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가는 역사 현장을 골라 보라제781호 지난 세월 이 땅에는 유난히 많은 논쟁이 있었다. 급작스런 개항과 서구 열강의 침탈, 일제 식민지, 외세에 의한 해방, 분단과 전쟁, 군사쿠데타와 철권통치, 압축성장 등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유난스러운 격동의 시기를 보내왔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 논쟁의 코드로 한국사를 개관하고 ...
[새책] 〈황홀한 글감옥〉외제781호 <황홀한 글감옥> 조정래 지음, 시사IN북(02-3700-3275) 펴냄, 1만2천원 소설가 조정래 최초의 ‘자전 에세이’다. <태백산맥> 10권, <아리랑> 12권, <한강>...
국가의 품격? G20의 착각!제781호 “섬유·철강·자동차·은행…, 그리고 이제는 신문의 차례인가.” 다들 잘 알고 있다. 바야흐로 위기의 시대다. 세계경제를 떠받쳐온 거의 모든 산업이 하나둘 무너져내리고 있다. 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주류 중의 주류’라 할 <뉴욕타임스>조차 ‘멕시코의 갑부’에게 연 14%의 이자를 내주...
대를 이어 베스트셀러제781호 베스트셀러는 베스트셀러의 이름을 부른다. 이 칼럼에서 한 말이다. 순위에 오르면 노출 빈도가 높아지고 베스트셀러는 베스트셀러이기에 더욱더 팔리게 된다(751호). 베스트셀러가 제 이름을 부르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반복된다. 이전의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는 다시 한번 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공지영의 작품은 ...
스탈린의 ‘사냥개 같은 시대’에 대한 증언제780호 “늑대를 쫓는 사냥개 같은 시대가 내 어깨 위로 달려들지만,/ 내게는 늑대의 피가 흐르지 않는다./ 차라리 털모자처럼 나를/ 시베리아 벌판의 따뜻한 털외투 소매에 끼워넣으라.” 20세기 러시아 시의 거장 오십 만델슈탐(1891~1938)의 시 ‘늑대’(1931)의 한 대목이다....
[새책] 〈한국의 책쟁이들〉외제780호<한국의 책쟁이들> 임종업 지음, 청림출판(02-546-4341) 펴냄, 1만3800원 “그의 방은 매우 작았지만 그래도 동·서·남쪽 삼면에 창이 있어, 동에서 서쪽으로 해 가는 방향을 따라 빛을 받아가며 책을 읽었다. 행여 지금까지 보지 ...
소설가의 삶엔 소설 같은 일들이제779호 소설가에겐 소설 같은 일들이 벌어진다. 바야흐로 이야기는 본명으로 시작한다. “여수에 황준선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소설가는 ‘형’이라 불렀고 사람들은 아무리 빨아도 제 색깔로 돌아갈 것 같지 않은 옷을 입은 그를 ‘거지’라고 불렀다. 담배도 풀빵도 서너 개씩 줘도 하나면 족한 황씨는 직업의식이 투박한 이…
[새책] 〈유혹하는 에디터〉외제779호 <유혹하는 에디터> 고경태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08) 펴냄, 1만5천원 고경태 전 <한겨레21> 편집장(현 <씨네21> 편집장)이 ‘자서전’을 썼다. ‘일중독’ 편집장이 어떻게 짬을 냈대?...
소년과 소녀가 손을 잡으면제779호오늘은 이수명 시인 특집. 벼르고 있었는데, 마침 이번 계절에 멋진 시를 발표했군요. 1994년에 등단했고 지금까지 네 권의 시집을 냈습니다. 아마 잘 모르시리라 짐작합니다. 비평가들이 자주 왈가왈부하는 시인도 아니고 대중적으로 널리 읽히는 편도 아니니까. 그러나 저는 이 시인이 없었더라면 한국 시단이 ...
학계도 매체도 버린 중간필자제778호 한국 인문사회 출판에는 ‘중간필자’, 즉 저술을 주업으로 삼는 자유로운 문필가 집단이 형성돼 있지 않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대학의 인문학이 고사 상태이기 때문이다. 인문학은 상상력과 자의식을 먹고 사는 학문인데, 지금 대학에서 이뤄지는 인문학 연구의 80%는 비유적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