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없이 태어난 아기, 기적을 바라며 중환자실 보냈지만…제1492호 햇빛 한 줌 들어오지 않는 우중충한 아침, 여느 날처럼 회진을 돌고 있었다. 어디선가 생과 사의 선을 넘나드는 급박함이 느껴졌다. 의료진이 굳은 얼굴로 작은 아기가 실린 수송기를 밀고 치료실로 들어갔다. 의사 두 명, 간호사 세 명, 호흡치료사 두 명이 심상치 않은 표정으로 아기를 바라봤다. ...
정치가 실패하면 사랑도, 가정도 무너진다제1492호 그날은 느닷없이 찾아왔다. 등교 준비를 하던 7살 딸아이는 아침에 코피를 쏟았다. 피는 멈추지 않았다.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출근해 있던 저자는 당장 국립암센터로 오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 뒤 응급실, 수술방, 무균실을 오가며 1년6개월간 간호를 이어갔다. ‘나랏일’을 하던 유능한 국회 보좌...
아아아… 썩은 열 살 ‘치아’가 여든 간다제1491호 *기사에 등장하는 아동 이름은 모두 가명입니다. 전북 군 지역에 사는 초등학교 3학년 김서진(9)은 2023년 6월께 받은 학생 구강검진에서 다발성 치아우식증(충치) 진단을 받았다. 어린이 치아(유치) 개수는 위아래로 총 20개다.(아래 그림 참조) 서진에게는 유치 10개에 우식증이...
‘6·10만세’ 학생이 했다? 일제의 취조 편의주의 결과제1491호 6·10만세운동이 벌어지고 한 달 남짓 지난, 1926년 7월16일이었다. 조선에서는 아직도 긴장이 가시지 않았다. 검거의 회오리바람이 불고 있었다. 6월6일 최초의 대검거에 뒤이어, 6월10일 시위운동 가담자 검거, 6월21일 공산당 혐의자 검거가 꼬리를 물었다. 7월 중순에는 비밀결사 공산당의...
등장인물을 얕잡아 보지 마세요제1491호 “그러니까 제가 제 등장인물을 얕잡아본 거네요.” 학생이 기획한 이야기에 피드백하던 시간이었다. 중요한 등장인물 중 한 명의 행동이 조금 평면적이었다. 학생에게 이 사람이 그전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행동을 한다고 넣었는지 물었다. 학생은 이야기의 그 장면에 필요해서 넣은 것이라고 했다. 학생에게 물론 필…
방통위, ‘민주당 편’ TV 볼 바에는 팔아치우겠다?제1491호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2023년 11월29일 전체회의에서 보도전문채널 와이티엔(YTN)의 최다액출자자 변경 신청 승인을 보류했습니다. 10월 유진그룹이 한전케이디엔(KDN)·한국마사회가 보유한 YTN 지분 30.95%에 대해 최우선협상자로 뽑힌 뒤, 방통위는 관련 심사를 진행...
천연림 베어내고, 관광객 위해 자작나무로 온 산 덮을 기세제1491호 밑동만 남은 굴참나무에 날이 박혔다. 쓰임을 다한 쇠붙이는 녹이 슬었다. 코르크 마개 원료로 쓰이는 두꺼운 수피에 꽂혀 1년 넘게 눈비를 맞았을 터다. 비슷한 처지의 소나무, 물박달나무 밑동들이 옆에 늘어섰다. 바둑판 위에 올려진 흰 돌처럼 밑동마다 눈이 소복이 쌓였다. 초록색 나무로 겹겹이 둘러싸인 산속 한가...
13개월 만의 이태원 참사 ‘반쪽’ 판결제1491호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여러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2023년 11월29일 첫 1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판사는 참사 현장에 철제 시설을 불법으로 설치한 혐의(건축법·도로법 위반)로 기소된 해밀톤호텔 대표 이아무개(76)씨와 해밀톤관광에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함께 ...
옛 투 컴 인 부산제1491호 1993년 대전 엑스포가 끝난 뒤, 대전에는 엑스포공원이 조성됐습니다. 젊은 시절을 잠깐 대전에서 보냈습니다. 갑천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면 곧 도착하는 거리에 있는 공원을 가끔 지나쳤습니다. 콘크리트밖에 안 깔려서 공원 느낌도 없는 곳인데 중간에 한빛탑이 높게 솟아올라 있습니다. 한빛탑은 그 ...
사람들이 아픈 마을, 제련소가 가까운 마을제1491호 그 마을엔 아픈 사람이 많았다. 백혈병에 걸렸다는 사람, 귀가 잘 안 들린다는 사람, 허리를 다쳤는데 치료를 못 받았다는 사람, 화상 입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사람, 이가 삭았다는 사람…. 한두 마디 질문에도 저마다 육체적 고통에 관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이들은 모두 경북 봉화군 영풍석포제련소에서 하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