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까지도 투병이었네제1391호 오늘은 해가 뜨기도 전에 집을 나서서 학교에 갔다. 글쎄, 아픈 다음부터는 모든 카운트가 리셋되는 것 같다. 아프고 나서 그러긴 처음이니까, 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아프고 나서 처음으로 학교에 아침 7시30분에 도착했다. 학교에 도착할 즈음에는 해가 떠 있었다. 이제 학교에 해가 뜨기도 전에 ...
할머니 촬영감독 그 꿈을 키울 곳제1391호 소녀시대, 샤이니, 트와이스, 투피엠(2PM), 엔시티(NCT), 세븐틴, 갓세븐 등 케이팝을 이끄는 수많은 그룹의 1500편에 이르는 뮤직비디오. 조용필, 이문세, 지드레곤, 지오디(god) 등 가수들의 콘서트. 이 모든 현장에 함께한 원순애(46) 촬영감독은 2000년 ...
처음 가져보는 4평 집,작고 소듕해제1391호 밭에 농막을 설치했다. 펜션에 달방을 얻어 지내보니 돈도 돈이지만, 밭에 갈 때마다 짐을 챙겨 왔다 갔다 하는 게 여간 성가신 게 아니고, 한번 가서 몇 시간밖에 일하지 못하니 능률이 오르지 않았다. 농막을 놓으면 월세도 아끼고, 아침에 눈뜨면 밭일하고 해가 나면 쉬다가 느지막이 다시 일해도 되니 좋을 ...
다음 절도는 ‘인간의 특별함’제1390호 새벽이는 한국에서 두 번째로 취향이 잘 알려진 돼지다. 아마 첫 번째는 영화 <옥자>의 옥자가 아닐지. 옥자가 심심산골을 구르고 다니며 미자와 놀듯이, 새벽이는 진흙 목욕을 즐기고 수박 속을 순식간에 비우며 고구마보다는 감자를 좋아한다. 새벽이가 이렇게 먹을 수 있는 것은 태어날 때 잘렸던 송곳...
고춧대의 탈출구는 어디에제1390호 멀리서 한 사내가 계속 지켜보는 듯했다. 그것만 빼면 별다를 것 없는 저녁이었다. 말려뒀던 고춧대를 태우고 있었다. 수확을 마친 고춧대는 애물단지다. 다 자란 고춧대는 작은 나무 같다. 뽑아내기엔 뿌리가 깊고, 흔들리고 쓰러지지 말라고 조조의 연환계(배를 묶어놓는 계책)처럼 줄로 고춧대들을 연결해놓다보니 ...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제1390호 시대가 만드는 재능이 있다. 개인이 미디어가 되는 요즘 시대에는 끼 많고 콘텐츠 기획력까지 갖춘 인재가 넘쳐난다. 유튜브, 틱톡 없던 때는 대체 어떻게 지냈나 싶다. 그 근간에는 관심받고 싶은 마음 ‘관종력'이 있다. 끼와 기획력이 마차라면, 마차를 끄는 말은 관종력이다. 마차가 크고 튼튼한 게 ...
실존 인물을 그린다는 것제1390호 실존 인물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잇따라 개봉해 극장가를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전국노래자랑>의 송해부터 야구계 전설 최동원 선수, 이름조차 낯선 80대 노점상 여성 김종분씨까지. 그들의 삶엔 어떤 이야기가 있었던 걸까. 황해도에서 성악을 공부한 송해는 혈혈단신...
자폐증 원인은 ‘냉장고 엄마’일까제1390호 지금도 떠올리는 즉시 입가에 ‘엄마 미소’가 고이는 순간이 있습니다. 첫아이가 아직 젖먹이이던 시절, 제 품에 안겨 배불리 먹고는 세상 만족스러운 얼굴로 제 얼굴을 보며 배시시 웃던 순간입니다. 사람 얼굴 주변으로 광채가 나고 꽃이 피어나는 컴퓨터그래픽(CG)을 현실에서 그렇게 마주하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
‘오징어 게임’만 보기엔 OTT가 너무 많아제1390호 2021년 11월1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이 11월 3주차 전체 티브이(TV, 비영어) 부문 가장 많이 본 콘텐츠 1위에 올랐다. <지옥>은 공개 이후 단 3일 만에 시청 4348만 시간을 기록했다. &l...
이 노래 들으니 물고 있던 츄파춥스가 말보로 레드로제1390호 내 음악 플레이리스트 대부분은 대중가요다. 문화에 대해 쓰는 사람으로서 스스로 취향이 없는 사람처럼 느껴져 부끄러운 구석이 있다. 그래도 몇 년 전부터 케이팝을 취향으로 밝히는 힙스터들이 나타났다. 디제이(DJ) 요일바가 엔시티(NCT)를 영업하거나, 소설가 박상영이 트와이스에 대한 덕심을 열렬히 표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