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술 한잔 손에 들고제1131호 모음으로 언어를 배우기 시작하듯, 몸으로 삶의 언어를 배운다. 감각으로. 눈, 코, 귀, 혀, 살. 이 가운데 혀의 미각은 가장 ‘가까운’ 감각이다. 멀리 있는 맛은 느낄 수 없다. 미각은 촉각보다도 직접적이고 친하다. 미각은 몸속으로 아예 들어오니까. 미각의 매개물인 음식은 복잡한 화학물질이며, 뇌는...
<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외 신간 안내제1131호나의 페미니즘 공부법 하루카 요코 지음, 지비원 옮김, 메멘토 펴냄, 1만4천원 “남자들과 똑같이 노력하면 ‘여자답지 않기’ 때문에 ‘열등’하고, 여자들과 얌전히 행동하면 ‘어차피 어쩔 수 없는 여자’이기 때문에 ‘열등’하다. 결국 어떤 삶의 방식을 택하든 ‘여자의 열등함’에서 벗어날 수 없는 ...
<저널리즘의 지형> 외 신간 안내제1130호 저널리즘의 지형 박재영·박성호·안수찬 등 지음, 이채 펴냄, 2만8천원 한국 기자의 특성부터 뉴스 생산 관행, 언론과 정치·경제적 압력, 이데올로기와 민주주의까지 언론 관련 주요 쟁점을 망라했다. 미디어·언론 학술지 12개에 등재된 저널리즘 연구 논문 1200여 편에 다른 연구 ...
기록하지 못할 일은 하지 마라제1130호 지우개가 필요한 역사는 없다. 역사학자 오항녕 전주대 교수는 “역사에서 해석이 없어도 사실은 남지만, 사실이 없으면 해석은 애당초 가능하지 않다. 그러므로 모든 역사 논쟁은 사실을 둘러싼 기억투쟁의 성격을 띤다”고 했다. 2000년대 이후 권력자들의 ‘기억투쟁’이 공공기록물, 특히 대통령기록물을 둘러싼 ‘…
그 골목, 왜 없는가제1130호 김기찬(1938~2005)의 <골목 안 풍경 30년: 1968~2001>(눈빛 펴냄, 2003)을 본다. 무심히 책장을 넘기던 손길이 멈춘다. 182쪽 ‘쌍동이’. 서울 중림동 골목길에서 만난 쌍둥이 여자아이와 어머니. 1972년 한여름, 골목...
<문화과학 87호> 외 신간 안내제1129호 문화과학 87호 문화과학사 펴냄, 1만8천원 ‘데이터 사회’를 특집으로 내걸었다. ‘지금-여기’가 과연 데이터 사회인지 개념 정의에서 시작해 데이터 사회의 특징적 국면을 자본·통치권력·신체·노동·물신성 등에 바탕해 다섯 필자가 다뤘다. 지난해 국가정보원의 해킹 프로그램 사용으로 불거진 ‘데이터 인권’을...
따뜻한 아랫목, 서정의 온도제1129호 1948년생 시인은 이태 뒤 고희에 이른다. 최근 그는 섬진강을 끌어안은 고향 진메마을(전북 임실군)에 돌아왔다. 대표작 <섬진강>이 쓰인 곳이다. <키스를 원하지 않는 입술> 이후 3년 만에 낸 이번 시집 <울고 들어온 너에게>(창비...
죄책감 넘겨씌운 죄제1129호 청결은 어떤 의미에선 사랑이다. 청결이 나와 너를 깨끗이 하여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일 때 그렇다. 산모와 아이의 관계야말로 사랑으로서의 청결을 보여주는 본보기다. 깨끗한 아이를 보며 산모는 충만감을 느낀다. 가습기살균제 초기 피해자가 임신부, 산모, 아이들이었다는 사실은 그래서 더 비극적이다. 그들이 …
일곱 빛깔 ‘인생 거울’제1128호 ‘뭔지’가 되어. 나 누구지, 뭘 원하지, 왜 이러지. 그럴 때마다 책과 생각한테로 가서 해결을 본 자들이 있다. 대개 역사에 이름을 새긴 이다. 김선희의 <나를 공부할 시간>(풀빛 펴냄)은 고명한 동서양 인문학자 열네 명을 통해 삶의 기술을 명증한다. 이 증명은 가슴 뻐근하다....
<황해문화 2016 가을호> 외 신간 안내제1128호 황해문화 2016 가을호 새얼문화재단 펴냄, 9천원 내년이면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지 20년이다. 특집으로 ‘중국과 비(非)중국: 타이완과 홍콩 다시보기’를 실었다. 총론 형식의 대담과 글 4편 모두 주목할 만하다. 기획 좌담으로 마련된 ‘‘전쟁 민주주의’를 어떻게 볼 것인가’도 눈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