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꿈은 없다, 오직 기억하라제1113호 “초승달 아래 나 혼자 남아/ 내 안을 들여다보는데/ 마음 밖으로 나간 마음들/ 돌아오지 않는다/ 내 안의 또다른 나였던 마음들/ 아침은 멀리 있고// 나는 내가 그립다”(이문재 시 ‘마음의 오지’ 부분) 광주. 그곳은 그날 ‘인간성의 오지’였다. ‘바위섬’처럼 고립된 광주. 폭도는 국가였고...
내려오라, 벼랑 끝으로제1112호 ‘중묘지문’(衆妙之門). 무릇 오묘함의 문. <노자> 제1장의 마지막 넉 자. 소설가 정유정(50)의 작품은 소설로 몸 바꾼 중묘지문이다. <노자>는 중묘지문을 일러, 역시 단 넉 자로 묘사한다. ‘현지우현’(玄之又玄). 어둡고도 어둡구나. 정유...
육참골단 권투인생제1111호*육참골단(肉斬骨斷)·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 ‘의도’가 ‘각인’된 ‘몸’이 있다.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는 이를 규율과 훈련을 통해 ‘특정한 의도를 띠게 된 몸’이라고 풀이한 적이 있다. 운동선수들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여기 ‘본능’이 ‘각인’된 ‘몸’이 있다. 권투선수 최용수(44)...
기록, 얼굴이 있는 이야기제1110호 문(紋). 무늬, 결. 문(文)의 뿌리는 문(紋). 본디 무늬와 글은 하나다. 그러므로 글은 무늬를 잡아채야 한다. 그러지 못하는 글은 추상의 낭떠러지로 곧잘 추락한다. 허황한 요설이 대개 그러하다. 글은 사람의 무늬여야 한다. 여기 글의 힘, 무늬와 결을 온전히 담은 기록의 힘을 믿는 ...
인터뷰, 만남과 대화의 철학제1109호 눌(訥). 말(言)이 안(內)으로 든다. 해야 맛이라는 말이 마음에서 맴돈다. 지승호(50)가 그러하다. 그런데 그는 전문 인터뷰어다. 인터뷰를 직업으로 개척한 사람이다. “저를 처음 본 사람들은 ‘어떻게 저런 성격으로 인터뷰를 하지?’ 하고 의아해합니다.” 의아하므로 거기엔 비밀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