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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할 즈음, 조웅에게서 연락이 왔다. 2019년 12월31일 밤 쌍쌍메들리에서 송년파티를 한다는 것이었다. 구남을 비롯해 백현진, 김오키 새턴발라드, 까데호가 공연하고 디제이 타이거디스코가 디제잉을 한다고 했다. 2019년의 마지막 밤을 집에서 조용히 보내려던 나는 계획을 급변경했다. 이런 기회는 또 만나기 힘들 것 같았다. 2019년 마지막 퇴근을 하고 모래내시장으로 향했다. 닭발집 옆 어딘가, 사방이 거울인 희한한 곳 문제는 쌍쌍메들리의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는 것이었다. 횡단보도를 건너자마자 만난 골목으로 무작정 들어갔다. 문 닫은 떡볶이집을 지나니 불을 환히 밝힌 닭내장집이 나왔다. 철판에선 빨간 양념의 닭발이 익어가고 있었다. 소주 한잔의 유혹을 뿌리치고 나니 색이 바랜 쌍쌍메들리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동네 노래방 입구처럼 생긴 문에는 미러볼 아래 춤추는 남녀 한 쌍이 그려져 있었다. 문을 여니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왔다. 설레는 마음으로 계단을 조심조심 내려갔다. 말 그대로 별세상이었다. 휘황찬란한 불빛이 천장에서 은하수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벽에 붙은 거울은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을 무한히 확장해주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시공간이 왜곡된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 매슈 매코너헤이가 된 기분이었다. 주위를 찬찬히 둘러보니 테이블이 제법 많았다. 시골 다방에서나 볼 법한 작은 소파에는 궁서체로 ‘쌍쌍’이라고 쓰인 흰 천이 씌워져 있었다. 기둥에 붙은 메뉴판에는 삼겹두부김치, 과메기, 골뱅이, 인삼새우튀김, 생율인삼 등이 적혀 있었다. 한쪽 구석에는 맥주상자가 쌓여 있었다. 놀라운 건 테이블에 앉은 이들이 대부분 20대였다는 사실이다. 세상 ‘힙’한 이들이 어떻게 알고 왔는지 지도 애플리케이션에도 안 나오는 지하 카바레에서 맥주를 큰 병째 홀짝대고 있었다. 힙스터들은 패션도 남달랐다. 긴팔 티셔츠 위에 파랗고 노란 하와이안셔츠를 겹쳐 입은 이들이 있는가 하면, 1990년대 초반 옷깨나 입는다는 이들 사이에서 주름잡던 청바지 브랜드 ‘마리테 프랑수아 저버’ 로고가 커다랗게 박힌 티셔츠를 입은 이도 있었다. 스테이지에선 김오키 새턴발라드가 연주하고 있었다. 카바레에 어울릴 법한 달짝지근한 색소폰 소리가 울려퍼졌다. 하지만 김오키는 김오키였다. 드레드록(레게머리) 스타일에 비니를 눌러쓴 김오키는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피치를 올리더니 폭풍처럼 몰아치듯 색소폰을 불었다. 그에 맞춰 건반, 기타, 베이스, 드럼도 비등점으로 끓어올랐다. 영화 <라라랜드> 속 재즈 뮤지션들의 잼(즉흥) 연주가 부럽지 않았다. 그들에게 라이트하우스가 있다면, 우리에겐 쌍쌍메들리가 있었다. 놀다 지치면 시장 우동 한 그릇 중간에 배가 고파 잠깐 나왔다. 시장 골목에서 4천원짜리 우동을 사먹었다. 허름한 우동집 텔레비전에선 지상파 <가요대제전>이 방송되고 있었다. 춤추고 노래하는 아이돌 그룹들이 비현실적으로 반짝거렸다. 차라리 쌍쌍메들리가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쌍쌍메들리로 돌아오니 백현진이 노래하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니 저기 모서리가 있네/ 세 갈래 빛이 거기서 고요히 흐르네/ 그 빛을 따라 고개를 젖히니/ 창문 밖에 있는 태양이 보이네/ 그 태양 아래에는 바로 네가 서 있네/ 너로부터 오묘한 다정한 세 갈래 빛이/ 내 눈 속으로 머릿속으로 마음속으로/ 아주 깊숙이 스며서 머무네/ 머무네 머무네 온통 머무네” 백현진이 얼마 전 발표한 새 음반 《가볍고 수많은》의 수록곡 <빛>이었다. 슬프면서도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오묘한 노래에 사람들은 춤을 추고 있었다. 나도 그 안으로 스며들어 몸을 흔들었다. 천장에서 세 갈래가 아니라 천 갈래 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2020년 새해를 밝히는 빛이었다. 서정민 <한겨레> 기자 westmin@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