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지금 제정신이에요?…‘보 이즈 어프레이드’의 혼란제1470호 *이 글에는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의 스포일러가 포함됐습니다.“감독님, 지금 제정신이에요?”(Are you okay, Ari?)2023년 4월1일 미국 뉴욕의 한 영화관에서 미개봉 신작 영화 <보 이즈 어프레이드>(이하 <...
일제의 침략으로 끊긴, 서울의 옛 삼남길을 걷다제1469호 “숭례문 남쪽으로 이문동을 지나 배다리(주교), 청파역, 돌모루참(석우참)까지 4리이고, 와요현(기와가마고개), 밥전거리(반전거리)를 지나 동작나루에 이르기를 8리, 숭례문에서는 12리 거리이다. 8대로를 보라.” ― 김정호, <대동지지>, 1866년“청파 역졸 ...
백년 전, 그 명동 백화점서 프랑스제 화장분 ‘코티’ 팔고…제1468호 혜화1117 이현화 대표는 2023년 6월 초 트위터에 신간 소개를 올렸다. “백 년 전 경성의 백화점 1층부터 5층에서 팔던 물건을 통해 시대를 바라보는 책. 이런 책은 이전에도 없었고, 10년 안에 다시 나오지 않을 거라는 데 500원 건다.” 이 짧은 글은 하루 만에 1만7천 건의...
인내와 노력, 김사부의 숨겨진 낭만제1467호 지역 소도시에 있는 허름한 돌담병원에 ‘트리플 보드’(일반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전문의)를 소유한 은둔 고수가 있다고 한다. 그는 평소 허허실실 힘을 빼고 살지만 ‘환자를 살려야 한다’는 의사로서의 사명과 열정은 누구보다 충만하며, 항상 따뜻하고 인자한 미소를 보이지만 후배 의사들에게 독설과 호통을 날릴...
성소수자·장애인 교사…우리는 어디나 있다, 학교에도 있다제1466호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는 어떤 직업보다 높은 도덕적 기준을 요구받는다. 사회가 간주하는 ‘정상성’은 손쉽게 도덕과 윤리의 탈을 쓴다. 비장애인·이성애·가부장제 중심의 정상성이 곧 도덕은 아니지만, 사회에서 정상이 아닌 것으로 배제된 비정상성은 쉽게 부도덕함으로 치환된다.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성은…
다이어리처럼 따라 쓰다 보니…어느새 자서전제1465호 ☞썸싱21 뉴스레터를 구독해보세요. 검색창에 ‘썸싱21’을 쳐보세요. “내 인생을 책으로 쓴다면 열 권도 모자랄 것이다.” 어른들이 툭툭 내뱉는 이런 이야기. 과장일 수 있다. 진짜일 수도 있다. 자기 삶을 ...
‘전두환, 비겁하고 억지 부리는 아이 하나가 서 있는 것 같았다’제1464호 “겨울이면 주변 논에 물을 부어 얼린 후 장병들과 가족들이 스케이트를 탈 수 있도록 해주었고, 부대 내 교회에 유치원을 만들어 자녀들을 돌봐주었다.”전두환씨는 2017년 낸 <전두환 회고록> 3권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이런 내용도 있다. 자신이 안양교도소에 있을 때, 손주들에게 이야...
다르덴 형제의 반쪽 리얼리즘, 영화 ‘토리와 로키타’제1464호 *이 글에는 영화 <소년 아메드>와 <토리와 로키타>의 스포일러가 포함됐습니다. 벨기에의 형제 감독 장피에르 다르덴과 뤼크 다르덴의 영화는 제도 바깥으로 내몰린 미성년자의 거친 현실을 주요 화두로 삼는다. 밀입국 브로커를 아버지로 둔 소년(<프로메제>...
공 좀 하니? ‘골 때리는 그녀들’이 된 기자들제1463호 “누가 축구, 풋살 하지 말라고 칼 들고 협박함? 지들이 학창시절부터 체육시간만 되면 살 탄다 어쩐다 갖은 핑계 대가면서 몸 쓰는 활동은 죽어도 안 하려고 해놓고 왜 이제 와서 피해자 코스프레?” 남성 기자 중심의 한국기자협회 축구 대회가 1972년부터 2022년까지 49회째 열린 가운데 여기자들...
하이볼, 맥주보다 ‘시원’, 폭탄보다 ‘짜릿’한…어디서 왔니?제1462호 냉동실에서 막 꺼낸 유리잔 겉면에 하얀 성에가 금세 빽빽하게 맺혔다. 상온에 나온 잔이 차가운 온도를 지키기 위해 친 방어막 같다. 사각사각. 작은 칼로 얼음 겉면에 붙은 작은 얼음 알갱이들을 긁어내는 소리다. “물의 개입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걷어내는 거예요.” 전영호 매니저가 싱글몰트(단일 증류소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