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이의 생을 만지다제1154호 생을 멈춘 이의 지난 삶을 살펴본다. 육신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나 숨이 있던 시절 그이의 삶의 모습을 더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그가 바라본 곳을 같이 보거나 무엇을 하려 했는지 천천히, 아주 깊은 감정이입으로 살펴본다. 특히 누군가를 향한 감정의 결이 어땠는지 최대한 그 느낌에 공감...
촛불 시민의 대안 ‘평등 공화국’제1153호태평양전쟁이 시작되기 한 달 전(1941년 11월)에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대한민국 건국강령’을 공포했다. 대한민국 헌법이 굳이 ‘법통’이라는 논란 많은 단어를 쓰면서까지 임시정부 계승을 강조하므로 건국강령은 우리 헌법의 한 뿌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건국강령은 새 나라의 기초로 ‘혁명적 삼균제도’를 제시…
바라는 삶을 살아내는 일제1150호 가장 나쁜 일이 있다면 사람들이 - 알든 모르든 - 자기 안에 감옥을 지니고 다닌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것을 강요받아왔지요. 터키의 공산주의자이자 시인 나짐 히크메트(Nazim Hikmet)가 쓴 시편 중 일부다. 우리 안의 감옥. 그러나, 누가 ...
정권의 노예? 저항의 유예!제1149호 “여, MBC라예? 방송국? MBC 개쓰레기 아이가 이것들.” 한 시민이 작심한 듯 터뜨린 말이다. 신년 벽두 대구 MBC 방송 프로그램에 나온 이 말은 MBC 구성원은 물론 시청자에게도 충격을 주었다. 지금의 MBC가 어느 정도로 망가졌는지 상징하는 발화이기 때문이다. ...
창작자 죽이면 문화도 죽는다제1148호 고 김영한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의 업무수첩에 등장하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은 2014년 10월2일 “문화예술계의 좌파 각종 활동에 투쟁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하며 그 사례로 <다이빙벨>을 든다. 그 투쟁적 대응은 10월23일 ‘시네마달 내사(內査)’라는 메모로 이어진다. 일개(!)...
잠들지 않는 한 라디오는 나의 숨제1147호 매일 아침 라디오 시사프로에서 목소리 전쟁이 벌어진다. 총성은 2013년에 울렸다. 그해 5월, 손석희 당시 성신여대 교수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을 떠났다. 주요 방송국에서 진행되는 아침 시사프로만 예닐곱 개다. ‘절대강자’였던 <시선집중>...
“대만은 되고 한국은 왜 안 되나요?”제1146호 “대만이 LGBT(Lesbian·Gay·Bisexual·Transgender)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로 부각하며 각 업계가 이들의 높은 소비력에 주목하고 있다. 새해 연휴 동안 아시아의 수많은 LGBT들이 타이베이를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로...
야만적 난민 정책과 맞서다제1145호 김종철(46) 변호사의 마음을 결국 무너지게 한 것은 이란 출신의 한 난민이었다. 그는 이란에서 정치적 박해를 받다가, 우여곡절 끝에 한국을 찾았다. 난민신청을 했지만, 출입국관리사무소는 그에게 ‘난민으로서 한국 체류 자격이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 제대로 변명조차 못한 채 구금됐다. 그렇게 무려...
볼륨을 높여라제1144호 10주년 공연을 앞두고 재우는 풀 죽어 말한다. “10년이 됐는데, 여전히 (우리는) 노래를 못하지?” 한국 유일의 게이 합창단 ‘지보이스’(G_Voice) 다큐멘터리영화 <위켄즈>(Weekends)의 시작에 나오는 대사는 이렇게 은유하는 것처럼 들렸다. “왜 ...
‘이등병의 엄마’를 도와주세요제1143호 1999년 1월 국방부 후문. 펼침막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비전투 손실 예방의 달’. 비전투 손실은 전투 손실과 반대되는 개념. 군에서 발생하는 인명이나 물품의 손실 따위를 가리킨다. 펼침막을 본 고상만씨는 충격을 받았다. 전투와 무관하게 죽은 군인 또한 비전투 손실에 포함되는 것이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