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필은 쌍쌍메들리어라제1295호쌍쌍메들리. 2019년의 마지막 밤을 이런 데서 보낼 줄은 몰랐다. 거긴 포털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곳이었다. 그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모래내시장 안에 있다는 정도만 알 뿐이었다. 사연은 지난 초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밴드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이하 구남)가 새 음반을 냈다. 록·일렉트로...
평범한 게 그리울 땐 ‘빨강머리 앤’제1295호나는 노란색을 좋아하고,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하는 17살 사람이다. 뛰어노는 것보다는 집이나 카페처럼 따뜻한 곳에 앉아서(또는 누워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의 고즈넉함을 좋아한다. 책을 읽고 웹툰 보고 그림 그리는 취미가 있다. 더 많은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손 ...
우아하게 욕먹고 싶다제1295호지하철 환승역에서 퇴근길인 아이 친구 아빠를 만났다. 한동네 오래 살며 애들 어릴 때는 같이 밥도 먹고 놀러도 가던 사이다. 그는 최근 우리 동네 옆에 새로 들어서는 거대한 규모의 재개발 단지 얘기를 꺼냈다. 무순위 청약이라도 넣어보라고 했다. 거기서 살 것도 아니고 돈 쌓아놓고 사는 것도 아닌데 뭔 소리...
<폭력과 정의> 외 신간안내제1294호폭력과 정의 안경환·김성곤 지음, 비채 펴냄, 1만3800원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200만 부나 팔린 한국은 지금 정의를 놓고 갈등하고 있다. 서로 ‘정의의 편에 있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정의롭다’는 건 과연 무엇인가. 서울대 ...
참으로 흥미롭도다, 1930년대 여성들제1294호“정희는 참으로 용감한 여자라오. 꼭 연애하는 사람이 있어야만 부모가 함부로 정한 결혼에 반대하는 것일까요. 앞으로 나아가려는 열정과 용기가 눈앞의 안일에만 만족하는 당신들이나 나와 같은 무리들과는 레벨이 틀립니다.”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추진되는 결혼에 맞서 은밀하게 일본 유학을 도모한 정희는 결국 결혼…
2020년에는 ‘소사소난’할 수 있을까 제1294호2019년 6월5일 새벽 4시께, 한 남자가 자살했다. 향년 42살. 그는 중국 블록체인 데이터분석 플랫폼 BTE(比特易)의 창업자 후이이다. 모래성처럼 무너진 기업 신화 후이이는 중국 블록체인 업계의 선두 주자이자 촉망받는 젊은 기업인이었다. BTE는 미국 경제지 ...
젠더를 트랜스하라!제1294호2019년 9월 엠넷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퀸덤>에서 걸그룹 에이오에이(A.O.A.)는 통이 넓은 바지를 입고 <너나 해>를 불렀다. 무대 위로 보깅(1960년대 미국 뉴욕 할렘가 내 게이 커뮤니티에서 형성된 춤) 댄서를 불러냈다. 그들은 하이힐을...
캐리어제1294호여자는 아침에 쓰는 클렌징폼을 소개했다. 거울을 보며 화장을 하고 집을 나섰다. 잔잔한 음악이 흐르며 여자의 출근길이 빠르게 지나갔다. 사무실에서는 조용히 속삭이며 말했다. 아침에는 꼭 비타민을 먹어요. 여자는 비타민통을 화면에 가까이 보여주었다. 어떤 성분이 있는지, 효능은 무엇인지 꼼꼼하게 읽었다. 그러다…
제 이름을 잊지 않고 대답한 잎새 제1294호20여 년 전 경기도 성남 검단산 밑에 살던 때의 일입니다. 어느 여름 청계산 기도원에 갔다가 고양이 새끼 한 마리를 얻어가지고 왔습니다. 집에 오자 야옹야옹 울기 시작합니다. 조금 울다가 말겠지 했는데 밤낮 삼 일을 잠깐 조는 시간을 빼고는 웁니다. 너무 영악스럽게 울어서 좀 부드러우라고 잎새라는 이름을 ...
바나나 차차~ 다 같이 랄랄랄제1294호대략 난감이다. 어린이집 ‘해보내기’ 잔치가 열린 지난 12월13일, 춤 연습을 제대로 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2주 전, 같은 반 엄마 아빠들과 함께 해보내기 잔치에서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인기 주제곡 <바나나 차차>에 맞춰 춤을 추기로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