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를 하긴 했으나 기소된 건은 허위 자백”제964호2010년에 ‘서울 양천경찰서 고문사건’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고문사건의 피해자 중 2명이 출소 뒤 또다시 절도 범죄를 저질러 구속됐다는 기사가 지난해 이맘때 언론에 보도됐다. 그로부터 얼마 뒤에는 그 고문사건의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해 1인당 수천만원에서 수…
키보드워리어는 어떻게 단련되는가제966호전국이 촛불시위의 흥분으로 들썩이던 2008년, 저녁이면 그 흥분에 밤거리를 싸돌 아다니고 낮에는 꾸벅꾸벅 졸며 지냈다. 당 연히 일이 밀렸고, 현충일 사무실에 나와 밀 린 일을 처리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조· 중·동 불매운동 카페 운영진이 검찰에서 조 사를 받고 있으니 접견을 가달라는 것이었 다....
고향이 그리워도 여권이 없는 신세제962호흔히들 이론과 현실은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그것의 법조계 버전이 헌법과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다. 아래는 변호사로서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헌법이론과 사법 현실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뼈저리게 실감했던, 조국으로 입국이 거부된 사람들과 관련해 내가 맡았던 사건 이야기다. 김정사가 간첩이니까 한민…
동성애자의 고민도 ‘음란물’이던 그때제960호얼마 전 한 기사를 읽고 황망한 생각이 들었다. 지난 4월18일 차별금지 법안을 발의한 민주통합당 김한길·최원식 의원이 법안을 철회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다. 보수 기독교계의 반대로 차별금지 법안이 철회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설마 철회까지 할까 생각했다. 동성애자들의 힘겨운 투쟁으로 …
김명학의 전쟁 같은 삶제958호여기에서 세상의 차별과 인권침해, 폭력에 맞서 삶을 전쟁 치르듯이 고통스럽게 살다 떠난 한 사람을 독자와 함께 기억하고 싶다. 김명학씨다. 1952년생인 그는 동생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2003년 12월28일 52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2002년 7월 영등...
체험과 일상의 차이 이런 우라질레이션제956호변호사가 된 지 만 15년이다. 그리고 3급 장애인이 된 지 만 1년이다. 사회적 약자 편에 서서 세상을 바라보려 했는데, 이제는 노력하지 않아도 사회적 약자 처지에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이런 우라질레이션. ‘체험’과 ‘일상’의 차이는 상당하다. 다시 비장애인이 된다면 ‘장애는 불편한 것에 불과하다’는 ...
스무살 엄마의 절규, 내 아이를 찾아주세요제954호6~7년 전 내 사무실로 한 소녀가 찾아왔다. 약속도 없이 갑자기 찾아와서는 큰 눈에서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자신의 아이를 찾아달라고, 도와달라고 매달렸다. 이 홍안의 어린 소녀가 아이 엄마라니, 자신의 아이를 찾아달라니 당황스러웠다. 그녀는 이제 갓 20살이었고, 19살의 어느 날 아이를 낳았다. 동갑내기...
무모한 사람을 만든 씩씩한 언니들제952호 까마득한 선배들 앞에 면구스럽지만, 이 동네에서 십수 년 지내다보니 가끔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뭐냐”는 질문을 받을 짬밥이 되었다. 극적으로 무죄를 받은 살인사건이라거나 어려운 처지의 불우한 이웃을 도와 비극적인 처지를 바꾸었다는 무용담이 줄줄 나와야 모양이 나겠는데, 자꾸 패소 사건 당사자들이 스쳐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