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다르리라, 순진한 믿음제1009호드라마에선 억울하게 딸을 잃은 일개(?) 형사도, 유력 대선 후보와 국내 최대 재벌가를 상대로 한 싸움에서 딸의 죽음에 관한 진실을 밝히고, 살인을 은폐한 자들을 처벌하게 만든다. 2012년 한 방송사에서 방영한 <추적자>라는 드라마의 내용이다. 사법 현실에서도 그와 같은 거대권력...
한국과 호주 운명의 갈림길제1007호세 식구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다행히 아들 레인보우(가명)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는데, 제대로 등록은 했는지, 언제까지 학교에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부부 모두 법적으로 한국에서는 일을 할 수 없는데, 어떻게 생계를 유지하는지도 걱정이다. 한국에 오자마자 레인보우를 낳았으니 한국에 온 지도 8년이나…
나비효과와 두 번의 실형제1005호<나비효과>라는 노래가 있다. ‘내일 일을 지금 알 수 있다면, 후회 없는 내가 될 수 있을까. 내가 지금 알고 있는 모든 걸. 널 보낸 그때도 알았었더라면.’ 돌이켜보면 삶은 우연 속 회한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영화보다 더 극적인 일들이 실제 일어나기도 하는데, 변호사는 의뢰인이 ...
스님, 1천원 돌려주세요제1002호문화재를 보려고 산에 간 것이 아닌데 왜 문화재 관람료를 내야 하나. 얼마 전 고등학교 친구가 지난해 가을 가족과 지리산에 간 이야기를 하며 투덜댄다. 극락 가긴 다 틀렸군 “아니, 왜 천은사 쪽에서 올라가면 문화재를 보지도 않는데 관람료를 받느냔 말이야. 우린 지리산에 가려는 거지 ...
벽장 속의 아이제1000호작은 시골 읍이 고향인 나는 중학교 때부터 도시로 유학을 와서 학교를 다녔고, 주말이면 시골집에 내려가곤 했다. 고향집과 이웃집들은 같은 담벼락을 사이에 두고 촘촘히 붙어 있어, 낮은 담 너머로 서로의 집 안마당이 훤히 다 보이는 모양새였다. 옆집 꼬맹이 사내아이는 참 자주 혼이 났다. 추운 겨울 그 꼬맹...
개인정보 통 CD로 굽는 통 큰 금융기관제998호카드사 금융정보가 무차별하게 유출된 최근의 난리를 보면서 생뚱맞게 격세지감을 느꼈다. 대학에 입학하니 큰 학과의 특성인지 학생 명부를 나눠줬다. 두툼한 책에 사진과 연락처, 출신 학교 등이 쓰여 있는데 거기에 모든 학생의 주민등록번호가 함께 기재돼 있었다. 원래 그랬는지 그해만 유독 행정직원이 실수한 것인지…
민노총에서 무기를 찾아냈다면 모를까제996호22일 동안의 철도노조 파업이 종료된 뒤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원들을 상대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전국 법원에서 기각되고, 이미 구속영장이 발부된 2명의 노조원까지도 구속적부심에서 석방됨으로써 “철도 파업 구속자 ‘0’명”이 됐다는 소식을 모두 들으셨을 것이다. 정부의 ‘철도 민영화’ 계속 추진과 이에 …
“그 얘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제994호 “그 얘기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그게… 낫겠죠?”재판을 진행하면서 의뢰인과 함께 변론을 준비하다보면 가끔은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된다. 진실을 사이에 두고 치열하게 다투는 과정에서 우리가 주장하는 ‘진실’에도 약점이 있기 마련인데 변호사로서는 ‘재판에서 그 부분을 굳이 드러내지 않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호루라기 아저씨의 죽음제990호태어난 곳은 아니지만 사실상 고향 같은 곳을, 떠난 지 20여 년 만에 다녀온 적이 있다. 벌써 10년이 지난 2003년 1월의 일이다. 현재의 경남 창원시 성산구 귀곡동이라는 곳이다. 한국중공업이 들어서기 전에는 마산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던 귀곡동 구실마을에서 아주 어릴 때부터 자랐...
‘사회쓰레기’가 받았던 ‘곱징역’제988호‘재소자들의 대모’. 같이 일한 선배 변호사가 붙여준 한때의 별명이다. 지금은 관련 사건을 전혀 다루지 못해 입에 담기도 부끄럽지만, 한때는 전국 교도소에서 일주일에 5~6통씩 편지가 올 정도로 교도소 관련 사건을 많이 다뤘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교도소 안의 처우 문제를 변호사에게 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