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뚝딱 당신의 손은 훌륭하다제1033호몸으로 일한다. 손으로 만든다. 쓸모가 있다. 밥벌이도 된다. 누구나 그런 사람을 꿈꾼다. 쓸모 있는 물건을 만들어 쓸모 있는 존재란 사실을 확인받길 원한다. 그러나 현실은, ‘여기 어디? 나는 누구?’. 취업이 어려운 청년들, 회사를 떠나면 존재감 제로인 사람으로 자신을 느끼는 직장인, 앞날이 창창한 은퇴...
최소의 집, 다빈치의 집제1033호“친환경 구들 벽난로예요.” 목수 아내 김소연씨가 짓고 있는 집을 보여주며 꺼낸 일성은 벽난로 소개였다. 목수가 필요한 기술을 그때그때 익혀 짓고 있는 집은 최소한의 에너지와 최소한의 공간을 사용하는 ‘최소의 집’이다. 면적은 49.58m²(15평)다. 세 식구가 함께 자는 침실 ...
10년 뒤 20년 뒤까지 천천히제1033호“위이이잉.” 지난 10월14일, 경기도 성남시 ‘유니크 마이스터’에서 주갑승(32)씨가 목재를 드럼샌딩 기계에 넣고 두께를 고르게 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네 개의 나무 막대기는 이제 곧 탁자의 다리가 된다. 주씨의 머릿속은 요즘 만들고 싶은 가구에 대한 고민과 가구에 자신을 어떻게 담아낼지 등으로 ...
여기 ‘로컬 목공’ 있소이다제1033호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금리. 자동차로 10분 거리엔 너른 개펄을 품은 서해 바다가 있고, 소나무 숲이 아늑하게 에워싼 마을. 그곳에 ‘나무작업실 숲’이 있다. 목수 이중희(38)씨가 나무를 다루고 가구를 만드는 곳이다. 10월7일, ‘나무작업실 숲’ 옆엔 이중희씨 가족이 살 집을 짓는 일이 한창이다...
잔인했던 말 “복귀하여 조금만 참으라”제1033호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변론하면서 자연스럽게 군인의 인권 문제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 때문에 가끔 상담을 해오는 병사들이 있었다. 수년 전, 이른 새벽에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군부대를 이탈한 병사가 있고 변호사와의 상담이 시급하다며 당장 달려와달라는 요청이었다. “상담이 시급하다, 당장 ...
‘사실혼’도 쉬운 게 아닙디다제1033호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채 공동생활을 하는 남녀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이미 1970년대부터 일어났던 현상이다. 서구 사회에 비해 우리는 혼인 밖 동거 관계를 제도적으로 인정하려는 고민이 미흡한 상황이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은 “신혼 초기에 일단 살아본 뒤 어느 정도 확신이 섰을 때 ...
‘진짜 진짜’ 가족의 탄생제1033호“가족 의미는 아시죠? 아빠, 엄마와 아이!” 보건복지부 공무원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가족에 대해 가르친다.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선>(2012) 속 장면이다. 지민과 철은 동거 중이다. 임신을 했지만, 고심 끝에 비혼 상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러한 결심은 오래...
“정의가 행해지기 위해 또한 보여져야 한다”제1033호‘등록된 동반자’(registered civil partner ship). 독일 연방헌법재판소 홈페이지에 게재된 주자네 베어(50) 재판관의 이력에는 이런 말이 쓰여 있다. 동료 재판관의 소개에서 볼 수 있는 ‘기혼’(married)이라는 설명 ...
연애 말고, 결혼 말고, 동반자!제1033호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창에 ‘진선미’를 입력했다. 사진을 포함해 출생·가족·소속 등 이력이 나온다. 특이한 건 가족 정보다. 14년 동안 연애하고 16년 동안 함께 살아온 배우자 이름 대신, 오빠 이름이 쓰여 있다. 지난 1998년 ‘오래된 남자친구’와 결혼했지만 지금까지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다. ...
저마다 상주의 마음으로제1033호“수의 대신 운동복을 입혔고 발에는 축구화를 신게 했어요. 축구공도 하나 넣고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8반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56)씨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세월호 3년상을 치르는 광주시민상주모임’이 10월13일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 용봉문화관에서 연 ‘진실마중’ 두 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