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바닷가에 차벽을 세워달라제1142호 남쪽 바다 멀고 먼 섬 거문도. 여수에서 115km 떨어져 있는, 쾌속선으로도 2시간 반이나 걸리는 변방 중에서도 변방. 남쪽으로는 제주도밖에 없는 곳(우리가 보기에 제주도는 섬이 아니다. 대륙이다). 이곳에서 지난 12월10일(토) 처음으로 촛불집회가 열렸다. 섬사람들은 집회하지 말라...
“300만 농민이 곧 백남기”제1140호 문 (고부군수 조병갑이) 학정(虐政)을 처음부터 행하였다면 무슨 연고로 즉시 기뇨(起鬧·소요를 일으킴)하지 아니하였느냐? 답 한 지경(地境·지역)의 인민이 참고 또 참다가 종말에는 부득이하여 행함입니다. 문 너는 해를 입음이 없는데 기뇨는 무슨 까닭이오? 답 일신(一身)의 해를...
강제종료를 잠금해제하다제1139호 ‘세월호 7시간’은 상징이다. 2014년 4월16일, 304명의 생명이 사라지던 그 순간 박근혜 대통령의 부재를 의미하는 말이다. 동시에 세월호 사고 구조와 진상조사 과정에서 국가의 공백을 상징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비어 있는 시간을 밝히려던 시도는 무참히 ‘진압’됐다. 근거지를 잃은...
노동의 굴뚝에 긍지의 온기를제1138호 노동은 예술이다. 예술이어야 한다. 예술이 아니라면, 기술에 머문다면, 한 삶은 얼마나 억울한가. 노동자로 평생을 살면서 자신의 노동이 기계의 암나사·수나사 취급받는다면, 그것을 인용할 수 있을까. 누구든 사람은 부분이 아니요 전체인바, 한 삶은 한 우주이다. 삶의 위계, 그 비열한 차별을 인정하지 않는 ...
‘박근혜 카르텔’의 실패작제1137호 2012년 한국에 이어 2016년 미국에서 다시 한번 믿고 싶지 않은 선거 결과가 나타났다. 여성, 유색인, 이주민, 성소수자, 장애인 등을 향한 혐오와 막말을 쏟아내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이다. 당장 그날 밤 KKK(Ku Klux Klan...
뒤늦게 왜 거부를?제1136호 고발과 재판 그리고 벌금, 어쩌면 구속. 최소한 8년, 예비군 소집 대상이 되는 기간에 끝없이 반복될 일이다. 어쩌면 그 이상으로 계속될지 모른다. 입대를 거부한 병역거부자는 1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면 ‘어쨌든’ 사법절차가 끝난다. 1년6개월을 ‘맞춤 형량’으로 부르는 이유는 예비군 소집 대상에서 제외...
응우옌티탄의 진실을 찾아서제1134호 17년째 한 사건을 좇았다. ‘징하다’. 베트남전쟁(1960~75)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을 논할 때 그의 이름을 빠뜨릴 수 없다. 고경태. 1999년 <한겨레21> 편집팀 기자였던 그는 2년에 걸쳐 피해자·가해자 증언을 듣고 사건의 진상을 ...
아래로부터 톡톡 튀어오르는 입법제1133호 정치란 무엇인가. 거대한 질문이다. 하지만 정답 없는 우문이기도 하다. 정치란 나라를 다스리는 일이고, 권력을 얻고 유지하고 나누는 과정이다. 동시에 그 권력이 미치는 범위에서 존재하는 다양한 갈등과 질서를 통제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이념이면서 관행이고, 제도이면서 양식이기도 하다. 정의로워야 하지만 정의…
청소년도 밟으면 꿈틀제1132호 청소년운동단체 ‘아수나로’에서 ‘화석’으로 불리는 공현씨를 만났다. 2005년 전북 전주에서 청소년인권운동을 시작했고 지금도 아수나로 활동가인 그는 “감옥에 있던 시간을 빼면 (청년운동을 한 지) 10년쯤 돼요”라고 말했다. 1988년생 공현씨는 2013년 8월 출소하기 전까지, 병역...
너의 목소리가 들려제1131호 “수다 잘 떨다 가요~.” 지난 9월27일 저녁, 서울 공덕역 지하에서 헤어지며 최현숙씨가 손을 흔들었다. 비 오는 저녁, 역에서 멀지 않은 마포구 신수동 자기만의 방, 원룸으로 그녀는 갔다. “10대부터 막연하게 생각했던 방식으로 비로소 산다”는 꿈을 이루게 한 그녀의 원룸이다. 최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