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젊은 날의 초상제1119호 소개가 소개가 되어서야. 잘 알도록 널리 알리는 소개(紹介)를 하겠다면서, 정작 군홧발로 주민들 강제로 내쫓듯 사안의 본질을 흩트려버리는 소개(疏開)를 해온 것은 아닌가. 세대 담론 얘기다. ‘88만원 세대’ ‘잉여 세대’ ‘달관 세대’…. 청년들을 지목한 이 말은 언론을 타고 퍼졌지만, 과연 온당...
<외박: 고공농성과 한뎃잠> 외 신간 안내제1118호 외박: 고공농성과 한뎃잠 정택용 지음, 오월의봄 펴냄, 3만원 군말 필요 없는 사진집. “아름다울 수도, 아름다워서도 안 되는 그 아득한 세상에 대한 기록이다. 새도 둥지를 틀지 않는 굴뚝에서, 철탑에서, 교각 위에서, 아시바탑 위에서 불안한 잠을 청해야 하는 어떤 현대인들의 가파른 운명...
돼지만도 못한제1118호 구약성경에서 젖과 꿀은 약속의 땅에 흐른다. 광야를 지나야 당도할 수 있는 가나안이 거기다. 광야(현세)에서 가나안(내세)으로 가려면 요단강(죽음)을 건너야 한다. 여기, 젖과 ‘꿀’(oink·돼지가 내는 소리)이 흐르는 땅도 있다. 하루살이, 소금물에 뜬 나비 등 동물에게서 생명의 의미를 구하...
약한 사마리아인제1117호 남을 돕지 못해 안달이라면 사회적으론 칭찬받겠지만 상담실에선 대체 왜 그러냐고 물을 것이다. 남을 돕지 않고 있을 땐 갈망이나 허기 같은 것을 느낀다면 더욱 그렇다.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숭고한 뜻과 행동을 폄하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할 때만 자기 확신을 가질 수 있다면?...
<주식회사 대한민국> 외 신간 안내제1117호 주식회사 대한민국 박노자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1만4천원 ‘헬조선에서 민란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글쓴이는 “많은 요인들이 한국 젊은이들을 투쟁이 아닌 절망으로 몰고 갔다”며 노무현·문재인으로 대표되는 주류 개혁주의 정당에 대한 실망, 대기업 중심 성장 신화에 대한 미련 ...
3개의 다리로 온전히 서는 의자제1117호미술관이 시끌시끌하다. “대략 3m 정도 크기의 스크린이 있고, 세 부분으로 나뉘어 영상이 나타나네요.” “첫 번째는 비가 오고 있는 모습, 두 번째는 사람들이 물로 뛰어드는 모습.” “뛰어든 물은 별로 깨끗하지 않네요.” 감상하는 사람들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듣고...
<넥타이를 세 번 맨 오쿠바> 외 신간 안내제1116호 넥타이를 세 번 맨 오쿠바 유채림 지음, 새움 펴냄, 1만2800원 칼국수가게 ‘두리반’ 그 남자의 새 소설. 강간살인범으로 몰려 옥살이. 39년 만에 무죄 판명. 영화 (2013)로도 만들어져 1200만 넘는 방울방울 눈물을 빚은 이야기. 정원섭(82) 목사의 실화를 소재...
일인칭 복수형 ‘타이거’제1116호 사회적 유품은 ‘일인칭 복수형’으로 말을 한다. 김숨의 여덟 번째 장편소설 [L의 운동화](민음사 펴냄)의 실질적 화자 ‘L의 운동화’도 그렇다. 이 운동화는 1987년 6월9일 이한열이 최루탄을 맞던 그날 신고 있던 신발이다. 미술작품 복원가인 ‘나’는 L의 운동화를 복원 대상으로 ...
고양이와 떠나는 우주여행제1116호 약 137억 년 전 ‘빅뱅’이 일어났다. 우주의 탄생이다. 빅뱅에 관해 밝혀진 사실은 아직 많지 않지만, 이 대사건으로 시간과 공간이 발생했고, 이제까지 알려진 ‘자연법칙’이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수많은 과학자들은 확신한다. 이 ‘자연법칙’은 곧이어 우주를 팽창시키고, 별을 만들고, 생명체를 태어나게 했다. 물론...
<조선의 비행기, 다시 하늘을 날다> 외 신간 안내제1115호 조선의 비행기, 다시 하늘을 날다 이봉섭 지음, 사이언스북스 펴냄, 1만9500원 400여 년 전, 수레에 날개를 붙여 하늘을 날았던 정평구라는 이가 있다. 조선 군인이던 그는 임진왜란 때, ‘비거’(하늘을 나는 수레라는 뜻)로 함락 직전의 성에 날아 들어가 벗을 구해 나온다. 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