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길제1300호어떤 이들은 불 보듯 뻔한 고통을 무릅쓰고 성 정체성(identity)을 찾아간다. 이들은 이미 정립이 끝난 사회상(像)에 자신을 대입하려고 무던히 애써왔지만 ‘들어맞지 않음’에 수없이 좌절한 이력이 있다. 어찌해도 맞는 척하는 역할에 한계가 오면, 본연의 자신을 드러내기로 결정한다. 존재하니까 보일 수밖에 ...
위험한 약속들제1300호엊그제 집 근처 네거리를 지나다 펼침막에 시선이 꽂혔다. “20세 이상 1인당 월 150만원씩 국민배당금 지급”. 나도 스무 살 넘는 ‘국민’이니 자격이 있겠네. 씩 웃음이 나오면서 머릿속으로 계산해본다. 1년이면 얼마지? 몇 번 사보지도 않았고 500원짜리 한 번 당첨된 적도 없지만 1등 당첨 상상은 수없...
오렌지 갑질?제1300호선거철만 되면 흘러나오는 유행가가 있다. ‘색깔론’이다. 물론 같은 노래를 계속 들으면 물린다. 최근 선거에서 ‘북풍 색깔론’은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색깔론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나 싶더니 이번 4·15 총선을 앞두고 새로운 색깔론이 불어온다. 바로 ‘당색’(당 상징 색깔) 논쟁이다. 논쟁...
이상한 부동산 나라를 파헤쳐주세요제1299호“아파트 투기세력 때문에 고통받는 이웃이 너무 많아요. <한겨레21>이 꼭 다뤄주세요!” 2월6일 저녁 7시께, 30분 넘게 통화했던 정기 후원자 이아무개(53·여)씨가 전화를 끊은 지 한 시간도 안 돼 기자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에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었답니다. ...
학생 찬스 대신 인터넷 찬스제1299호“올해 설 퀴즈큰잔치 문제 풀고 있어요.” 독자 박보애(43)씨는 난도가 낮아진 퀴즈큰잔치 문제를 푸는 재미가 있단다. 중학교 도서관 사서인 그는 지난해 도서부 학생 40명과 한가위 퀴즈를 풀었다. 치킨상품권 2장을 선물로 받았다. “학생들과 같이 먹어야 하는데 치킨 두 마리만으로 부족해서 분식를 더 시켰어요....
평범한 비극제1299호2019년 봄, 노동건강연대의 박혜영 노무사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박 노무사는 이 바닥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산업재해 전문 활동가’입니다. 그런 그가 한번 보자고 하기에 서울 동작구의 한 카페로 갔더니, 웬일인지 발목에 석고붕대를 하고 나타났습니다. “출장 갔다가 다쳤어요. 이거 산재잖아....
뉴스룸에서제1299호“광주 독자모임 잡아봐야 되나요? 여그(여기) 독편에만 3명인데….” 1월 말, ‘3기 독편3.0’의 단체대화방에서 광주광역시에 사는 한 독자가 운을 띄웁니다. “ㅇㅋ.” 이윽고 다른 독자가 화답합니다. 그렇게 2월 초 ‘독편 광주 모임’이 만들어졌습니다. 첫 독편 지역 모임입니다. 광주 독자 모임...
모호한 경계제1299호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음악원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음악 교육기관 중 하나다. 1585년 로마에 설립된 이곳은 성악가 조수미씨가 나온 학교로 우리에게도 낯익다. 얼마 전 이 학교는 교직원들에게 중국, 한국, 일본 등지에서 온 학생 81명의 수업 참여를 금지하라는 전자우편을 보냈다. 2년 동안...
후원제 첫돌 잔치에 모십니다제1299호후원제가 첫돌을 맞았습니다. 2019년 3월 <한겨레21>이 기존 구독제를 넘어 후원제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제1254호 표지 ‘한겨레21 후원제를 시작합니다’ 보도 직후 일주일도 안 돼 후원자가 100명을 넘었습니다. 이후 한 해 동안 많은 후원이 이어졌습...
응원하는 언론에 후원은 당연하죠제1298호이번엔 좀 독특한 후원자를 소개합니다. 노동단체 ‘반올림’에서 활동하며 삼성 직업병 사건에서 피해자를 대리해 노동안전보건 판례·정책에 진전을 만들었던 임자운(40·법률사무소 지담·사진) 변호사입니다. <한겨레21> 기사에 ‘취재원’으로 자주 등장했던 임 독자님은 2019년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