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이 가능하다는 믿음뿐”제1130호 원자력발전소 14기가 몰려 있는 경북 경주와 부산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은 한국 사회를 지탱해온 오랜 믿음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일본과는 다르다, 한반도는 지진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는 주장은 이제 활성단층 아래로 사라졌다. 정부는 계속되는 여진에 “국내 원전은 규모 7.0 수준 지진까지 견딜...
금요일 6시29분 손에서 나오는 이야기제1129호 석영, 자영, 나나, 도균은 친구다. 석영은 학생이고, 자영은 종일 일하는 직장이 있고, 나나는 고양이 집사이며, 도균은 치마 입는 남자다. 20대인 그들은 ‘성노동자’다. 그리고 성노동자 네트워크 ‘손’을 만들어 세상에 그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다. 매주 금요일 저녁 6시29분, 그들의 이야...
느린 발걸음으로 나무 산책제1128호 올해 유난히도 긴 무더위는 하루아침에 가버리고 성큼 가을에 들어섰다. 훌쩍 높아진 가을 하늘에 떠다니는 구름처럼 어딘가 떠나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은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사는 곳이다. 어디서나 부대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지하철을 타도 거리를 걸어도 자동차를 타도 항상...
그들만의 몫제1127호 2009년 겨울, 서울 용산 4구역에서 ‘용산 참사’가 벌어졌다. 그해 여름,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에선 경찰의 대규모 폭력 진압이 있었다. 국가가 평범한 사람들을 짓밟는 ‘국가폭력’의 전형이었다. “누가 책임질 것이냐” 가해자들은 잘 살고 있다. 김석기. 그는 1979년 경찰간부...
냄비 근성, 국가가 키운 ‘병’제1126호 냄비 근성. 한국 사람들이 여러 사회 이슈에 보이는 반응에 붙여진 수식어다. 금방 끓고, 금방 식는다. 오랫동안 열기를 보관하는 ‘뚝배기’와 비교되며 자조적으로 쓰여왔다. 우리는 왜 이렇게 금방 끓고 금방 식는가. 최근에는 세월호 참사를 겪은 유가족들을 향한 반응에서 ‘냄비 근성’이 두드러졌...
한국 사회 다시 출항하자제1125호 ‘다갈다갈’. 끓는 물에 달걀들 서로 부딪치는 소리. 한국 사회 현실은 어떤가. 최고권력자의 몰상식·몰염치에 민중은 다갈다갈 고통스럽다. 끓는 물 속 달걀과 염천의 사회 안 민중. 둘을 하나로 잇는 마음의 움직임. 알레고리(Allegory·우의)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
“막으려고 해보는데 쉽지가 않아요”제1123호제주로 사람이 모여들고 있다. 없던 문제가 생겨났고, 있던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갈등을 풀어야 하는 정치도 바빠졌다.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의 성산 주민들, 해군기지 건설로 10년째 고통받는 강정 주민들, ‘제주 4·3사건’으로 68년간 고된 삶을 사는 희생자 등은 여전히 ...
뜨겁고 붉게 살다 간 로자제1122호서재에 20년째 꽂혀 있는 <로자 룩셈부르크>(책갈피 펴냄, 1993년 판본)의 표지 색깔은 붉다. 강렬한 빨강이다. 책에서 “맑스 이후 최고의 사상가”라고 치켜세운 혁명적 사회주의자 로자 룩셈부르크의 심장, 정열, 의지 그리고 불꽃 같은 삶을 표현하는 데 사실 ‘빨강’보다...
예술과 역사의 불꽃놀이제1122호집이 있다. 이 집 창문은 한 장이 유독 투명하다. 그 창으로 바깥세상을 본다. 이 집의 이름은 ‘현재’다. 현재에 사는 모두는 예술이라는 창으로 세계를, 과거의 겹겹인 문화를 본다. <예술, 역사를 만들다>는 예술 스토리텔러 전원경의 ‘예술 3부작’ 중 첫째 권. 예술의전당에서 한 강의...
뚝딱뚝딱 요리활동 합시다제1122호어려서도 가난했고, 지금도 가난하다. 화폐로는 가난했을지언정 식탁은 가난하지 않았다. ‘식당 찬모’의 아들로 자라서 지역 생활공동체 활동가로 사는 저자가 물려받은 것은 가난이 아니라 자신감이다. “결국 요리의 첫발은 함께 먹을 누군가를 책임질 만큼의 용기를 내는 일이 아닐까 싶다.” 충북 청주의 ‘생활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