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요놈의 주둥이를…제1005호있는 집 자식으로 유명했던 대학 동기 A. 진짜! 프라다 가방을 메고 다니면서도, 2천원짜리 학생식당 밥을 얻어먹던 녀석. 방학 동안 유럽 여행을 하고 온 탓에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다며 식권을 가져가던 녀석. 모임 회비로 자장면 시켜먹을 때, 볶음밥 시켜먹던 녀석. 얄미운 마음이 스멀스멀 ...
악마와 성인 너머의 ‘사람’제1005호적어도 1960년대까지 서구 좌파 지식인 사회에서 트로츠키는 기회주의자 또는 반동주의자의 다른 이름이었다. 기꺼이 스탈린주의자를 자처하며 코민테른의 지도를 당연하게 여겼던 당시 인텔리들에게 트로츠키는 세계 공산주의운동의 ‘암덩어리’였다. 동갑내기 스탈린과의 권력투쟁에서 패배한 뒤, 먼 멕시코 땅에서 스탈…
판결만으로는 풀기 힘든 문제 여실제1005호“여긴 마치 ‘수챗구멍’ 같아.” 이른바 ‘법조’ 출입을 하던 한 기자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어떤 사건이 언론의 문제제기로 대중의 관심 사안으로 떠오른다. 사법부의 영역으로 들어간 사건은 필연적으로 법원의 판결이라는 종착지로 흘러간다. 이 사회에서 일어난 온갖 일들이 이리저리 흐르고 흐르다 결국 법원…
‘형상기억잉크’의 혁명제1005호2164년에는 책의 운명이 어떻게 변할까? 그때까지 책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말이다. 문득 이것이 몹시 궁금해진 나는 이란 소설을 한번 구상해봤다. 1964년 가난한 국문학도 김활자는 시간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2164년의 서울에 불시착한다. 그녀의 가방엔 그해 초판이 나온 정비석의 <여인백경...
강단 인문학은 정말 죽었는가제1005호최근의 ‘강신주 현상’은 강신주에게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다. 그가 기획 스타라는 뜻이 아니다. 강신주만 한 철학자가 여럿이라는 뜻도 아니다. 사회적 맥락에서 보면 강신주 현상은 ‘강신주적인’ 현상이다. 고유명사의 현상이 아니라 형용사의 현상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인문학의 지형과 배치, 생산과 소비의 뚜렷한…
누가 이들을 폭력의 주체로 만들었나제1005호자장커 감독의 <천주정>은 칸영화제 각본상을 받고 황금종려상 후보에 올랐다. 중국에서는 칸영화제에 출품되기 전 상영 허가를 받았다가 나라 밖에서 호평이 이어지자 상영이 금지되었다. 영화제 수상 뉴스에서도 영화 제목이 <…>으로 처리되었다고 한다. 아니 왜? 중국 ...
요즘 최강 ‘케미’ 커플 누구?제1005호기묘한 연대의 두 여자 KBS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의 소심(윤여정)과 영춘(최화정)은 참 희한한 커플이다. 한 집안에 사는 처첩이라는 설정은 ‘막장’스러운데 거기에서 ‘난봉꾼 남편’이 빠지자 기묘한 연대가 형성됐다. 사이좋게 족발집을 운영해 집안을 먹여살리고 사고뭉치인 식구들을 뒷바라지...
시대착오적? 버스커버스커를 보라제1005호최근 <허핑턴포스트코리아>의 론칭에 참여했다. 전통적 뉴스 미디어의 대안으로 떠오르며 빠르게 영향력을 넓혀가는 글로벌 온라인 뉴스 미디어의 한국판이 시작되는 것이었다. 나와 동료들은 광고를 조금은 시대착오적으로 만들고 싶었다. 우리는 첨단적인 방식보다는 고전적인 인쇄광고처럼 점잖게 말하는 방식을 ...
당신과 통화할 때 나는 찢기고 병든다제1005호【추노】 [명사] 은어. 힘들고 부당한 일을 못 견딘 알바가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행위. 원뜻은 도망간 노비를 뒤쫓아 붙잡아 오는 일을 말한다. 【스페어】 [명사] 미용실에서 하루이틀 초단기 알바로 일하는 미용보조원. 별도 인력 채용 없이 스페어를 고용해 바쁜 일손을 해결하는 미용...
이렇게 웃기면 앙~돼요, 돼요, 돼요제1005호토요일의 남자와 일요일의 여자가 있다. 일요일의 영희씨와 토요일의 민교씨는 요즘 눈에 띄는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이다. 웃기기에 그리 완벽한 외모는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캐릭터에 몰입하는 순간, 보는 사람도 캐릭터에 빨려들고 만다. 서서히 쌓은 내공으로 은근한 주목을 받는 영희씨와 민교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