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보는 풍경제732호 “벼가 노랗게 익었네요.” “황금 들판이란 말이죠?” “하늘이 매우 파랗네요.” “감까지 잘 익었다니 정말 예쁘겠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설명하는 자원봉사자들과 궁금함을 참지 못해 연방 질문을 던지는 시각장애인들의 목소리는 김명균 문화유산해설사가 설명을 시작하자 곧 멈췄다. “이곳 ...
전쟁은 그만, 이렇게 웃자제731호 얼굴을 마주한다. 환하게 번지는 웃음이 아니어도 좋다. 그저 서로를 보듬어 안는다. 그것으로 족하다. 이보다 더 서로를 잘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세월은 흘렀지만, 아픔은 그대로다. 감내해야 했던 질곡의 시간, 서로를 껴안는 순간 그 아픔은 흐르는 강물에 맡길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났다. 작지만 평화...
이건희의 미소제731호 이건희(66) 전 삼성그룹 회장이 10월10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다소 긴장한 표정의 이 전 회장을 향해 수십 대의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그는 10여 년 전 아들 재용씨에게 60억여원을 ...
앞으로 가려면 몸을 낮춰야지제730호 지난 9월30일, 전북 완주군 상관면 원룡암에서 ‘오체투지’의 하루를 또 시작한 순례단이 완주군 죽림온천에서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평소와 달리 세 성직자가 함께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전종훈 신부가 동참하게 된 것. 지난 8월 말 전 신부가 이례적으로 안식년 발령을 받은 뒤 촛불집회 시국미사 등을 주…
온몸으로 반대제730호고교 시절 학내 종교자유 투쟁을 벌였고, 최근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와 군대 폐지를 주장해온 대학생 강의석(22)씨. 서울대 법대 입학 뒤 택시운전을 하고 호스트바에서 일하는 등 특이한 이력으로 주목을 끌었던 그가 또 한 번 ‘사고’를 쳤다. 10월1일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서 벌어진 국군의 날 시가행진에 실오라기 ...
시간을 달리는 장인제729호팔에 차는 것 자체가 자랑이던 시계는 이제 입학 선물 순위 안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시계산업이 사양길이면 시계를 수리하는 일 또한 마찬가지일 텐데, 이 일을 40여 년 동안, 그것도 대를 이어서 하는 사람이 있다. 시계수리의 명장 이희영(53)씨와 그의 아들 둘이 그들이다. 둘째며느리도 같은...
이 업소는 성매매를 하지 않습니다제729호“불법을 용납해서는 안 되지만 무차별적인 단속으로 인한 민생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직폭력 등 민생사범 단속에 주력하라.” 9월24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경찰의 성매매 업소 및 사행성 게임업장 집중 단속을 향해 던졌다는 이 말의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당장 서울...
결혼 응원제728호9월19일 오후 전북 전주시 우석대학교 체육관. 전북교육청이 마련한 ‘2008년 다문화 가족 어울림 한마당’이 한창이다. 오랜 만에 함께 모인 다문화 가정 식구들의 얼굴마다 웃음 꽃이 활짝 폈다. 칙칙폭폭~, 칙칙폭폭. 기차릴레이 경기에 출전한 부인이 신명을 낸다. 응원을 위해 경기...
오현리를 덮친 어둠제727호 지난 8월31일 경기 파주시 법원읍 오현리를 찾았다. 집집마다 노란색 천에 빨간 글씨로 ‘훈련장 반대’가 쓰인 깃발이 나부끼고 ‘주민 죽이는 훈련장 확장계획 즉각 중단하라’ ‘두 여중생 죽인 무건리 훈련장 확장이 웬 말이냐’ 등의 펼침막도 눈에 들어온다. 무건리 훈련장은 경기 파주시 법원읍 무건리·직천리·오…
도시에 밀려온 가을제726호 출근길 골목에서, 점심시간 가로수에서 발견한 도심의 가을빛 풍경 ▣ 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산은 물을 건너지 않고 물은 산을 넘지 않는다고, 자연의 흐름은 변함이 없다. 시인은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