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생은 무겁고 의미가 있다제1229호일본계 남미인 루이스는 어릴 때 부모를 따라 일본으로 이주했다. ‘리먼 쇼크’를 겪은 일본은 가난한 나라의 이민자들을 비행기표를 주면서 내쫓으려 했다. 커서 이른바 명문대 법학부를 나왔으나 정규직 취업에 실패한 루이스는 파트타임 노동자가 됐다. 그리고 다시 한번 외국인 노동자를 대하는 냉정한 일본 사회의 밑…
‘나는 홍범도 장군’의 아내, 독립투사로 남다제1229호 한국 주둔 일본군 북청수비구 사령관 야마모토 대좌는 새로운 결정을 내렸다. ‘폭도’들의 귀순 공작을 강화하기로 했다. 솔직히 말해 군사작전만으로는 그들을 진압하기 어려웠다. ‘폭도’들이 사냥꾼이었기 때문이다. 개마고원의 넓고 험준한 산악지대를 제집 안마당처럼 휘젓고 다니던 이들이었다. 사냥꾼 출신 한국인 의…
마흔에 보았네 스물에 보지 못한 그 꽃제1229호 아주 오랜만에 <빌리 엘리어트>를 다시 보며 처음 그 영화를 봤던 때보다 더 깊고 시린 감동을 느꼈다. 처음 <빌리 엘리어트>를 봤을 때 나는 온전히 빌리에게 몰입했다. 혹시 내 꿈을 이룰 수 없을까 노심초사하는 가난한 10대 소년 빌리를 위한, 빌리에 ...
같은 ‘동물’끼리 그러깁니까제1229호 인간에게는 세계를 둘로 나누려는 참을 수 없는 욕망이 있다. 우리와 타자, 남성과 여성, 선과 악, 갑과 을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이분법은 세계를 이해하는 데 좋은 도구가 되지만, 하늘의 별만큼이나 펼쳐진 개개의 다양성과 이들이 맺어가는 복잡한 권력 작동과 그 이면을 지나치게 한다. 동물을 ...
사라진 저승과 이승의 경계 유재하가 살아났다제1229호 “신인 가수 유재하씨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유재하씨 이름 석 자가 아직 청취자 여러분들한테 그렇게 익숙한 이름은 물론 아니고요. 그리고 방송에서도 노래만 가끔 들었을 뿐인데 오늘 이렇게 모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지금 좀 긴장된 상태인데요.” “유재하씨는 작사·작곡가로…
남의 집에서 취향을 공유합니다제1229호 ‘남의 집’ 초인종을 눌렀다. 9월1일 토요일 오후 5시, 경기도 성남의 한 아파트. 채자영씨 집에서 ‘남의 집 슬램덩크’ 모임이 열렸다. ‘남의 집 슬램덩크’는 집 거실에서 주인장의 취향을 공유하는 ‘남의 집 프로젝트’의 60번째 모임이다. 그동안 ‘남의 집 영화관’ ‘남의 집 비스트로’ ‘남의 집 코워...
<이명현의 과학책방> 외 신간 안내제1228호이명현의 과학책방 이명현 지음, 사월의책 펴냄, 1만7천원 지난 5월 ‘과학 동지’들과 함께 서울 삼청동에 과학책방 ‘갈다’를 연 천문학자 이명현이 책으로 ‘과학책방’을 열었다. 우주·달력·날씨·진화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드는 50권의 과학책에 전문가의 지식, 문학적 서정성, 내밀한 ...
여성들을 거리로 불러낸 폭력의 실상 제1228호'하이 용돈만남 가능?’의 줄임말을 제목에 붙인 소설 <하용가>(정미경 지음, 이프북스 펴냄)는 16년 동안 사용자 100만 명을 거느리며 남성들의 성폭력을 부추긴 ‘소라넷’을 고발한 다큐소설이다. 다른 남자와 사귀는 여자친구를 ‘징벌’하기 위해 술을 잔뜩 먹여 인사불성을 만든...
처음인데 어떻게 잘해 제1228호 아이가 여섯 살 때였나. 집 가까운 지하철역을 지나다 문득 “엄마는 이렇게 회사가 가까웠는데 왜 그렇게 만날 늦게 왔어?” 하고 물었다. 뭔 소리인가 했는데 아이는 그때까지 지하철역 내려가는 계단(아이 표현으로는 컴컴한 구멍)을 엄마 회사 입구로 알고 있었다. 말은 곧잘 해도 천지 분간은 잘 안 될 때였으니...
참으로 불편한 ‘아는 남편’제1228호 <아는 와이프>(tvN)는 힘든 결혼생활로 ‘괴물이 된 아내’에게 환멸을 느끼던 남자가 과거를 바꿈으로써 다른 삶을 맞는 ‘타임워프’(시간의 흐름을 과거나 미래로 옮기는 현상)물이다. 남자는 바뀐 삶을 통해 잊고 살았던 아내의 매력과 미처 몰랐던 아내의 고충을 알게 된다. 그러곤 아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