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무 농사’에 인복은 있는건가제1371호 (지난 글 요약: 1300평의 언 밭을 여섯 명이서 호미 들고 일구고 있는데 동네 어르신이 트랙터를 몰고 나타나 밭을 갈아주겠다고 했다.)기계의 힘은 대단했다. 트랙터는 딱딱하게 굳은 땅을 파헤치며 전진했다. 역시 농사는 장비가 좋아야 하는구나. 남편과 나와 언니는 머리를 맞대고 뭘 어떻게 ...
금요일 밤이면 나를 부르는 환청이제1370호 삶은 때로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른다. 인생에서 계획하고 욕망한 대로 얻는 성취는 짜릿한데, 내 뜻과는 무관하게 어느 날 갑자기 축복처럼 다가온 것들은 달콤하고 향기로운 때가 있다. 내겐 농사가 그렇다.애초 농사를 지으려 중부 지방 소도시로 주거지를 옮긴 건 아니다. 젓국 달일 때 나는 ...
포천이면 ‘포춘’ 아니냐제1369호 말보다 주먹이 매웠던, 그러나 이제는 주먹보다 수염이 더 멋있어진 옛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이런 말을 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 대 처맞기 전까지는.” 그러니까 애초 계획은 이랬다. 2020년 여름 아이들과 경기도 포천 이동면에 있는 백운계곡으로 글램핑(고급스럽고 편리한 물건들을...
초보 농사꾼은 제 관절을 부르며 운다제1368호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서 4300여㎡ 밭에 2년째 농사짓고 있다. 주말농장이라 하기엔 내가 사는 경기도에서 멀고, 면적도 넘친다. 그런 곳에서 나는 왜 농사짓게 됐을까. 우리 부모님은 1980년대 초까지 강원도 영월에서 서점을 했는데, 그때 거래처에서 미수금 대신 이 밭을 받았다. 어머니 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