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했네요” 소멸보다 먼저, ‘소멸 감각의 소멸’이 찾아왔다제1479호 자신의 고민을 동시대와 맞닿은 이야기로 만들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참조할 만한 글이나 책을 소개해달라고 부탁하면 주저 없이 추천하는 글이 있다. 건국대 이관후 교수가 <한겨레21>에 연재하는 ‘소멸 직전의 정치’다. 가족·친구·사랑이 고민인데 정치 글을 읽으라고? 이 글을 추천하면...
왜 민주당은 여당 때 방송법을 개정하지 않았나?제1479호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어느 쪽으로도 비토(반대)를 받지 않는 사람이 (공영방송) 사장으로 선임되지 않겠느냐. 온건한 인사가 선임되겠지만, 소신 없는 사람이 될 가능성도 있다. 최선은 물론 차선도 아닌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사람을 공영방송 사장으로 뽑는 것이 도움이 되겠는가.”(2017 년 ...
출판사들 터 잡고 일한 시간, 존중됐으면제1479호 출판계가 흉흉하다. 2023년 봄 온라인서점 알라딘에서 전자책 유출 사고가 터지고, 서울 마포구가 위탁 운영하는 마포출판문화진흥센터(플랫폼피(P))가 파행 운영돼 입주사의 반발이 터져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느닷없이 서울국제도서전 수익금을 누락했다며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윤철호 회장 등을 경찰에 ...
‘내 아내의 원수’ 갚겠다, 말벌과 대치 중제1479호 전국적인 ‘꿀벌 실종’ 보도가 이어지고 올해 우리 밭에도 꿀벌이 찾아오지 않았다. 4월까지 벌이 보이지 않을 때는 단순히 ‘이상하다’는 생각뿐이었는데 5월부터는 불안해졌다. 아까시꽃이 만발했는데 꿀벌이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밭 주변으로 아까시나무가 제법 많이 자라고 있는데 그동안 아까시꽃이 만개…
채식 감자탕, 돼지 없이도 감자탕 맛이 난다고?제1479호 고등학생 때 처음으로 감자탕을 먹었다. 외식 경험이 거의 없던 나는 먹으러 가는 순간에도 감자탕이라는 음식이 무엇인지 몰랐다. 포슬포슬한 감자가 빨간 양념을 머금고 부글부글 익어가는 전골 같은 요리를 상상하며 반 친구들과 함께 생애 첫 감자탕집에 입장했다. 정작 감자는 몇 개 없고 뼈다귀만 가득한 걸쭉한 ...
씩씩하고 호기심 많은 ‘식용’ 오리에 압도당하다제1479호 진료실 밖이 소란스러워 병원 접수대 쪽으로 나가보니 새가 서 있었다. 두 발로 바닥을 딛고 우뚝 선 새는 문소리가 나자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개를 안고 진료를 기다리던 보호자들이 당황해서 뒤로 물러서 있는 게 보였다. 새는 낯선 곳에서도 위축되지 않았다. 목을 길게 늘여 병원 이곳저곳을 둘러...
갑자기 드라마 감독이 편집실에 방문한다…약속이 바뀌었다제1479호9월3일은 ‘방송의 날’이다. 많은 사람이 그런 날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가지만, 방송사 안팎은 각종 특집 프로그램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대본을 쓰고, 촬영하고, 녹음하고, 편집하고, 특수효과와 자막을 입히고, 색을 보정하고… 화면에는 등장하지 않는 수많은 사람의 시간이 모여 ...
내 피땀눈물…그 숙련공의 몸들이 문학이었다제1479호 장인, 달인, 고수의 몸을 기록했다. <베테랑의 몸>(한겨레출판 펴냄)은 “그냥 하는 거”라며 오랜 시간, 다만 열심히 해온 노동자의 신체에 쓰인 이야기를 받아 적은 책이다. 책갈피마다 ‘선수들’의 자부심과 멋이 뿜뿜 뿜어져 나온다. 이들은 숙련노동자다. 숙련은 연습, 시도...
이성애로 세탁되고 백인에게 표백된 과학 말고 ‘진짜 과학’제1479호 10살 때 이론물리학자가 되기로 마음먹은 한 흑인 여자아이가 있었다. 미혼모인 엄마는 사회운동가였다. 어릴 때부터 ‘흑인의 힘’과 자부심을 듣고 자란 아이는 그만큼 차별 또한 일찍 겪었다. 아이는 우주가 궁금했고, 우주를 정확하게 다루는 수학이 궁금했고, 공부를 잘해서 하버드대학에 들어갔다. 길거리와 달리 ...
하느님·세종대왕의 MBTI는?제1479호 지난번 “너 T야?” 밈을 다룬 칼럼(제1476호 참조)을 두고 독자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 아무리 엠비티아이(MBTI·성격 유형 검사)가 토착화됐다고 명명했어도 어디까지나 재미로 보는 통속 심리학 수준이라고 생각했는데, 댓글난에서 진지하게 T(Thinking·사고형)와 F(Feel...