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판타지, 사랑받고 싶어라제770호 살만 루슈디의 <분노>(문학동네 펴냄·2007)는 ‘분노를 장착한 어른 아이, 가출했다 돌아오다’로 요약된다. 소설 서두에서 주인공 솔랑카는 ‘학자, 인형 제작자, 독신자, 은둔자’로 소개된다. 이는 소설적 트릭일 뿐, 읽다 보면 진술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주인공을 발견...
좌우의 구분을 넘어서는 꿈제769호 시커먼 연기가 무럭무럭 난다. 누가 불을 지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6월,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는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을 함께 벌이기로 했던 하나은행이 국정원의 압력을 받아 후원 계약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런데 논란의 와중에 세간의 관심에서 비켜…
야만의 시대, 하늘에 UFO가 떴다제769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이 7월 상공에 미확인비행물체(UFO)를 쏘아올렸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가뜩이나 찌푸린 하늘을 향해 왜 ‘도발’을 감행했을까? 탐욕의 땅에서 잠시나마 고개를 들어 별 헤는 한여름밤의 꿈에 살포시 젖어보라는 배려로 받아들이기엔 시절이 수상쩍다. 일본...
[새책] <맞수기업열전 >외제769호<맞수기업열전> 정혁준 지음, 에쎄(031-955-8898) 펴냄, 1만5천원 욕심이 과하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52개 기업을 단 한 권에 담아버렸다. 그 비결은 ‘라이벌노믹스’라는 집중의 도구와 7가지 경영법칙에 따른 분산의 기술에 있다. ...
소크라테스는 말만 했다제768호소크라테스는 글자를 믿지 않았다. 그리스 시대의 위대한 시인과 철학자들은 자신의 시를 외워서 낭송했다. 그들은 엄청난 기억력의 소유자였다. 시모니데스는 연회 중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진 뒤 사람들의 이름과 그들이 있던 위치를 알려주었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를 남겼다. 소크라테스는 문자화된 말이 사회에 심각한 위…
[새책] <냉전의 추억>외제768호<냉전의 추억> 김연철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1만5천원 “설마 냉전시대로 돌아가겠어? 모두들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다. 모두들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어쩌랴. “기억과 현실의 오버랩”을 목도하기까지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잃어버린 10년’...
다문화주의는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제767호 현재 국내의 결혼 이주여성이 약 15만 명이라고 한다. 주로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국제결혼을 통한 다문화가정이 급증하는 추세인데, 이들 가정의 자녀 수도 2010년엔 10만 명을, 그리고 2020년에는 16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문화가정의 양적 확대는 자연스레 한국...
다양성을 유지하는 진정한 방식제766호 갑작스러운 남자의 부고. 그리고 여자에게 위임장이 날아든다. 여자를 유산관리인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이다. 중산층 주부였던 에디파는 한때 애인이었던 남자의 유서에 따라 일상을 내팽개치고 유산 관리를 위해 무작정 길을 떠난다.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문제와 맞닥뜨린다. 일종의 수사관이 되어 그 문제…
[다시읽기] <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제767호<아무도 남을 돌보지 마라>엄기호 지음, 낮은산 펴냄, 2009년 5월 펴냄, 9800원 “자기 몸은 자기가 돌보라!”얼핏 지당하신 말씀 같지만, 곰곰이 혹은 뒤집어 생각하면 “아무도 믿지 마라” 혹은 “아무에게도 의지하지 마라”는 무서운 뜻이 된다. 이런 교리를 가슴에 품은...
[새책] <간디의 뒤를 따라서>외제767호<간디의 뒤를 따라서> 앤 시블리 오브라이언·페리 에드먼드 오브라이언 지음, 여름산(02-362-0938) 펴냄, 9500원 간디의 정신을 따라 비폭력·불복종 저항 운동의 계보를 이어온 사람들을 만난다. 1947년 베트남 시골의 틱낫한은 사찰을 찾아온 군인을 명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