인이 이동하기 위해선 이 사회가 통째로 이동해야 한다는 걸, 우리는 뼈가 저리게 잘 알고 있었다.” <전사들의 노래>(홍은전 지음·훗한나 그림·비마이너 기획, 오월의봄)는 장애해방운동에 말 그대로 몸을 던진 운동가 ...
세계 최초의 완전 탈원전, 독일이 해냈다 [뉴스 큐레이터]제1460호 2023년 4월15일 독일이 마지막 남은 3개의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했다. 12년 걸린, 세계 최초의 ‘탈원전’이다.1969년 첫 상업가동 이래 독일엔 36개 원전이 있었다. 총 전력 생산의 31.6%를 차지했다. 독일의 탈원전 기조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야기...
“대통령이 이 숲 와봤다면 공항 짓겠다 했겠습니까”제1460호 동쪽 멀리 대한해협 난바다가 시야에 꽉 찼다. 산등성이 따라 남북으로 국수봉(해발 264m)까지 소사나무 수천 그루가 덩실덩실 숲바다를 이뤘다. 2023년 4월13일 오전 11시 부산 가덕도 외양포마을에서 동남쪽으로 한 시간 산길을 타고 가덕도 최남단 봉우리 남산봉(해발 188m)에 ...
뜬장서 살아 나올 수 없었던 사육곰, 미국에서야 땅을 밟았다제1460호 컨테이너의 문이 열리자 바닥에 코를 대고 한 걸음씩 걸어왔다. 한 발짝만 더 나가면 땅인데, 거기서 발을 더 뻗지 못했다. 얼굴이 먼저 밖으로 쑤욱 나왔다. 킁킁, 킁킁킁. 냄새를 맡더니 다시 컨테이너 안쪽 깊숙한 곳으로 들어간다. 평생을 공중에 뜬 철창 안에서만 살아온 사육곰 ‘찰리’에게 온전한 땅은 미지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